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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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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여행 3 - 경주, 포항 호수가 잘 보이는 창문가에서 자니 계속 동트는 걸 주목하게 된다. 새벽 네시경 그리고 다섯시경에 조금씩 눈을 떴나, 삐그덕대는 침대도 그렇지만 바깥이 밝아오는 걸 보고싶어 계속 설잠을 자게 되네 여섯시쯤인가 눈을 뜨니 어느새 밝아져있었다. 새벽녘의 구름은 아침과 한낮과도 다르다. 구름을 담기 위해 베란다로 나섰다. 사진을 몇장 채 찍기도 전에 비둘기가 날아든다. 그것도 두마리. 아니 내가 비둘기방을 예약했나 이거 너무 한거 아니오. 어쩔수 없이 오늘도 후퇴 ㅜㅜ 이틀연속 다녀왔으니 산책은 생략. 아침으로 집에서 가져온 명란바게트와 초코 크로아상을 순삭했다. 커피도 좀 끓여먹으려 했건만. 여행지의 여유로운 아침은 언제쯤. ? 짐을 다 챙겨 체크아웃을 하고 현관 정문을 나서는데 어제아침보다 훨씬 따뜻한 온도..
태교여행 2 - 경주 창문밖 호수가 희끄무레 밝아서 동이 터오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밤새 뒤척였다. 극적인 동틈은 없어도 호수 물안개 피어오르는데 붉은 빛이 예쁠 것 같았는데 왠걸. 붉은빛은 전혀없고 그냥 차츰 밝아지기. 여긴 서향인가보다. 8시가 되기전 눈을 떠서 핸드폰을 보며 좀 뒤척이다가 창밖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 벌떡 일어났다. 얼굴에 대충 물칠을 하고 정신을 차리려고 차가운 스킨을 바른 뒤 겉옷까지 들춰입고 추울까 스카프도 하나 단디 하고 야심차게 창문을 열고 베란다에 앉았는데 사진 두세장 찍다가 푸드덕거리고 날아든 비둘기에 뒷걸음질로 도망치고 말았다. 아니 내가 새를 평소 무서워하는 건 아닌데 그 자그마한 베란다 네모칸 안에 비둘기가 서너마리씩 달려드니 퇴로도 없고 싸우기가 어렵네. 계속 푸드덕 거리는 공격적인 ..
태교여행 1 - 경주 2021.04.14-19 휴직 다음주, 따뜻한 봄날에 떠난 태교여행 아침 일찍 당직을 마치고 와 맞이한 조군. 다른 때와 다르게 짐도 여유있게 쌌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이름에 걸맞게 급하거나 서두르지 않기이다. 짐은 작은 캐리어 1개, 큰 캐리어 1개, 보스턴백에 쇼핑백 2개. 쇼핑백 하나엔 탄산수만 6병이다. 짐이 둘만 가도 이리 한가득인데 두부가 태어나면 우린 어쩔려고 이러는가 ㅎㅎ 어느 걷기여행프로에서인가 ‘짐은 곧 두려움’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두려움이 많은 타입이 분명. 오늘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간다. 경부 타고 지방에 내려간적은 오랜만이다. 그간 주말에 인파를 피하느라 우회길을 택해 온 탓인듯. 생각해보니 여행일정을 주말에 꼭 맞출 필요가 없던 이 친구는 나를 위해 희생해왔네. 내려가는 길..
경주여행6: 경주여행의 마무리는 역시 석굴암과 불국사로 ! 석굴암은 초딩 때 가족들과 함께 갔었다. 그 석굴암 부처님 이마 가운데 번쩍이는 보석이 일출빛에 환상적이라는 소문에 새벽부터 아빠에게 깨움당해서 토함산을 토하듯 올라간 기억이 있다. 석굴암 밖에 나란히 놓여있던 각국 언어버전 기왓장 멋지게 예쁘게 쓰지 않아도 조곤조곤 써넣은 글씨가 예쁘다 중국어도 완벽히 못하면서 이럴때면 꼭 외국어 욕심이 난다. 헹 ▼ 연두빛에 색감 고운 양산들. 진작 모자를 사지 않았다면 하나 사서 썼을지도. 이어서 불국사 불국사는 어렸을 적 모습 그대로였다. 하지만 느끼는 감동은 어렸을 때와는 많이 달랐다. 왜 불국사가 그토록 칭송받는지 그 멋이 무엇인지 애써 책자를 찾아읽지 않아도 분위기로 느껴졌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느끼는 바도 나이..
경주여행5: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 아침에 눈을 떴다. 방 안에 창호지 사이로 부드럽게 통과하는 빛이 보이고 개가 짖는다. 밖에 자전거가 지나가는 소리 한옥 나무마루가 삐그덕대는 소리 옆방에서 나는 밥그릇 부딪치는 소리 아직도 마루밑에서 울고있는 가을 귀뚜라미 소리 불국사에 가기 위해 맞춰놓은 핸드폰 알람을 끄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이불 속에서 눈을 꿈뻑이고 있을 때 나에게 들렸던, 스쳐갔던 소리들 조용하다. 기차역 근처에, 시장에서 멀지 않은 집인데도 참 조용했다. 휴식에 있어 조용함이라는 건 이렇게 큰 요소였구나. 엄마가 집이 시끄럽다고 했을 때마다 지나가는 차소리, 계란파는 소리, 공사소리 정도는 그냥 어느정도는 다 있는 일상의 소리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를수도 있구나. 휴일의 아침다운 조용한 아침이 시작..
경주여행1: 박갱과 떠나는 경주여행. 2010.9.18~20 얘기하다 갑자기 그냥 결정했던 기억이 난다. 여행을 가기로 유명한 도시지만 고딩 수학여행 이후로 처음 가는 곳. 뭔가 작지만 의미있는 공간들을 기대하며 차편은 마주보는 KTX 자리로 다정히 숙소는 경주의 게스트하우스 고고씽 예전에 빌려갔던 폴라로이드를 돌려주느라 출발하는날 아침에 무려 노원에서 서울역까지 납신 정결양 왠지 기차여행에 어울리는 것 같은 불가리스 챙겨주는 깨알같은 센스 멀어지는 차창에 손흔드는 그녀의 청초한 비주얼, 손짓 웨이브 결의 환송식을 뒤로하며 여행 출발~ 마주 본 자리는 테이블이 있어서 좋았다. 나는 노트와 핸드폰을 늘어놓고 사진을 찍었고 박갱은 원고를 꺼내 일을 했다. 갱사마 폭풍 편집자 시절 역방향 자리에 앉아서 멀미도 안하고 잘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