전체 글 썸네일형 리스트형 위시리스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새로운 만남 물건 상황은 활력과 새 생각을 만들어 줄 것이다. 더보기 미서부 7 - 산타모니카 해변 신기하게 어느나라나 비슷하게도 해변에 가까워지면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알아챌수가 있다. 뭔가 특유의 들뜬 분위기. ‘이 길 끝에 부두가 이어지고 양옆으로 해변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바다에 맞닿은 길이라는건 언제 들어도 참 멋진 말이다. 무료주차 90분을 지원해주는 쇼핑몰 하나를 찾아서 차를 대고는 가벼운 차림새로 해변으로 향했다. 모두들 한방향으로 걷는 길. 사람과 차가 많아서 신호등마다 교통정리를 해주는 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산타모니카 해변은 나는 사실 아주 희미하게 이름만 들어본듯한데, 누군가에게는 GTA라는 게임(사실 매우 폭력적인 게임이다 ㅎㅎㅎ)의 배경이라서 익숙한 곳이다. 해변 앞에 나무데크로 짠 부두가 있고그 끝에 대관람차와 롤러코스터, 범버카 등등의 놀이기구들이 있다. 푸르고 깨끗한 바.. 더보기 미서부 6 - 차여행 시작 18.9.3 (여행3일차) 템퍼의 부작용인가 새벽 세시쯤 눈을 한번 떴는데 몸의 굴곡대로 하중을 분산하는 이 훌륭한 매트리스는 대신 한번 자세를 바꿔 뒤척이려면 아래 땅바닥이 없는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처럼 , 중력이 없는것 같은, 힘을 주어도 힘이 안주어지는 느낌. 그 순간은 마치 아래에서 누가 잡아당기는 기분이었다. 다시 눈을 뜬건 아침 09:45 이걸 숙면이라고 해야하나 악몽이라고 해야하나. 이 숙소는 12시 체크아웃 예정인데 차도 없어 움직이기 어렵고 짐도 맡길수 없는 시스템이라 오전 시간을 어떻게 할지 자기전 고민을 했었다. 근데 그 고민이 한방에 날아갈것 같은 기상시간 ㅎㅎ 쿨하게 오전일정은 포기. 어젯밤에 사다놓은 라면을 끓여먹고 오후동선을 짠다음 천천히 집에서 나오기로 했다. 예전에는 정말.. 더보기 미서부 5 - 아트 디스트릭트, 더 그로브 스튜디오에서 나온후에는 다시 우버를 타고 아트디스트릭트로 이동했다. 이곳에 최근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인디아티스트들의 벽화를 감상하고, 천천히 걸어서 시내 구경을 하고자 했다. 벽화는 규모가 커서 볼때마다 큰 감동이 온다. 어떨때는 미술관에 걸린 그림들보다도 훨씬 와닿는 적도 많은 기분. 색감이 뚜렷하고 하여 사진으로 찍어도 예쁜 컷들을 건지기 쉽다. 이날도 파란하늘에, 마치 물방울 무늬같은낮은 건물의 그림이 파스텔톤으로 펼쳐져있어 너무 좋았다. 이런것이야말로 현대미술 트렌드 같은 느낌이지. 날이 무척 더워서 걸어서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녹초가 되었다. 차가 기반이 되는 도시라 그런지 걸어서 구경하는 건 역시 한계가 있다. 그래도 다시 우버를 타기엔 애매하고 해서 일단 월트디즈니홀까지는 걸어가서 구경하.. 더보기 결국 샀다, 휴대용 유모차 (잉글레시나 구입후기) 20-80만원대까지 다양하게 포진된 휴대용 유모차를 여럿 비교하고 알아보다가 결국 가성비로 구매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들은 1. 휴대성 - 집에 디럭스와 절충형이 있어서 사이즈 작고 가벼운 것에 집중 2. 쉬운 폴딩 3. 지저분하거나 싸구려같아 보이지 않는 디자인 이었다. 예쁘고 비싼 것들 중에서도 생각보다 무겁거나 접었을 때 사이즈가 2배 가량 차이나거나 해서 접혔을 때 기준으로 스펙을 꽤 많이 비교해봤다. 폴딩은 요요를 빼면 대부분 원터치나 오토폴딩이어서 크게 좌우되진 않았고, 디자인이나 색깔은 결국 오프매장에서 눈으로 보고 비교했다. 잉글레시나 네이비나 블랙은 좀 어두워보여서 내키지 않았는데, 베이지와 하늘색은 실물이 예뻤다. 그중 베이지가 투톤이 가장 자연스러워보여서 선택. 오랫동안 쓸거기 때문에.. 더보기 정돈 정돈되지 않은 공간을 보는 것이 꽤나 불편한 것임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간 나의 공간은 얼만큼 정돈되어 있었을까. 