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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USA : California

미서부 1 - 캘리포니아 1번 국도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로드트립

2018.9.1~ 9.9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 여행기

휴가를 정했다. 미국 LA

그동안 모아놨던 항공사 마일리지를 써서 미국 왕복 비행기표를 두장 끊었다. 마일리지가 나는 대한항공이고 신랑은 아시아나여서 그가 아시아나로 가는비행기 편도2개, 내가 대한항공으로 오는비행기 편도 2개를 끊었다. 난 마일리지가 다른브랜드니 비행기를 따로 타고 가야되나 농담만 하고 이런 방법은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머리는 굴리기 나름인가보다. 마일리지는 10만이 좀 넘게있는데 그동안 여행다닐때 쌓은거랑, 카드혜택을 마일리지로 몰아넣은 덕택이다. 10년간 차곡차곡 모으긴 했지만 그 짜기로 소문난 마일리지로 무려 미국에 비즈니스를 타고 왕복할수 있는 수준이라니, 놀랍다. (물론 이번에 비즈니스를 끊진 않았다) 내년부터는 유효기간 10년이 지나 2008년부터 쌓은 마일리지도 소멸될 예정이라 이번에 이렇게 쓸 기회가 되는것도 좋은것 같다.

캐나다를 고민했는데 비행기표가 너무 비싸서, 미국을 고민하던중. LA가 보너스표 마일리지가 가능할 것 같아서 그냥 바로 정해졌다.LA로! 미국은 뭔가 쫌 뻔하고 아쉬운 구석이 있지만, 그것 또한 나의 편견과 좁은 시야일 수 있다. 두명씩 비행기를 끊느라 최소 300만원씩 들이던 , 가장 큰 '비행기값'이 유류 할증료와 세금 포함 인당 25여만원으로 해결되는 것은 훌륭했다. 아낀돈으로 라스베가스라도 가서 한번 땡기고 와야하나ㅎㅎ

18.9.1 (여행1일차)

야간근무를 마치고 온 남편의 아침 귀가후, 오후 비행기를 타는 스케줄로 여행계획을 짰다. 이번 여름내 더워서 거실에 요를 깔고 잤는데, 9월 휴가전까지만 그리하자 얘기를 해뒀던 터라 어제 퇴근해보니 청소를 하던 남편이 칼같이 요를 장롱에 집어 넣어버렸다. 혼자 잠을 청하는 밤, 침대에서 편히 잘만도 했지만 아직 8월을 보내기 싫은 기분으로 거실 미등을 켜고 소파에서 얇은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다. 거실은 침실과 다르게 동이 트는 새벽부터 시야가 환해져 이른 시간부터 좀 뒤척였다.

남편이 돌아오는 시간은 아침 9시 반쯤. 8시가 되기 전에 눈을 뜬 나는 대충 캐리어 옆에 흩뿌려놓은 짐들을 정리하고 설거지와 빨래개기 등 장기간 집을 비우기 전 수행하려고 했던 일들이 있었으나, 실상은 그냥 가만히 - 누워있었다. 인터넷 기사를 한번 대충 훑어보고, 그래도 가기전에 화장품 한 두어개정도는 소확행 하고 싶어 뷰티블로거 영상을 몇개 찾아보고 컨실러랑 볼터치 하나를 장바구니에 담고 결제를 했다. 곧 이어 귀가한 남편과 피자 세조각을 돌려먹었는데 , 피자를 한입 베어물으니 냄새에 식욕이 갑자기 급 폭발, 비빔면 두개와 낙지볶음밥 조리하여 모두 해치워버렸다. 여행 떠나기 전에는 한국 스타일로 든든히 먹어야지?

11시반쯤 합정역 1번출구 앞에서 인천공항으로 직행하는리무진을 타고 공항에 도착, 의외로 한산하여 체크인과 수하물까지 금방 처리했는데, 들어가려고 보니 입구쪽 공간에 무슨 촬영을 하는지 카메라가 언뜻언뜻 보인다. 눈에 띄는 연예인은 없지만 언뜻봐도 한 오십여명 되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한둘씩 짝을지어 승객인 양 몰려서 서 있다. 처음에는 이 분위기에서 오는 위화감이 뭔지 모른채 이상한 기류만 느꼈는데, 나중에 보니 그들이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 촬영현장이었다. 마지 사진을 찍은 것처럼 시간은 흐르고 곧 움직일것 같은 동작을 하고 있는데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위치도 아주 고루 배분하여 자연스럽게 흩어져있었는데, 이러다 큐사인이 나면 마치 연극처럼 한꺼번에 움직이기 시작하겠지. 갑자기 흥미가 확 생겨서 구경하고 싶어 잠시 서있었는데, 아직 촬영이 한참 남은듯 시작하지 않길래 어쩔수 없이 발걸음을 돌렸다.

