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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 California

미서부 4 - 워너브로스 투어

워너브로스 투어 장소에 도착했다. 이곳 LA에서 영화사 스튜디오 투어를 할수 있는 곳은 총 세곳, 파라마운트, 워너브라더스, 소니픽쳐스가 있는데 그중 소니는 규모가 좀 작고 부실하다는 말이 있어 나머지 것중에 고민하다 WB를 선택했다. 워너브로스보다 파라마운트가 낫다는 의견은 워너브로스가 대중적인 반면, 파라마운트는 규모가 더 크고 클래식 영화부터 역사가 잘 설명된, 영화 전공자들이 선택하는 조금 더 전문적인 투어 느낌 때문이라 했다. 난 뭐 잘 모르지만,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면 고민 꽤나 됐을듯. 영알못인 우리는 DC 케릭터들과 해리포터와 반지의제왕 인셉션 등등 좀 유명영화로 내용이 구성되어 좀 재밌다는 소문에 워너브로스로 선택.

파라마운트에 안가봤으니 결론을 내리긴 어렵지만 워너브로스만 순수 평가한 결과는 조금 실망. 사실 영화사의 투어 프로그램은 처음이지만 직접 본사까지 찾아온 손님들에게 하는 투어이니까 세트장 소개와 실제 촬영장면과 편집이나 영상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구경은 물론, 가능하다면 각 영화의 소개같은 것이 좀더 디테일할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조금 겉핥기식이랄까. 처음에 관람한 5분짜리 워너브라더스 홍보영상만 아주 구미가 당기게 잘 만들고, 이후 2시간여 실제 카트를 타고 다니며 구경한 건 막상 껍데기 느낌이 좀 들었다.

세트장이 껍데기라 그런가…음

처음 카트를 타고 둘러본 세트장. 세트장 촬영은 집의 구색과 사이즈만 비슷하게 갖춰놓고 디테일은 모두 cg처리로 한단다. 그래서 정말 말그대로 세트처럼 꾸며놓은 빈집을 다님. 거리도 텅텅 비었고 교회도 공원도 그냥 거친 마감재와 흙더미 먼지만 날아다녔다. 이곳이 cg를 입히면 눈도 오고 비도 오고 카메라 각도와 촬영기법에 따라 시카고도 되었다 뉴욕도 되었다 유럽 어느 프랑스 남부 배경이 되기도 하는 식이다.

다음으로는 공장처럼 아주 큰 창고같은데에 스튜디오 세트장처럼 조명과 카메라 레인등을 다 설치해놓은 곳을 들어갔다. 이런곳은 대개 지속적인 드라마 같은 걸 찍는다한다. 밖에 각각 프렌즈랑 빅뱅이론 미드 촬영장이라고 쓰여있네, 영화를 촬영하기도 하는데 영화는 한번 찍고는 다시 똑같은 장면을 찍을 일은 없으니 찍었다는 사실만 남지,실제 촬영된 배경들 같은건 이미 허물어지고 없다. 미드를 많이 보는경우는 이 익숙한 세트장에 좀 신기할 법도 한데 내가 미드를 많이 안봐 그런가 감흥은 좀 덜한편인 듯?

이런 큰 창고같은 세트장은 각자 번호가 붙어서 몇십개가 행열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겉으로 보면 마치 농장의 비닐하우스가 줄지어있는것과 비슷한 그런 모양새다. 생각해보니 투어 시작할때 찍은 사진에 보면 이 비닐하우스들이 나란히 나열된 사진이 있는데, 실제 와보고는 이게 이것인줄 깨달음. 게다가 워너브로스의 영화 맨 앞에 나오는 로고영상(?)을 보면 공중에서 그 비닐하우스들을 촬영한 것 같은 흑백 영상이 흐물거리는 물결같은 사이 흩어지는데, 그게 이것들을 촬영한 거였구나!!(충격)

배트맨의 배트카들을 전시해놓은 전시장과, 해리포터의 모자 같은 소품을 나열해놓은 작은 전시장 을 거쳐서 , 특수효과를 몇개 체험할수 있는 곳과 상점이 있는 곳에 떨궈주고 가이드 아저씨는 떠났다. 이건 어지간한 세트장이랑 말로 때우는 투어에 가까운 느낌.

변명을 좀 보태자면 우리의 가이드가 말이 너무 빠르다. 아무리 주로 미국인들이 투어를 한다지만 거의 현지토크쇼수준의 빠르기느낌. 지나다 가끔 마주치는 다른 투어차의 가이드는 그렇게 안빠른 경우도 있었는데, 가이드 운은 거의 복불복이다. 게다가 12명으로 구성된 한 조의 인원들에게 요 아저씨가 설명을 하면서 초반에 재미있냐고, 혹시 자기 말이 빠르냐고 물었는데 모두들 너무 할리우드식 호응을 해주며 절대 아니라고 하길래 안그래도 빠른 가이드의 말이 거의 랩이 되어버렸다. (절망)

기념품상점에 예쁜게 많으면 혹했을 것 같은데, 해리포터 지팡이만 종류별로 몇십개씩 있고 막상 살 것은 별로 없어서 아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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