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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함의 기술 유쾌 지능(playful intelligence)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지능은 아니다. 유쾌 지능은 다중지능이론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가 설명한 자기 이해 지능과 대인 관계 지능이 확장된 개념이라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어린아이들의 유쾌 지능에 관한 연구 자료는 많은 반면 어른들에 관한 연구는 부족하다는 점이다. 정작 유쾌함이 더 필요한 사람들은 성인들인데도 말이다. 그래서 오늘은 유쾌 지능을 완성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따져볼 예정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는 현재 우리 삶에서 유쾌함을 생각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이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희성을 이루는 구성 요소들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여기에는 다섯 가지가 필요하다. 상상력, 사교성, 유머, 즉흥성 그리고.. 더보기
테니스일기 6. 백스윙(테이크백)과 타이밍 백스윙과 백핸드를 헷갈리면 안된다. 백스윙은 포핸드와 백핸드 동작 전에 라켓을 충분히 뒤로 빼는 것을 말한다. 공을 타격하기 전 힘을 얻기 위함이다. 초심자에겐 익숙하지 않은 매우 중요한 동작인데 나 역시 백스윙을 제대로 수행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신있게 과거형으로 말하기 애매하다) 백스윙 타이밍이 늦다는 것이 주요 문제였다. 1. 백스윙 타이밍 테니스도 리듬감이 중요하다. 처음에 그랬다. 공을 상대방이 빵하고 치면 날아오는 걸 보면서 적정타이밍에 라켓을 빼고 근처에 오면 왼발을 딛고 스윙. 처음에는 코치님이 공을 가까이서 주시기 때문에 내 바로 앞에서 바운드 되고 많이 튀어오르기 전에 스윙하면 타이밍이 적절하게 딱 맞았다. 초반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것에 어느정도 적응을 했는데 문제는 .. 더보기
케언즈 10 - 호주에 오기로 한 순간부터 할일은 오직 한가지야. 릴랙스, 알지? “와 진짜 완벽한 낙원이다. 반칙이야. 여기서 일하는 건” 나도 모르게 이런 감상을 내뱉었다. 이런 경치를 두고 일 생각을 하는 것도 반칙이지만, 사실 속으론 불과 일주일 전까지 날 괴롭히던 극심한 스트레스도 일이고 이곳 경치를 벗삼아 오렌지 주스와 커피를 날라주는 것도 일이라면 너무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호주에 오기로 한 순간부터 할일은 오직 한가지야. 릴랙스 , 알지? “ 채드가 말했다. 그래 그말이 맞다. 내가 여기 올때까지만 해도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냥 어떤 여행조차 꾸미지 않는 아무것도 할게없는 도시에 오고 싶었어. 뭘 하지 않으면 죄짓는 거 같은, 돈 많이 들인 여행에서 짧게 있다 가면서 아무것도 안하면 죄책감 느낄까봐 일부러 아무것도 없는.. 더보기
케언즈 9 - 케언즈엔 완벽한 순간이 많았다 케언즈 식탁은 전부 다 맛있었다. 친구가 어련히 알아서 좋은데 데려가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여기는 평화를 깨트리는 무언가가 없는 기분이다. 난 휴가지만 이들은 일상일텐데 그럼에도 너무나 여유롭고 너그럽다. 어딜가나 붐비지 않는 밀도, 뭐든 경쟁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은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맛은 뭐 말해뭐해. 식당도 완벽했는데 라군은 더욱 완벽했다. 다운타운 한가운데 예고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는 이런 공공 야외수영장이라니 정말 예상조차 못했다. 수영복을 갈아입고 발 담그고 드러누워 릴랙스 타임. 분수를 끼고 앉아서 물개 수영 하는 사치. 따뜻한 온도와 적당히 미지근한 물. 완벽이란 말이 아깝지 않았다. 더보기
케언즈 8 - 사이즈가 다른 호주 식물 클라스 어느 도시에나 있는 보타닉 가든에 갔는데 , 어느 도시에서나 볼 법한 풍경은 없었다. 자연의 사이즈가 다르다. 다만 꽃은 좀 취향이 있어서 너무나 화려하고 큼지막한 열대지방 꽃에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치는 나였다. 더보기
