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 (여행4일차)
눈뜨자마자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어제 늦게 도착하여 거리를 못 본지라 오전 체크아웃전에 자전거를 타고 거리를 좀 둘러보고 해변가에 좀 가보려고 한다. 오늘 아침도 날은 흐물흐물 흐리다. 여기 와서 연속 삼일째 아침엔 좀 흐리다가 점심이 지나면 해가 쨍쨍해지는 날이 계속되고있다. 아직 오전이고 하니 긴팔긴바지를 입고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빌리려 했더니 8시엔 오피스가 문을 안열어서 일단 밥을 먹고 다시 자전거를 가지러 오기로.
두블럭 걸어 내려와 있는 가게는 “르노드 빠티쉐리“란 이름의 빵집. 아침으로 에그베네딕트, 주방장 빵특선, 그리고 그래놀라 요거트 를 주문했다. 커피와 주스 중에서 주스만 선택한것 말고는(둘다 선택했어야 함) 완벽한 만찬. 빵을 꼭 쥐면 버터가 흘러나올것 같은 버터향가득한 크로와상과 쫀득한 바게트가 일품이었다. 에그베네딕트 소스도 풍미가 훌륭.
배를 두둥기며 일어나서는 자전거를 가지러 숙소로 이동. 색깔도 너무나 예쁜 민트색 자전거를 받았는데, 이 자전거 치명적이다! 브레이크가 없다!!!! 처음엔 기어가 없다고 해서 그건 괜찮겠다 하고, 페달을 역방향으로 돌리면 뒤로 간다고 해서 그것도 뭐 괜찮다고 했는데 (이런 자전거도 타본적이 있긴 하다) , 근데 브레이크가 없는 자전거는 처음이었어!! 자전거를 세우려면 가던 힘만큼 역방향으로 페달을 돌려서 억지로 세워야 한다. 자연스레 빨리 갈수가 없고(그러다 급브레이크 밟어야하는순간에 당황각) 브레이크로 세밀하게속도를 조절해야할때 (커브돌때나 신호가 애매할때 등) 컨트롤이 어렵다.
처음 자전거 타는 사람마냥 살살 기어가다가 점차 속도를 높이고 , 한손으로 핸들을 쥐고 사진을 찍을만큼 대담해질즈음에 숙소에서 2km떨어진 해변에 도착했다. 해변가에 자전거를 대고 나무로 된 부두를 걸어들어가다가보니 너무 멀다. 어쩔 수 없어 그냥 도로 돌아나왔다. 11시 체크아웃까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그냥 도시의 끝 해변에 와본 것으로만 만족.
이어 향한 곳은 산타 바바라 법원 건물. 옥상에 오르면 도시 전망이 한눈에 보인대서 자전거를 타고 찾아찾아 갔는데, 오르막길에 이누무 자전거는 왜이리 힘든지. 운동안한지도 오래라 그런지 다리가 다 후들거렸다. (기어가 없어서 그랬을 거라 믿고싶다) 꾸역꾸역 낑낑대며 타고 올라간 법원전망대의 전망은 힘듦을 씻은듯 보상해줄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 상쾌하였고, 숙소로 돌아와 씻고 나갈 준비를 마치니 마치 아침운동을 한것 같은 효과. 이게 얼마만의 아침운동인지 ㅎㅎ
씻고 정비를 마친후 이층 숙소에서 퇴실하면서 편한 슬리퍼에 등엔 백팩을, 한손엔 운동화를 달랑달랑 다른 한손엔 쇼핑백과 함께 체크아웃하며 사무실에서 내려준 원두커피를 들고, 아래층 가까운데 대놓은 승용차에 올라타니 진짜 미국여행을 하는 사람이 된 기분.
산타바바라 시내를 제대로 못 본 것이 좀 아쉬워 차로 한바퀴 슥 돌아본뒤 자그마한 마그넷 한개와 기념 티셔츠조가리 2개묶음 세일품목을 집어들고 미련없이 출발 ~ 다음 목적지는 해안고속도로 1번이본격적으로 출발하는 샌 루이스 오비스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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