어렸을 적에는 마구 어질러져 있어도 괜찮던 것이 언제부터 불편해지기 시작하는 걸까. 이것 역시 사회적인 것인가. 치우는 것이 ‘일’로 인식되고 내게 남은 에너지와 오늘 해야할 일을 눈으로 보고 무엇이 더 큰 지 가늠하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 더보기 미서부 4 - 워너브로스 투어 워너브로스 투어 장소에 도착했다. 이곳 LA에서 영화사 스튜디오 투어를 할수 있는 곳은 총 세곳,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소니픽쳐스가 있는데 그중 소니는 규모가 좀 작고 부실하다는 말이 있어 나머지 것중에 고민하다 WB를 선택했다. 워너브로스보다 파라마운트가 낫다는 의견은 워너브로스가 대중적인 반면, 파라마운트는 규모가 더 크고 클래식 영화부터 역사가 잘 설명된, 영화 전공자들이 선택하는 조금 더 전문적인 투어 느낌 때문이라 했다. 난 뭐 잘 모르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면 고민 꽤나 됐을듯. 영알못인 우리는 DC 케릭터들과 해리포터와 반지의제왕 인셉션 등등 좀 유명영화로 내용이 구성되어 좀 재밌다는 소문에 워너브로스로 선택. 파라마운트에 안가봤으니 결론을 내리긴 어렵지만 워너브로스만 순수 평가한.. 더보기 미서부 3 - 게티센터 18.9.2 (여행2일차) 이 숙소에 있는 템퍼라는 매트리스가 얼마나 훌륭한지 잠이 거의 깨지 않았다. 일어난 시간은 8시쯤. 어제 사온 치킨 수프와 샌드위치 컵라면 하나로 아침을 해결했다. 테이블이 식탁 역할을 너무나도 잘해줬다. 이 숙소가 점점 마음에 든다. 딱 하나 단점이 있다면 캐주얼한 화장실이 예쁘지만 쓰기는 조금 불편한 듯. 샤워 물줄기도 약하고 드라이기도 약하다. 두 개의 수도꼭지를 돌려서 온도를 맞추는 구조인데 아무래도 꼭지가 하나인 것보다 온도 맞추는데 시간이 더 걸린다. 한30년전쯤에 쓰던거 같아. 첫 번째 목적지인 게티센터로 가기 위해. 처음으로 우버를 불렀다. 택시가 아닌, 운전자가 자기차로 개인적으로 우버라는 어플 시스템에 등록 후 운전 서비스를 해주고 , 손님도 그 어플을 받아서.. 더보기 눈물 그리고 어느새 정신이 아득해졌다. 술을 먹으면서 눈물을 흘리면 두배는 더 독한 술을 먹는 것처럼 빠르게 정신을 잃는다. 이야기를 잇느라 부득이 한병 더 시킨 맑은 술이 어디로 갔는지, 어떻게 인사를 하고 어떻게 집엘 갔는지 모든 기억을 눈물과 같이 흘려버린채 어느새 집에 돌아가 깊은 잠이 들어버렸다. 더보기 불편한 술자리 내가 왜 이사람이 갈수록 불편한가 하면 질투심이 원천일수도 있다. 정확히는 질투보다 , 그냥 비슷한 경력을 가져간 사람이 앞에서 비슷한 얘기를 하는 걸 듣는데 뭔가 나는 그보단 조금씩 부족한 느낌을 느끼며 드는 자괴감? 자격지심? 저사람은 나를 그렇게 보지도 않고 굳이 우열을가릴 필요도 없는, 서로 경쟁해야 할 위치가 아님에도 내가 스스로 느끼는 것. 그와중에 뭔가 더 나은 경쟁력을 갖출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비교만 하고있는 한심한 나의 작태.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똑같이 알고있고, 나와 비슷한 경험과 경력사이에서도 미묘하게 조금씩 나보다 앞선 것? 내가 윗사람이라면 둘중에 고를때 나를 굳이 고르지 않을것 같은 기분? 승부욕 같은 거라기보다, 그냥 부족한 나를 자꾸 인지하게 하는 저 서람한테 .. 더보기 미서부 2 - 할리우드 엘에이에서 숙소는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크로아티아 이후 처음인데, 아무대로 가격대비 숙소사이즈나 시설이 좋을순 있어도, 전문숙박시설이 아니므로 위치나 청소상태등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역에서 한 십여분 떨어진 곳에 있는데 생각보다 좀 외져서 걱정했으나 숙소 안에 들어오니 안에는 생각보다 깔끔한 편. 고풍스러운 맛과 세트스러운 맛(꾸며진 느낌) 이 동시에 드는 희한한 곳이다. 그래도 여기는 워낙 세팅의 천국 할리우드의 도시니, 이해해봄직도 하지. 나름 갈색 벽돌의 내장과 독특한 스탠드 조명, 책꽃이 디스플레이 등이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 한시간만 피로를 풀고 나간다는게, 자고 일어나니 저녁 6시 반이 넘었다. 