케언즈 7 - 여행에서 만난 사람 다시금 혼자하는 여행의 매력을 느끼게 되는구나. 어색하고 눈치보고 좀 뻔뻔해지고 예정된 사진은 놓칠수 있지만 곧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사람을 얻을 수도 있겠다. 오늘 나의 원래 일행과 같이 스노쿨링을 했다면 돌아가는 길에 이만큼 즐거이 얘기할 순 없었겠지. 저녁을 같이 먹을 수 있고 내일 또 포트더글라스에서 만날 수도 있는데 물론 두번째는 첫번째만큼 반갑기 어려울수도 있다. 다시 헤어질 타이밍을 잡기가 첫번째보다 어려워서. 그건 홍콩행 비행기에서 그친구와도 이미 느낀바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중간 틈에 만난 사람들과 나라는 사람과 너라는 사람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건 참 재밌는 일이다. 아주 다른 배경의 사람이 여행이라는 공통분모로 그리고 한국이라는 공통분모로 친해진다. 나와 완벽히.. 더보기
케언즈 6 - 그레이트배리어리프 배를 타고 꽤 멀리 나왔다. 배멀미를 하는지 아닌지 잘 몰랐는데 아마 아닌가보다. 한시간 십오분 지나니 모두 초토화 됐는데 나만 멀쩡한거 보니. 호주 북동쪽에 있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 하루짜리 투어를 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가 자라는 곳. 리프의 길이가 2300km에 달한다는데 상상은 잘 되지 않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섬 북동쪽을 가볍게 둘러싼 형세쯤 되겠다고 혼자 모양을 그려보았다. 여객선으로 한참을 달려와서 바다 한가운데 있는 포인트에 떨궈졌으니 이곳이 산호가 어떤지 어디서부터가 리프인지 사실 여기서는 알기가 어렵다. 다만 알 수 있는 하나는 옅은 하늘색 바다가 드문드문 보인다는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띄워놓은 수상정박기지에 짐을 풀었다. 여러 액티비티 중 선택하여 즐길 수 있는데 나는 체험다.. 더보기
완전한 행복 - 정유정 병리적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탐닉하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 방식은 좋게 말하면 길들여짐으로 요샛말로 치밀한 가스라이팅으로. 언제부턴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읽히는 수상쩍은 징후가 있었다.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미덕이다. 다만 온세상이 ‘너는 특별한 존재’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게 그지없었다. 물론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 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 받아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더보기
케언즈 5 - 화창한 팜코브의 하루 '어제 새벽비행기를 타서 그런가 졸리네 ' 라고 생각하고는 친구랑 앉은채로 세시간은 떠든 것 같다. 떠들다보니 잠도 깨서 나 낼 아침 일곱시에 나가야 되는데 벌써 열두시 사십분이네? 머무는 4일중에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는 생각보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휘적휘적 마켓을 구경하고 푸드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은 다음 야자수 숲과 리조트를 구경하고 동네 공원에 들렀다 집에 들어와 커피 타임 하얀 쌀알같은 친구의 중고 대우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서 와인을 골랐고, 저녁엔 친구가 스테이크를 구워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퇴근한 친구의 남편과 함께 술도 마셨다. 한국에서 챙겨간 자몽의 이슬과 피터 르만 와인을 마셨는데 장소 때문인지, 친구의 외국인 남편 때문인지 영화에서만 보던 외국의 따뜻한.. 더보기
