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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 종교적 이야기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마태수난곡이 나와서 그 노래들을 검색해서 틀어보았다. 자칫 음악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질수도 있는데, 오히려 진중하고 긴장된 내용을 적절히 뒷받침하는 것처럼, 마치 이야기가 오페라의 원작으로서 새로이 각색된것처럼 감정이 고조되고 한층 풍부해지는 기분이었다. 굉장히 새로운 기분이었고 처음 느껴보는 조화로움이었다. 바로 이 책과 이러한 내용이어서 어울리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과 함께하는 독서”란 행위(?)를 처음 경험한 것 치고는 굉장한 행운이다. * 데미안은 여러번 읽다 말았던 책이다. 어떤 의무감에서 이 책을 읽었는지 아마도 그 명성에 비해 수월한 장수, 난해해보이지 않는 이야기 서술을 보고 괜찮을듯 싶어 사두고는, 어쩔수 없이 반정도 읽어내..
단정할 수 있나 과학적 실증 결과로 나타난 결과에 대하여 물리학 박사조차도 혹시나 이것이 단정적 문장일까 우려한다. 점심나와 이런 훌륭한 문장의 과학잡지를 보면서도 회사의 부조리함 생각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나도 한심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대체 모르겠다. 회사의 그 인간들은 매사에 뭘 보고 그렇게 단정적으로 구는지? 되도 않는 망발을 늘어놓는 사짜타입 인간들 레알 극혐.
호밀밭의 반항아 &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반항아 영화는 책과 연관이 많다는 리뷰가 있어서 , 체실비치처럼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약간의 주저함이 있었다. 이 소설, 제목은 들어봤지만 당연히 보지는 않았었고 홍보포스터에서 보듯 한국인이 사랑하는 영미문학 1위정도의 관심은 더더욱 없었었다. 사실 난 이 제목을 헤르만헤세의 수레바퀴아래서와 헷갈릴 정도의 수준이었고, 영화를 본 이후에도 영화속 작가의 이름이 실제 이름인지 되물을 정도로 비상식적이었다. 영화는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초반 한시간은 굉장한 몰입도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상색감인데다 적당히 속도있으면서도 불필요한 장면이 어렵게 교차편집되지 않은 것이 좋았다. 주인공의 내적 정서를 따라가는 전개가 좋았다. 교수로 분한 케빈스페이시의 연기는 여전히 훌륭했다. 이장면부터..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은 한국의 소득계층상 하위를 말하는 정도의 개념은 아니다. 말그대로 세계적 빈곤국가의 원조에 대한 부분. 최근 총균쇠에서 서구/비서구간 문명격차의 원인을 짚어준 데 충격을 받고 보니 나에게 이 문제는 뻗어나온 가지처럼 추가로 자연스레 궁금해진 (사실 예전부터 평소 정말 의아했던) 부분이었다.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왜 아이를 계속 낳을까? 교육이 미래라는 건 알지만 그들의 국가에 그정도 수준의 학교를 세우는 것은 이후로 어느 정도 수준까지 노력을 거쳐야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올 것인가. 단순히 건물을 세우고 알파벳을 겨우 가르친다고 하여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그런 잠재력이 끌어나와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왜 보험이나 의료정책은 빈곤국가에서 작용하지 않을까. 해외원조..
스타이즈본 * 시원한 가창이 나오는 예고편덕에 볼 생각이 들었다. 미드나잇선 정도의 귀엽고 풋풋한 음악영화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고 묵직한 메세지에 조금 놀랐다. 스타탄생이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여자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중반 이후에는 몰락하는 남자주인공에게 감정선이 맞춰져있었다. 브래들리쿠퍼라는 배우가 감독 겸 주연배우였는데, 길이조절이 조금은 서툴어도 감정을 충실히 담은 컷들은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 * 늘 관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뷰에 익숙했던 내게,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을 마주하는 뷰를 찍어낸 것 또한 감독의 신선한 연출이었는데, 벅찬 감동을 함께 느끼게 했다. 배우든 가수든 무엇이든 표출하고 싶어하는 자들에게 그래서 예의 그 '무대'라는 ..
성격과 염치 지점장님을 제외한 위에 세분이 한번에 다 출장을 갔다. 예상은 했지만 훨씬 더 조용하고 일 할만 하였다. 영업점에서 물어보는 질문들에 대응하여 차분히 생각하고 이곳저곳 물어보기도 하고 대답을 정리할 수 있었고 훨씬 생산적으로 일할수 있었다. 물론 무기한 이런 상황이면 이렇지만은 않겠지. 내게도 관리자와 책임자의 역할이 추가로 부여될 것이다. 원래 그들이 있다가 지금만 잠시 없는 시간이라 편한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 그래도 그런 걸 접어두고도 귀마개따위 생각나지 않는 오랜만에 너무도 정말 일 할만한 날이었다. 피신을 떠나지 않아도 마음이 어지럽지 않았다. ​ 전에 친구와 함께 만났었던 한 차장님이 휴직을 들어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육아나 건강으로 인한게 아닌, 퇴직 대신 어쩔수 없이 선택한 자발적 휴직..
기본 식당에 갔을때 덜마른 냄새가 나는 행주로 상을 닦아줄 바에는 그냥 닦지 말아달라고 하고 싶다. 기본에 충실하다는 건 별게 아니다. 회사에서도 보면 어떤 친구는 자리가 굉장히 너저분한 채로 어떤 친구는 잘 정돈된 채로 일을 하는데, 자리가 사람의 모두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손님쪽 자리에서 지나가다 보더라도 그 기본(이 회사에서는 믿을만한 직원)이라는 것이 아주 사소한 것에서 비롯된다는 건 금방 느낄 수 있다. 간혹 회사의 어떤 이는 단정한 몸가짐과 청결에 대해 나의 (반성과 더불어) 지각과 인식의 경계가 넓어지는 세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깨끗히 세탁되고 잘 다려진 옷과 소지품이, 단정히 닦이고 가지런히 나열된 물건들이 그 주인의 품격을 올려준다. 그런 주인은 여지없이 해야할 일과 하지않아야 하는..
어느덧 봄 양양여행 (2) 2020.03.07-08 아침 시간을 버리고 싶지 않아서 9시에 눈떴을 때 다시 자지 않으려 노력했다. 일단 파도소리가 들리는 베란다에 들락거리며 사진을 찍고, 아침갬성으로 메모장에 일기를 쓰다가, 가져간 책을 또 들춰보다가, 근데 이번엔 꼭 아침산책도 나가고싶은데, 그전에 차분히 따뜻한 차도 한잔 마셔야겠고, 이와중에 엄마는 코로나로 취소된 주일 예배 대신 온라인 예배 동영상을 보라고 카톡이 왔다. 바쁘다 바빠. 힐링은 어디에...? 그래도 방에서 보는 바다 뷰가 탁 트이고 좋은 편이라 가끔 답답하면 방의 통유리창문을 열고 테러스에 나가서 숨좀 쉬다 들어오면 적당히 서늘하고 적당히 따뜻한 기온이 딱 기분좋게 좋았다. 10시가 다 되어 남편을 깨우고 해변산책로를 걸을까 고민하다가 시간이 애매해진 터라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