숙소 들어온 게 2시반인데. 이런 너무 자버렸네 - * 해가 져도 구경할 수 있는 곳을 물색하다.. 더보기 미서부 1 - 캘리포니아 1번 국도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로드트립 2018.9.1~ 9.9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여행기 휴가를 정했다. 미국 LA 그동안 모아놨던 항공사 마일리지를 써서 미국 왕복 비행기표를 두장 끊었다. 마일리지가 나는 대한항공이고 신랑은 아시아나여서 그가 아시아나로 가는비행기 편도2개, 내가 대한항공으로 오는비행기 편도 2개를 끊었다. 난 마일리지가 다른브랜드니 비행기를 따로 타고 가야되나 농담만 하고 이런 방법은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머리는 굴리기 나름인가보다. 마일리지는 10만이 좀 넘게있는데 그동안 여행다닐때 쌓은거랑, 카드혜택을 마일리지로 몰아넣은 덕택이다. 10년간 차곡차곡 모으긴 했지만 그 짜기로 소문난 마일리지로 무려 미국에 비즈니스를 타고 왕복할수 있는 수준이라니, 놀랍다. (물론 이번에 비즈니스를 끊진 않았다) 내년부터는 유효기간.. 더보기 그때 내가 힘들었던 이유 1. 외부용 수첩, 펜과 필통 , 명함케이스가 필요하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안면을 트고 거래를 부탁하는 그런 자리에서 첫인상을 좌우하는 말솜씨가 부족함을 느낀다. 잘 부탁한다는 말을 웃으며 하는 능력, 시사 화제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는 능력, 어색해진 공기를 풀어주는 말들을 능숙하게 이어가는 능력. 오늘 방문한 법무법인은, 한눈에봐도 그럴싸한 사무실에 그럴싸한 차림새와 여유를 갖춘 사람들이 나왔다. 주요 4대로펌 출신들이 모여서 만든 신설법무법인이라니 역시나 그런 느낌이다. 같이 간 옆팀 팀장님과 원래 아시던 사이라서 화기애애하게 시작하였고, 가벼운 화제로 몸을 푸는 사이 나만 혼자 경직되어있다는 것이 한눈에 느껴졌다. 삼십여분간의 가벼운 대화가 끝날즈음까지 나 혼자 말이.. 더보기 그때 내가 짜증났던 이유 2 폭우를 뚫고 평양냉면집에 식사를 다녀왔다. 지점장님 휘하 우리팀 8명이 전부 출동했는데, 하필 날을 잡아도 이런 날을 잡아서 안그래도 우울한 표정이 더 우거지상이 되었다. 이 부서에 처음 온 날 나는 면담한답시고 이리저리 불려다니면서 조언(을 가장한 뒷말)을 많이 들었다. 각자 특정인물을 들어 조심하라고 했다. 다 모아놓고 보니 서로가 서로를 지칭한 꼴이었는데, 나는 마치 편갈린 반에 떨어진 전학생 같은 기분이었었다. 어차피 그럴 기분도 아니었지만 여긴 입닫고 조용히 다녀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했다. 그렇게 말 아끼고 있다보니 사람들의 행태가 면면히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점장님은 호불호가 확실하다.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계속 기분나빠할 태클을 걸고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장난은 치지만 애정어린 말투가 드러.. 더보기 그때 내가 짜증났던 이유 퇴근무렵 로비에 잠시 내려가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와 날 급히 찾는다고 했다. 좀전에 어떤 대리가 접수받은 업무 상담이 있어서 내용을 공유하겠다는데, 일단 6시가 다 된 시각에 책임자들을 불러모은 것이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나(A)를 포함한 책임자 셋을 불렀다. 1. 다들 모이니 이번 건 구조의 복잡한 설명을 시작했는데 본인만 파악한 채로 설명은 뭉뜽그려 1분만에 마치, 발을 빼려는듯이 흘려가며 빠르게 설명했다. 그리고 그걸 다 하더니, 됐죠? 라고 말했다.듣고 있던 내가 급하게 "이 내용이 맞나요? 잘 못 들어서요"라고 했더니 그건 나중에 서류를 보시면 됩니다. 라고 하시네 2. 금요일 저녁에 일거리를 주는 상사는 별로라 하더라구요. 하하 글쎄,지금 문의가 왔는데, 언제까지 나가야 하는지는 모르겠.. 