* 해외여행하면 비행기가 여행의 시작이자 마지막이고 설레임의 큰 부분이며 이국의 아이콘 같은 느낌이다. 비행기는 시차를 넘어다니는 것도 이색적이긴 하지만 비행중 모든 네트워크와 언링크된다는 것이 가장 안 일상적인 부분이다. 누구와도 언제나 연락가능한 상태인 것이 자연스러워진 시대에 몇 시간동안 라이브 연결이 비자발적으로 끊어진다는 것이 놀랍다는 것. 고로 아시안게임 결승전을 볼수 없다는 것.


* 비행기에도 독서등이 있다. 장거리를 가는 비행기들은 앞에 한번 식사, 뒤에 한번 식사를 주고 중간4~5시간은 불을 어둡게하는데, 승객들은 이때 영화를 보거나 잠을 잔다. 그런데 책을 읽고 싶거나 꼼지락 거리고 싶은 사람들은 그 어두컴컴한 가운데서도 자기자리를 비추는 등을 켤수 있다. 물론 개별적으로 해당 자리만 비추도록 되어있지만 다른자리가 다 어두우니 눈에 띄는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불빛은 마치 무대위 핀조명 같은 효과를 낳는다. 백명이 넘는 이코노미석 블록에서 등을 켜놓은 것은 네명 뿐. 집중효과가 지대하여 책도 엄청 잘 읽힌다. (방의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켜놓으면 눈은 나빠지지만 책은 잘 읽히지)

책을 읽다 보니 책장을 쥔 손과 자연스레 시선이 따라 올라간 팔목에 시계가 눈에 띄었다. 평소에는 잘 차지 않는 시계인데, 여행을 할때에는 아무래도 일상에서 벗어난 사건들에 시간을 자주 확인하게 되니 되도록 시계를 차는 편이다. 아까 공항에서 잠깐 보았을때 시간이 안맞길래, 예전여행에서 돌아오면서 다시 한국시간으로 바꿔놓는 걸 깜빡한 것 같길래 어차피 나중에 LA의 시간으로 바꾸는게 나을 것 같아 그냥 두었었다. 지금쯤은 비행도 반쯤 한것 같으니, 현지시각으로 맞추려고 시곗줄을 풀렀다. 그런데 초침이 멈췄네?

물론 분침과 시침도 따라 멈췄다. 약이 다된듯. 남편은 시계약 간다고 마지막 날 들고 나갔다가 못 갈아서 다른 시계를 차고와 속상하다는데, 나는 의기양양하게 멈춘 시계를 차고 왔다 ㅎㅎㅎ 생각해보면 어쩐지 아까 잠깐 봤을때, 한국시간과 분도 2~30분이나 달라서 이상하긴 했었다. 시차는 분은 똑같고, 시간단위뿐인데..!

예정된 시간에 잘 도착하여 공항 심사를 통과하고 나온 지금 시간은 오전 11:22이다. 10시좀 넘어 착륙했으니 공항심사가 한시간가량 걸린셈. 여긴 입국심사도 기계를 사용하여 지문을 수집하고 얼굴 촬영을 해서 표에 박은 티켓을 만들어 심사를 한다. 기계에서 난 ok, 남편은 왠일인지 표에 x자가 나있다. 나중에 보니 x표시자만 나중에 사람이 재심사를 하는 것 같다. 미국 비자가 동반비자여서 나도 다시금 사람 심사대로 들어갔는데 x자가 있는 사람만 다시 재촬영을 하고 엄지까지 지문수집을 하는 듯? 난 그냥 통과되긴 했는데, 마지막에 여권 사진과 함께 다시금 얼굴을 수상하게 쳐다보는 것이 그놈의 사진이 또 문제인 것이다!!! (과히 보정된 증명사진) 내가 이래서 그 사진을 그리 다시 찍고 싶었는데!! 벌써 몇개국에서 저 사진으로 날 의심하는건지 셀 수조차 없다.

* Fly away 라는 셔틀을 타고 할리우드까지 일단 도착한 다음 지하철을 타고 숙소까지 향하는 계획을 세웠다. 셔틀버스는 30여분 후에 도착 예정이라, 좀 기다렸다가 나가서 대기. 버스비 지불이 카드로밖에 안되는거 까진 봐주려했는데 , 커다란 등치에 비해서 엄청나게 달달거리는 통에 승차감이 정말 최악. 하지만 비행기에서 피곤했던 터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종점인 할리우드 역.

지하철역에서 숙소에 들어가기전 배가 고파 멕시칸 캐주얼 요리집인 치폴레에서 부리또와 타코를 주문해 간단히 노천 자리에서 앉아먹고. , 캐리어를 탈탈 끌며 숙소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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