오랜만에 무서울 것 같은 소설 완전한 행복을 읽고 있다. 그간 정유정 책은 무서워서 못 읽고 있었다가 며칠전에 ‘자기애와 행복의 늪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인터뷰한 작가의 영상을 보고는 이 신간이 읽고 싶어졌다. 비가 엄청 쏟아붓던 날 책을 빌려와 혼자 소파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방음 잘되는 거실 샷시가 후두둑 흔들거리는 소리와 번쩍거리는 번개 때문에 으슬해져서 첫머리 진도가 쭉쭉 나가지 않았다. 시작부터 기묘하고 의뭉스러운 케릭터가 등장하여 불편했고 9챕터 중 1개의 챕터를 겨우 소화했다. 난 평온함을 추구하는데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독자를 불편하게 구니 괴롭다. 불편함으로부터 비로소 깨달음과 해방이 있어 그런가? 그래서 가끔 소설이 싫을 때가 있다. 극단적인 상황과 인물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쉽고 편하긴 하나 자극에.. 더보기
케언즈 4 - 불안과 걱정 끝 새벽잠 어차피 오래 타고 있을 비행기, 게이트에서 최대한 늦게 탑승하는 편이다. 이날도 그랬다. 어차피 혼자고 좌석도 정해져 있으니 긴 줄이 거의 줄어들어 손으로 사람을 셀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원에게 여권이랑 탑승권을 내밀자 바코드를 삑 하고 찍었는데 뭔가 에러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직원은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내 티켓을 다시 출력해주며 말했다. "오버부킹 돼서 네 좌석 업그레이드 해줄께" 홍콩-호주간의 꽤 긴 구간을 업그레이드 받다니 럭키! 비즈니스까진 아니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라고 케세이에서 새로이 도입한 좌석이다. 우등버스 정도 생각하면 적당할 듯. 돌아보면 이것 또한 1인 여행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도착지 기준으로 이렇게나 어두운 새벽에 도착하는 건 처음이다. 보통은 항공편.. 더보기
케언즈 3 -경유지 경유지에 도착했다. 케세이퍼시픽의 경유지는 홍콩, 처음 오는 곳이다. 시간이 8시간이나 떠서 잠시 공항 밖에 나왔는데 관광지로 유명한 옹핑360 케이블카와 공항 근처의 시티게이트쇼핑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적당한 식사나 하기로 했다 (고소공포증에 물욕 없는 타입) 분위기 적당해보여 들어온 음식점에서 간장딤섬과 두부닭고기땅콩소스 냉채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둘 다 부드럽고 쫀득한 외피의 맛이 만족스러웠다. 요새같이 모든 물품이 국가 장벽을 오가는 시대에 공산품은 다 거기서 거기고 결국 나라의 본질을 좌우하는 최후의 품목은 먹거린가 싶기도 하고. 갑자기 습기가 훅 끼치더니 비가 쏟아진다. 빗줄기가 하얗게 보이는 장대비. 공항으로 돌아가는 이층버스 좌석에 앉아서 내다보니 빗물이 창에 너울너울 번지고 아스팔트 .. 더보기
테니스 일기 5 - 백핸드 스트로크 프로 경기를 보면 약점과 공략 포인트가 백핸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주(된) 손을 사용하는 포핸드는 공격, 백핸드는 수비 쪽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포백은 각각 장점과 약점의 프레임이 있다. 그래서 나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근데 막상 쳐보니 의외로 난 백핸드가 편했고 빨리 적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백핸드가 양손으로 치고 그래서 안정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좌측 우측 위아래로 마구 날라가는 포핸드에 비해 두 손으로 잡아서 각도도 좁고 힘이 충분히 실리는 백핸드는 더 쭉 뻗어나갔다. 포핸드가 스윙이나 궤적에 신경쓸게 많은 거에 비해 백핸드는 1)뒤로 빼고, 2)치기 전에 아래로 내리며 3)앞으로 미는 세가지만 생각하니 심플했다.힘이 좀 부족하면 힙턴 좀 해주면 더 쭉쭉 뻗어나갔다. 백핸드 다운더라.. 더보기
케언즈 2 - 일단 출발 페어웰이 끝나고 혼자가 되었다. 비행기를 혼자 탄게 상당히 오래전인거 같은데 그것에 쓰는 신경도 적지 않았나보다. 어쨌건 이제 출발했으니 뒤는 없고 열심히 잊어보겠다. 공항 탑승동 복도가 시끄러운데 사람들 수근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엑소가 지나간 듯 싶다. 반대편엔 아이유도 있었다네? 무기(만한 카메라)를 든 팬들이 긴박하게 뛰어들어와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무슨 사건사고 뉴스 기자들 몰리는 모양새 같아 좀 놀랐다. 팬들이 이 안엔 어떻게 들어왔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표를 끊고 수속하고 사진 찍은뒤 비행기는 안타고 표를 취소한다는 것 같았다. 열정이 대단하네.. 그러고보니 이곳 공항 수속과 세관이 모두가 예외없이 똑같이 통과해야만 하는 공항의 필수 공간이니 만약 유명인이랑 같은 시간에 있다면 최소.. 더보기