더보기 기대와 실망 아기가 예상한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계속해서 보채기만 하면 힘들게 마련이다. 삼십분 한시간이 지나 몇시간에 이르르면 졸려 보채기만 하는 아기를 원망하게 된다. 평소 수면패턴과 나의 기대와 너의 눈꺼풀이 잠을 잘 거라고 말을 하지만, 좀 자는 것이 성장이나 컨디션에도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 막상 자는 것은 너의 마음이지. 왜 제 맘대로 잠들지 않을 뿐인 것을 남의 원망까지 들어야 하나, 그것은 그저 나의 기대 탓이었다는 걸. 거꾸로 생각해보면 화를 낼 이유가 사라진다. 더보기 테니스 일기 7 : 정신수련 공 줍기 레슨이 끝나고 공을 줍다보면 묘한 감정이 든다. 마치 내가 쏟아놓은 말들을 다시 주워담는 그런 기분이랄까. 공은 말과 달리 다시 주워담아지는 것이 다르지만, 내가 저지른 것들을 하나씩 마주하게 된다는 것이 닮았다. 일단 흩어져있는 공을 라켓으로 툭툭 쳐서 한곳(주로 벽이나 네트쪽으로) 모은다. 그렇게 모인 공을 빈 바구니에 주워담는데 아무래도 한손에 최대한 많이 집는게 유리하다. 그래서 한손에 테니스공을 세개씩 네개씩 대여섯개씩 쥐는 묘기가 생기나보다 싶다. 서서 쓰는 긴 빗자루와 긴 작대기 달린 쓰레받기 같은거 쓰면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봤다. 하지만 공을 주울 때의 느낌은 뭔가 수련전후로 마음을 정비하며 마당 빗질하는 느낌. 여기저기 공으로 가득찼던 코트가 깨끗해지는 것도 비슷한 맥락.. 더보기 카페에서의 한시간 집에 있는 장난감들의 반복된 소리가 힘들어진다고 느껴지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였다. 나간다고 해결될까 확신이 없어 직전까지 갈팡질팡 했다. 스트레스 쌓이는데 고민하느라 질질 흐르는 시간은, 아무도 잡지 않는데 스스로 갇힌 도르마무 같은 괴로움의 덩어리였다. "나 좀 나갔다올께" 나혼자 제멋대로 쌓아올려 폭주 직전이었고 그간 아무말 않고 앉아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외친 선언에 남편의 의아한 표정과 시선이 뒤통수에 떨어졌다. 도망치듯 현관문을 여는데 엘리베이터가 막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황급히 잡으려 손을 뻗다가 버튼의 점자에 손마디가 살짝 베었다. 갈 곳을 정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서 지하일층을 누를지 일층을 누를지 또 결정해야 했다. 이곳 아파트는 층수 출구에 따라 행선지까지 가는 거리가 달라진다. .. 더보기 폭력이란? 어떤 사람/사건의 진실에 최대한 섬세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 모든 태도 자신의 진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채 규정되는 모든 존재들은 억울하다. 이 억울함이 벌써 폭력의 결과다. ‘폭력’의 외연은 가급적 넓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나는 이런 정의를 시도해본다. ‘폭력이란? 어떤 사람/사건의 진실에 최대한 섬세해지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데서 만족을 얻는 모든 태도.’ 단편적인 정보로 즉각적인 판단을 내리면서 즐거워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나는 느낀다. 어떤 인터넷 뉴스의 댓글에, 트위터에, 각종 소문 속에 그들은 있다. 문학이 귀한 것은 가장 끝까지 듣고 가장 나중에 판단하기 때문이다. 신형철- 중에서 더보기 지갑 지갑을 또 잃어버린 것 같다. 연례행사도 아니고 거의 반기행사 수준이다. 마지막 카드 기록을 찾아 역추적하고 찍은 사진을 동원하여 최대한 기억을 살려본다. 그렇지만 오늘은 지갑의 종적으로부터 벌써 5일이나 지난 날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지갑이 없는걸 이토록 오래 몰랐냐 답답해하며 물을 수도 있겠는데, 나는 며칠전 속초로 2박3일 여행을 떠날 때 지갑을 챙겨넣었는지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하도 자주 잃어버리다보니 이제 소스라치기는 커녕 그런가보다 하는 심정으로 수습을 한다. 