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에서 나온후에는 다시 우버를 타고 아트디스트릭트로 이동했다. 이곳에 최근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인디아티스트들의 벽화를 감상하고, 천천히 걸어서 시내 구경을 하고자 했다. 벽화는 규모가 커서 볼때마다 큰 감동이 온다. 어떨때는 미술관에 걸린 그림들보다도 훨씬 와닿는 적도 많은 기분. 색감이 뚜렷하고 하여 사진으로 찍어도 예쁜 컷들을 건지기 쉽다. 이날도 파란하늘에, 마치 물방울 무늬같은낮은 건물의 그림이 파스텔톤으로 펼쳐져있어 너무 좋았다. 이런것이야말로 현대미술 트렌드 같은 느낌이지.
날이 무척 더워서 걸어서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녹초가 되었다. 차가 기반이 되는 도시라 그런지 걸어서 구경하는 건 역시 한계가 있다. 그래도 다시 우버를 타기엔 애매하고 해서 일단 월트디즈니홀까지는 걸어가서 구경하기로 하였다. 거의 해가 질 무렵이다. 터덜터덜 걸어가는 길이 막판엔 오르막이 되어 시간이 꽤나 걸렸다. 월트디즈니홀이 엘에이 다운타운에서 첫번째로 꼽는, 마치 장미가 피어오르는듯한 아름다운 건축물이라고 하여 꼭 보고싶었는데, 흐르는 땀을 보상해줄만큼 역시 독특한 건물이었다. 자하하디드의 건물처럼 유려한 곡선으로 마무리한 그런 회색 외관, 해지는 노을녘에 더 쓸쓸한 느낌이 건물벽에 반사되는 기분. 이날은 주말이라 그런지 안에는 열지 않아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안에도 바깥의 어여쁨 만큼 훌륭한 공연으로 행복함을 마구 생성하는 곳이 틀림없겠지.
저녁을 먹으러 the grove로 이동했다. 쇼핑몰과 식당이 몰려있는 곳이다. 널찍한 땅덩어리에 듬성듬성 있는 어지간한 LA의 식당과는 달리 오밀조밀 상점이 몰려있는 이곳은 여전히 세트장 같은 그런 느낌. 어차피 아울렛도 아닌곳에서 쇼핑을 대단히 할 생각도 없어서 그냥 드문드문 구경하고 파머스마켓쪽으로 걸어갔다.
7시에 닫는다길래 별 기대를 안하고 있었는데, 마켓 구석쪽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곳이 있길래 찾아봤더니 브라질식 고기를 부페로 파는 식당. 이 마켓의 가장 맛집인지 줄이 한참 늘어서있다. 우리도 적당히 배를 채울만할것 같아서 줄 끝에 자리를 잡고는 한 30분 기다렸나. 푸짐한 샐러드와 고기 덩어리로 포식을 했다. 잘 먹은 한상 식사는 역시 적잖은 행복감을 담보하는듯. 배를 두둥이며 숙소로 돌아와 치토스를 하나 까먹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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