케언즈 1 - 여행의 부담 2015년 9월 13일~17일 혼자 떠났던 호주 케언즈 여행. 케언즈에 살고있는 친구 서진이네서 3박4일 숙식을 했던 유일무이한 혼자여행의 기록. — 출발 일주일 전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이었나. 나한테 너무 관대하기보다 좀 엄격해져도 된다. 그게 안된다면 적어도 객관성을 잃진 말아야지. 돌아보면 그렇게 크리티컬한 건 없는데도 늘상 늘어놓는 앓는 소리가 아닌가 싶게 매일 아침마다 힘들다고 죽상이다. 외로이 사는 것도 아니고 돌봐야 할 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직주근접이 말도 안되게 멀거나 회사일이 엄청난 양인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의 반복된 스트레스가 지겹고 듣기 싫고 하기 싫을 뿐. 사실 지겨움은 어느 종목에서나 있는 직장생활의 부산물이고, 여행도 이런 지겨움에서 탈출하기 .. 더보기
쓰기에 대한 잡생각 블로그에 편하게 글을 쓰다가도 가끔 불편해질 때가 있다. 쓰고 싶은데 잘 못 쓰고는 답답해하기만 한다. 요새가 그렇다. 어떤 주제의 글들을 기획하면 거기에 얽매이게 되는 것 같다. 글의 길이도 그렇고 첨부하는 사진도 그렇다. 아무것도 아닌데 아무도 뭐라하지 않고 아무도 관여 않는데 나만 혼자 그렇다. 80%만 솔직하고 20%은 숨긴 채 솔직한 척 쓰는 걸 잘 하지 못한다. 20은 오픈하기 싫은데 나란 인간은 20과 80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받아 지금 이런 기분과 감정인 것이니 80도 설명하지 못한다. 모바일 쓰기 환경이 편해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폰으로 쓰기를 시원하게 늘어놓기란 어려운 일이다. 손목이 너무 아파. 아니 내 폰이 너무 무거워. 심지어 케이스도 없는 생폰인데 대체 나는 왜 이렇게 쓰기에 집착.. 더보기
테니스 일기 4. 내가 볼 머신은 아니잖아. 테니스 레슨을 시작하며 나는 남편이 배우던 코치님께 자연스럽게 인계(?)를 받았다. 남편은 한강공원의 테니스장에서 배우다가 일년쯤 뒤에 지금 배우는 강변 테니스장으로 레슨을 옮겼는데, 예전 코치님은 젊고, 선수출신이었지만 지금 코치님은 전 직장인, 그리고 나이가 꽤나 지긋하신 분이었다. ​ 환갑은 훌쩍 넘으셨을 듯한 코치님이 옛날 방식으로, 설렁설렁 가르쳐주실 것 같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이 분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워커홀릭'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 1.공을 정말 많이 쳐주신다. 보통의 테니스 레슨을 찾아보면 총 30분. 그중에 20분-25분 정도 공을 치고 앞뒤로 5분씩 공을 줍는다. 레슨 중에도 설명이나 자세교정 혹은 시범 때문에 시간을 들이게 마련인데 이 분은.. 더보기
기는 아기 벽짚고 서는 것, 서서 뒤돌아보는 것, 오랫동안 서 있는 것 , 서서 머리 위로 손을 뻗어 물건을 집는 것 등 아기에게 서는 것이 점점 능숙해짐을 느낀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도 무척 사랑스러울테지만 꼬물꼬물 기는 아기는 정말이지 너무나 귀엽다. 근래 율이를 본 누군가가 ‘기는 아기 오랜만’이라고 했던 게 생각나는데 나 역시도 기는 아기가 오랫동안 그리워질 것이 틀림 없다. 더보기
오키나와 11 : 비오는 우미카지테라스에서 라멘 한그릇이면 딱 좋은 마무리 성에서 나올때쯤에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올때 되니까 칭문밖으로 갑자기 엄청나게쏟아지는 비- 워낙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 그런가 날씨가 어지간히 오락가락 하는 모양이다. 점심먹으러 수산시장에 가려고 했는데, 주차장에서부터 건물들어서는 짧은 사이에 어깨가 흠뻑젖을정도로 비를 쫄딱맞아버렸다. 찾아간 이유마치 수산시장은 작지만 아담하니 깨끗했다.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 저렴했다. 싸지만 신선한 재료들. 문어와 참치회, 지라시스시, 꼬치3종을 포장해 먹고, 좀 부족한가 싶어 추가로 초밥 한판을 더 먹었는데 문어회가 특히 맛있었다. 생물 문어가 이리 쫄깃한줄은 처음 알았네. 곁들인 참치회도 훌륭했다. 만들어져나온 초밥보다 그냥 회를 사서 밥과 함께 먹는게 신선도 면에서 .. 더보기