예전에는 장지갑에 이거저거 넣고 다니면서 상품권도 기프트카드도 작은사진 같은 것도 곧잘 잃어버리고 속상해하고 했는데, 이제는 곧 또 잃어버릴 것을 예상하는 건지 비싸지 않은 작은 카드지갑에 신분증과 카드 한두개만 넣고 다닌.. 더보기 삶을 그저 살아내기 위한 것에 익숙해지면서 그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자체가 삶이라는 점을 망각하게 된다 이제 이 땅의 젊은 국민들은 입시나 취직 준비를 위해 유년과 청춘의 벼랑에서 낙하한다. 그러나 낙화암에서 떨어진다고 모두가 꽃은 아니며, 학교에 다닌다고 다 공부가 되는 것도 아니다. 이제 학생들은 삶을 살아갈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노력보다는 삶을 그저 살아내기 위한 노력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면서 그 과정에 들어가는 노력과 시간 자체가 삶이라는 점을 망각하게 된다. 즉 삶을 현재와 동떨어져 전개되는 무엇으로 보도록 길들여진다. 그러나 그들이 탄 급행 열차의 종착지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단 말인가.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더보기 케언즈 11 - 바닷가에 살면 조금 더 행복했을까 나는 바다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할애했다는 느낌을 한번도 가진 적이 없었다. 수정처럼 맑은 아드리아 해안과 지중해 연안에서조차 늘 마음이 쫒기고 서두르기만 했다. 그러니 시간에 쫒기던 그동안의 여행에서 해변에 몇 시간씩이나 누워있는 경험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곳에서 휴가를 즐기는 방법이란 시간을 잊고 해변에 누워있는 거라니. ‘바닷가에 살면 조금 더 행복했을까’ 라는 질문을 품고 바다를 꿈꿔왔던 친구는 이제 호주의 모래를 밟으며 산다. 그 친구의 말대로 바다가 너무 다이아몬드처럼 예쁘게 빛나서, 너무나 반짝거려서 다른 보석이 필요 없을 지경이다. 아침에 바다 앞 해먹에 누워있다가 집에 걸어가 또 점심을 차려먹고 오후 나절에 또 햇살과 나무 그늘을 즐긴다. 자연보다 문명친화적이라고 생각한 나 역시도 머.. 더보기 호구 vs 집요한 민원인 아침에 샌드위치 먹으려고 한강에 새로생긴 서브웨이에 갔는데 일이 처음이신지 알바 한분이 정말이지 심하게 버벅였다. 내앞에 다른 손님 한분(2개 주문) 뿐이었는데 내 주문 받아서 빵굽고 야채넣고 계산하는데 15분이 넘게 걸렸다. 빵/야채/계산으로 분담체계라 총 3명이 함께 일한 결과라 더욱 충격. 위생장갑 한번 바꿔 끼는데 기존 장갑 빼는 것 버리는 것 다시 새거 집어서 비벼서 열고 손가락 알맞게 끼는 데 10초정도 걸리는 것 같았고 바구니에 샌드위치를 옮겨 담는데 빵을 들었다 놨다를 세번정도 하였다. 야채는 어떻게 할지 소스는 뭘로할지 드시고 가는지 심지어 지금 본인이 만든 메뉴가 무엇인지(맨첨 빵담당이 아니라서 몰랐던 듯) 계산은 단품인지 모두 두번씩 물어봤다. 그리고 카드는 세번 취소하고 네번째 다른.. 더보기 시선으로부터 - 정세랑 잘쓴다 잘써. 감탄사가 절로 나옴 심시선씨 재미있는 사람이었네. 줄거리를 만들기 위한 불필요한 꼬임 없이 심플하고 잘 구상한 소재 하나를 향해 달려가는 게 좋다. 대화와 행동 서술 때문에 정수의 문장이 나오기 힘든 소설 특성이 있음에도, 장을 시작할 때마다 심시선씨의 칼럼을 배치해놓아 문장의 갈증을 해소하게끔 했고 그것으로 겪은 사건과 본인의 소회와 평소 신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자유로이 넘나드는 그 기법이 매우 근사했다. 하와이에서 할머니의 제사를 각자 추억하는 방식으로 올리는 것. 이상한 조합인데다 하와이라니 처음엔 안 와닿았지만 읽을수록 그럴법하게 현실적이고 내 경우까지 자연스레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이렇게 재미있는 집안이라 나도 끼고 싶었다. 내가 속한 가계는 어떤지 생각해보았다. 비슷한.. 더보기 이전 1 ··· 3 4 5 6 7 8 9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