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하게 어느나라나 비슷하게도 해변에 가까워지면 바다가 보이지 않아도 알아챌수가 있다. 뭔가 특유의 들뜬 분위기. ‘이 길 끝에 부두가 이어지고 양옆으로 해변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바다에 맞닿은 길이라는건 언제 들어도 참 멋진 말이다. 무료주차 90분을 지원해주는 쇼핑몰 하나를 찾아서 차를 대고는 가벼운 차림새로 해변으로 향했다. 모두들 한방향으로 걷는 길. 사람과 차가 많아서 신호등마다 교통정리를 해주는 봉사자들이 눈에 띄었다.
산타모니카 해변은 나는 사실 아주 희미하게 이름만 들어본듯한데, 누군가에게는 GTA라는 게임(사실 매우 폭력적인 게임이다 ㅎㅎㅎ)의 배경이라서 익숙한 곳이다. 해변 앞에 나무데크로 짠 부두가 있고그 끝에 대관람차와 롤러코스터, 범버카 등등의 놀이기구들이 있다. 푸르고 깨끗한 바다 끝에 꺅꺅거리는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들이 울려퍼지는 것이 참으로 가족적이고 낭만적인 곳. 이곳 기후가 워낙 건조하여 우리나라 해변처럼 습한 바닷바람이 불지 않아 그런지, 특유의 텁텁한 짠바람 대신 탁트인 시야에 그늘 사이에 시원한 바람에 마치 계곡이라도 놀러온 것 같은 느낌이다.
미국에 온 이래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한번에 몰린 걸 본 것 같다. 사람들 구경을 좀 하고는 그냥 가기는 심심하니 늦은 점심으로 산타모니카 피어의 유명하다는 피어버거를 주문했다. 선채로 버거와 후라이를 뚝딱 해치우고는 (쉑쉑버거와 비슷한 맛이었다) 사진 몇장 찍고는 미련없이 돌아가기로, 해변의 모래조차 밟아보지 않았다. ㅎㅎ외국의 해변을 즐긴다는 건 뭘까. 그들의 일원처럼 모래사장에 파라솔 펴고 누워서 헌팅이라도 해야하는 것인가. 서핑이라도 할줄 알면 좀 더 즐길 수 있을텐데. 서핑도 내 버킷리스트중 하나인데 나날이 많아지는 겁때문에 언젠가 할 용기가 생기련지 지금은 좀 상상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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