요리의 기본 요리도 기술이라면 기본이란 게 있을텐데 가끔 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오늘따라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식자재장에 쓰고 넣어뒀던 칼국수면을 꺼내 재료를 준비했다. 마침 감자, 호박, 당근, 양파가 모두 집에 있어서 그것들도 적당히 썰어 준비했다. 오늘 인터넷으로 찾은 레시피에는 멸치육수의 깔끔한 맛을 위해 감자와 칼국수 면을 물에 헹구도록 설명해놓았더랬다. 썬 감자는 물에 담궈 놓았고, 면은 넣기 전에 채에 받쳐서 물에 가볍게 헹구라길래 미리 준비한답시고 꺼내놓은 면 위에 수돗물을 틀었는데 느낌이 싸했다. 다시 읽어보니 면은 ‘냄비에 넣기 직전에 헹구’라고 되어있다. 난 이미 면을 담궜고.. 물 묻은 면은 들러붙기 시작했다. 냄비 상황은 다시팩이 이제 막 끓고 있는 수준. 육수를 10.. 더보기
오키나와 10 : 류쿠왕국의 슈리성 아침에 일어나 커피가 간절했다. ucc캡슐커피가 있던걸 기억해내고 그걸 먹을 생각에 간신히 일어날수 있었다. 벌써 9시가 다되었는데 움직일 생각을 안하니 역시 전날처럼 일정을 타이트하게 짜 놓아야 아침부터 좀 부지런해지지 나같은 베짱이는 내비두면 뭘 부지런히 하질 못한다. 일어나 얼른 샤워를 먼저 하고, 정비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키나와에 온지 삼일 되었는데, 날씨가 아직까지 적응이 안된다. 실내에서 내다보면 겨울의 시린 쨍함이 느껴지는것만 같은 햇빛인데 밖에 나오면 그만큼 낮지않은 느슨한 기온이 이상하다. 몸의 익숙함이 이런 것인가. 난 겨울에서 왔으니 바깥날씨가 여전히 추울것 같다는 예상. 동남아처럼 야자수 늘어지고 아지랑이 올라오는 풍경이 아니라 현재 한국 날씨와 비슷비슷한 풍경같아서 더 그럴것이다.. 더보기
집중이 안되는 날들 요새는 하루종일 힘이 없는 것 같다. 충분히 잤는데도, 꾸준히 테니스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먹을 걸 충분히 먹는데도 왜 매일 활력이 없는 느낌일까. 오늘 아침에도 레슨 20분 하고 테니스 공줍다가 일어나니 머리가 딩- 하고 잠시 몽롱했다. 기립성 빈혈인가 일사병인가 그 두개의 짬뽕인가 모르겠는데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초등 중학교시절 운동장조회 때 쓰러진 건 우연이 아니었다. 난 온열질환 주의 대상자다. 며칠 전 레슨 끝나고는 너무 허한 기분에 삼계탕이 간절하여 집앞 닭집에서 포장해와 먹었다. 매년 여름 사무실에서 가디건 입고 일하다가 이제서야 여름날에 왜 보양식을 먹는지, 복날을 챙기는지 알게됐다. 그나마 먹고나서 배가 든든하면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닭한테 미안해서라도 힘이 나야.. 더보기
테니스 일기 3 - 공 밟으면 최소 6개월이야. 조심해 발목 부상 무릎이 채 낫기도 전인 레슨 2주차. 공을 따라가며 스윙을 하다가 오른 발목을 접질러 넘어졌다. 코치님이 잘못해서 공 밟으면 6개월 쉬어야 한다고 늘 주의주셔서 조심하고 있었는데 막상 난 공을 밟은 것도 아닌데 혼자서 넘어졌다. 우매한 질문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운동에서 기본기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테니스에서는 스윙폼이 기본이다. 코치님은 공을 보내주시면서 내게 자리에 가만히 서서 스윙을 하라고 했다. 폼을 제대로 만드는 데 오랜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니 초반엔 스텝보다 동작에 집중하라는 의미였다. 그렇지만 의욕이 앞서는 나는 공을 최대한 많이 받아치고 싶어했고 발을 이렇게 고정하고서는 오는 공을 몇개 조준할 수가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코치님은 초보인 내게 지금 공을 넘기기에 급급하면.. 더보기
오키나와 9 - 어디서든 포차는 사랑입니다. (국제거리 포차골목) 생각치도 못한 결혼식 시간 탓에 저녁에 가보려고 했던 국제거리는 밤 9시 반이 다 되어서 도착했다. 몇시에 닫을지 모르겠만 일단 부지런히 둘러보기로. 돌아보다보니 이곳은 꼭 명동과 비슷하게 천편일률덕인 아이템이 가득한 곳. 물론 그것들이 가이드북에 있는 그것들과도 일치한다. 아는 것도 없고, 관심있는 것도 없는 나에게 이런 곳은 뭘 사야할지 고민하게 되는 곳. 다들 관심있다는 드럭스토어도 화장품도 잡동사니도 난 아는게 없고 , 뭐가 사고 싶은게 생겨서 사는 게 아니라 뭘 사야 할지 고민 하고 있는 건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건 시간이 없으니 몇 군데 기념품 가게를 둘러 보면서 간식거리 몇 개 와 자석을 샀다. 결혼식이라고 챙겨 신은 높은 구두때문에 팔 끝이 아파 질무렵 국제 거리 끄트머리에 있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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