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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봄의 오키나와 2 - 치넨미사키와 니라이바시카나이 브릿지 날씨가 생각보다 많이 개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를 보니 기분이 좋아졌다. 같은 침대에서 자고 일어난 아기가 옆에서 간지럽혔다. 밤새 잘 자고 일어났는지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조식을 먹으러 출동했다. 오키나와 음식은 해조류가 많은 편으로 바닷가 느낌이 물씬 나는 특징이 있다. 운 좋게 가까운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음식 뜰때 오며가며 보니 먹는 모습 자체가 그림이었다. 입맛은 조금 안 맞아도 넘나 예쁜 곳이라 기분이 풀린다.밥을 먹고 앞에 있는 BIBI beach를 가보기로 했다. 안에서 볼 때도 바람이 심상치않더니 역시 밖에 나가니 강풍이 말도 못하게 심하다. 어제 비온 뒤 날씨가 아직 다 개지 않은 것 같다.모래사장에 들어갔더니 아기가 크록스에 모래가 들어 갔는지 갑자기 걸음을 멈춰버렸다. 아.. 더보기
봄의 오키나와 1 : 많이 꼬인 편인 오늘의 일정 4년만에 다시 떠난 오키나와 여행 이야기 2023.4.7-12어젯밤 저녁약속을 마치고 설거지 하고 나머지 짐 싸다 2시 반 넘어 잠들었는데 아침 6시 반에 기상해야 했다. 휴직 후에 알람이라는걸 맞춰본지가 어언 2년 다되어가는데 피곤함이 몰려온다. 벌떡 일어나 씻고 준비하는데 안방 화장실과 드레스룸에서 시끄럽게 하는데도 오늘따라 못 일어나는 아기. 어디 아픈건 아니겠지. 해외여행을 급하게 가는건 괜찮은데 아직 감기가 낫지 않은 아기가 아플까봐 그게 젤 마음에 걸린다. 장기간 여행으로 집을 비우니 냉장고도 비울겸 아침도 할 겸 마켓컬리 샐러드를 두 개 뜯어먹었다. 하지만 시간은 부족하고 챙길게 많은 상황에서 먹기 번잡스런 샐러드는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결국 다 못 먹고 아기에게 주려고 콩만 비닐에 좀 싸.. 더보기
크로아티아 17 - 에필로그 1. 도시들의 지도를 정리하면서 이 여행의 스케줄이 더할 나위없이 알찼음을 느꼈다. 찬찬히 지도를 훑어보며 우리가 건너온 길을 하나씩 짚어 보았다. 몬테네그로, 두브로브니크, 두브로브닉 어촌마을, 마카르스카, 브라치섬, 볼비치, 스플리트, 자다르, 파그섬, 플리트비체, 카를로바츠, 자그레브 짧은 일주일 여행에 이만큼이나 짜임새 있게 여행하기가 과연 가능할까. 여행사에 이코스를 추천하고싶을 지경이었다니 어지간했을까. 2. 카를로바츠란 도시에서 코라나 호텔에 투숙했다. 유서 깊은 호텔이라 안에서 연회도 많이하고 디테일이 좋다는데 처음엔 너무 작은 규모에 좀 실망했었더랬다. 그래도 잠을자고 아침을 먹고 산책을 하니 작은 도시에 강변을 끼고 있는 이 고풍스러운 숙소가 너무나 마음에 드는 것이다. 누가 크로아티아.. 더보기
크로아티아 16 - 자그레브 마지막 밤. 완벽한 마무리 크로아티아에서 예약한 마지막 숙소에 도착했다. 자그레브의 심장 반 엘라치치 광장 한복판에 있는 숙소이다. 늘 호텔스 닷컴으로 예약하고 다니다가 이 나라 두브로브닉에서 에어비앤비를 처음 써보았고 그 정점이 이곳이 된 것 같다. 호텔식 숙소론 절대 접해볼 수 없었을 트렌디한 맛이었다. 이렇게 정확히 광장의 동상 바로 뒷편에 있는 건물이었다. 입구에 너무 말 엉덩이 압박이 있긴 했지만 ㅋㅋㅋ 자그맣지만 복층의 다락방은 취사시설을 포함하여 세련되게 아주 잘 꾸며져있었고 무엇보다 끝내주는 건 광장쪽으로 향한 테라스가 있다는 점이었다. 그것도 지붕 바로 아래 가장 고층. 여기 앉아서 맥주 한캔하며 광장을 내려다보는 기분은 정말 끝내줬다. 한낮을 지나 어스름해질 때쯤이 되자 시시각각 멋진 모습으로 변했던 풍경. 아무.. 더보기
크로아티아 15 - 자그레브, 이름도 건물도 보석처럼 반짝이는 곳 드디어 마지막 도시인 자그레브로 간다. 한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이동거리이니 아침을 여유롭게 보내고 점심쯤 도착시간 맞추어 출발했다. 길이 넓어지고 건물 사이즈가 커져 큰 도시에 온 것이 실감이 난다. 차를 근처 공영에 적당히 대고 숙소를 배정받기 위해 예약처를 찾아가니 마치 부동산 같은 사무실. 단기임대물건을 여럿 관리하는 곳 같다. 키를 받아들고 숙소로 향한다.노천카페들이 성업중인 골목을 지나 번쩍거리는 건물을 지나니 탁 트인 광장에 도착. 이곳의 이름은 반 옐라치치 광장이다. 자그레브의 여러 광장 중에서도 가장 큰 곳.첫번째로 들러보고 싶었던 자그레브 대성당. 크림색 고딕 성당이 너무 예쁜 느낌이라 기대했는데 보수중이라 조금 아쉽성당을 구경하고 언덕을 올라올라 오늘의 하이라이트로 간다. 골목 어귀에.. 더보기
크로아티아 14 - 카를로바츠,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 작은 도시라고 하니 숙소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타고 모닝산책이나 한번 나가보기로 했다. 그간 자전거를 타고 구경했던 도시들이 다 느낌이 좋았다. 부다페스트도, 산타바바라도, 오키나와도 그랬다. 그게 도시가 좋은 때문인지 자전거 때문인지 알 수가 있나? 적어도 따뜻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의 조합은 실패할 수 없는 건 맞지. 그럼 쾌청한 날의 자전거 여행이 실패하기 어려운 것도 맞다. 준비하시고 출발해봅시당!! 시내로 보이는 곳에 진입하여 천막 밑에 세운 몇개의 부스를 구경하였는데 이른 아침이라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소소하게 모닝 마켓도 구경하면 딱 좋은데 아쉽.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어 그런지 사진이 죄다 급한 느낌 ㅋㅋㅋ 안장에 탄 채로 걍 찍어제껴서 로우앵글이나 광각 그런거 없음 ㅋ.. 더보기
크로아티아 13 - 카를로바츠 숙식의 조건 예상치 못한 숙소가 큰 만족을 주었던 경우를 꼽으라면 그간의 여행 이력중에서도 best3에 들만한 숙소. 카를로바츠라는 이름의 이 도시는 애당초 우리가 미리 가고자 정해 놓았던 도시가 아니었다. 플리트비체에서 자그레브까지 가는 길의 지도를 살펴본 뒤 적당한 위치에 있는 맘에 드는 도시를 픽한 것. 몇년 전부터 '즉흥적 여행의 즐거움'을 위해 중간 일정을 오픈해놓고 떠나왔었는데 여기도 그렇게 정해진 곳이다. 정재승 선생님이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온다'고 했는데, 이 도시가 그런 셈이다. 플리트비체에서 넘어간 시간이 이미 늦었기 때문에 어두웠다. 밤에 새로운 도시에 진입하는 것은 언제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유럽의 소도시들은 생각보다 일찍 문을 닫고 컴컴한데 조명도 밝지 않아 으슥한 편이니.. 더보기
크로아티아 12 - 재잘대는 방울소리가 들릴 것 같은 플리트비체 하이킹 멋진 자연을 보고 나면 특정한 디테일한 감상보다는 분위기로 기억이 남는다. 아마도 한눈으로 볼만한 작품, 혹은 소품, 커봐야 건축물 한두어개가 품은 공간과는 스케일이 다른 대자연의 압도감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내 온 몸을 둘러싼 공기와 소리와 빛까지 좌우한다. 높은 산 중턱부터 하단까지 층층이 형성된 호수들이었기 때문에 새로이 나타나는 장면과 분위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핫플이었던 대형 폭포 앞 뷰 포인트. 우리가 간 때는 수량이 적은 계절이었고 다른 땐 훨씬 웅장한 모습이라 했다. 그나저나 도대체 왜 이 아름다운 곳에 이렇게 칙칙한 검은색을 입고 돌아다녔는지 그게 안타까울 뿐이다. 어떻게 찍어도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는 이 곳에 사람만이 티끌이요, 나는 그중에서도 두껍고 찐한 티끌이 되었다. 이..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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