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강남 교보문고 예찬 (feat 책 선물하기) 강남으로 회사를 다니며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교보문고였다. 같은 건물에 붙어있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위엄. 점심에 남는 시간에도, 퇴근 후 여유시간에도, 심지어 시간중에도 답답할때 가끔 내려와 교보의 서가 사이를 걸으며 리프레시를 누리곤 했다. 계단으로 2층만 내려가면 닿는 그곳에서 십오분이면 충분히 책내음으로 완충하여 평온한 기분으로 사무실에 복귀가능하였다. 그런 공간적 사치는 내 생애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한때 교보 븨아피 등급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다시 실버로 전락했지만, 이 기간만큼 책을 자주 보고 자주 산 적도 없었으니 맹모삼천지교가 괜한 말이 아니다. 신간을 줄줄이 꿰게 된 것도 이곳에서 근무한 자만 누릴 수 있는 FLEX. 내가 본래 어느 분야에도 얼리하게 트렌디한 편이 아닌데, 출.. 더보기
출퇴근에 대한 단상 엊그제 심심풀이로 조군이 보내준 앱을 해봤는데, 칼퇴 100% 사격왕이 나왔다. 그냥 웃자고 한 건데, 거참 나와 딱 들어맞는 내용이라 신기하기도 하다. 첫판에 좀 고민했던 몇개문항을 고쳐서 다시 해봤는데 또 똑같이 나왔다. 이쯤되면 운명인가. 출퇴근 근태에 대해서 두드러기 증상을 보인 건 나에게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상암동에서도, 충정로에서도, 영업부에서도 늘 그놈의 출근시간이 항상 나에겐 킬포였다. 내가 킬링하는게 아니라 내가 킬링되서 문제지만. 직장인에게 근태란 뭘까. 성실함의 척도? 배우겠다는 자세?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 다 좋다. 성실함이, 배움과 열정의 의지가 그 반대보단 대부분 좋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대개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이다. 업무 능력이 부족하면 일찍와서.. 더보기
겨울철에 린스를 안하면 낭패보는 이유 이사온 후 처음으로 새로운 미용실에 갔다. 때마침 올해 첫 한파경보가 뜨고 전날 폭설에 얼어붙은 도로로 하루종일 제설불만 뉴스가 터지던 그 날 저녁이었다. 예약한 시간보다 퇴근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서 평소 안타던 급행까지 서둘러 타고 만원 마을버스에서 내려 얼어붙은 길을 롱패딩 모자를 뒤집어 쓰고 부지런히 걷는 중이었다. 골목길이 미끄럽고 어두워 조심조심 걷는데, 마스크 틈새로 올라온 성에가 눈썹에 달라붙어 시야가 흐려져 계속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하였다. 그리하여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쯤에는 벌써 몸이 굳어있고 피곤한 기분이었다. 들어오는 나를 힐끗 본 남자 사장님은 눈짓하며 의자를 가리켰다. 분명 혼자였는데 뭔가 하던 일이 있으신가?? 의아한 표정의 내가 못알아듣겠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서있으니 .. 더보기
아듀 강남직장생활 오늘은 강남으로의 마지막 출근이다. 연말에 부서가 본부부서로 조직 개편되어서 오늘을 마지막으로 회현 본점으로 이사하게 되었다. 2018년부터 합정에서 당산 그리고 신논현 구간으로 2년 9개월을 다녔다. 몇달 전 현재 집으로 이사한 후에는 기존 구간에 마을버스까지 추가되었다.초,중,고,대학교를 거의 마포에서만(엄밀히는 중학교가 연희동이라 서대문구지만 매우 인접) 다닌 나인데다가, 입사 하고서도 영업점이 굳이 집과 멀 필요가 없는 은행의 특성상 마포,서대문,종로,중구 정도의 거리를 다녔다. 본점도 회현과 상암동이라 더 멀리 다닐일은 아예 없을 듯 했다. 그 때까지도 직주근접의 큰 메리트를 모르고 살았지. 그래서 3년 전 처음으로 이 부서에 발령났을 때, 일도 일이지만 강남에 출퇴근 해야한다는 사실이 멘붕이었.. 더보기
후배 질투 어제 인사이동으로 ㅁ와 ㄱ이 발령이 났다. 마지막까지 이러저러한 소문으로 ㅁ는 갈거란 예상이 있었는데, 반대급부로 ㄱ이 갈것은 오히려 마음에서 접고 있었다. 그래서 놀랐고 그게 예상치 않은 부서라서 더 놀랐다. 인사는 까봐야 아는 것이라는 걸 잠시 잊고있었다. 사실 ㄱ이 작년 하반기 자금시장그룹 공모를 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내 일을 나눠하고 있는데 , 나에게 피해가 올것이 예상된 이기적이고 속좁은 나는 그 친구의 공모 소식에도 , 그리고 연수자중1등으로 통과했다는 좋은 소식에도 기꺼이 기뻐해주지 못했다. 소식소식마다 늘 불편한 표정으로 대한 것이 아마 그 친구에게도 느껴지지 않았을까. 정말이지 어리석은 모습이다. 아닌게 아니라 이 친구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는 마냥 편안한 느낌은 아니었다. 이것이 .. 더보기
전주 끝에 계룡 2020.11.27-30일 지난 11월, 몇달전부터 예약되어있던 회사 휴양소와 하루 월차를 붙여쓴 남부여행. 코시국이 다시 기승이라 걱정했지만 예약취소도 안되고 ㅜㅜ 숙소에서 쉼 컨셉으로 출발한 여행 전주가 그래도 전라도라 거리가 짧진 않다. 어두워지기 전에 도착하려했으나 날이 짧아 금세 밤이 되었네 전주에 갔으니 근처 익산에 사는 상호 커플과 만나 저녁을 먹었다. 일년만에 커플동반이네 ㅎㅎ 그리곤 전주에서 유명하다는 가맥집에 갔다. 여러분 가맥이라고 들어보았나요? 가게 맥주라네요 ㅋㅋㅋ 말그대로 슈퍼 앞 조그만 공간에서 두세개 안주를 해주며 병맥주 쌓아놓고 먹는건데, 그런 소소한 풍경이라기엔 사람 들어찬 게 거의 뭐 잘나가는 프랜차이즈 수준임. 부드럽고 두터운 황태채 안주가 이집의 아이콘. 휴양소로 택.. 더보기
홀로 있을 때 홀로 있을 때 자신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였다. 나는 과연 어떤가 1. “죽음이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과 매순간 죽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것은 어쩌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 나는 어떤가.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누구의 시선에도 자유로운 나. 아니 누구도 봐줄 사람이 없는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가끔은 클래식 음악을 듣고 어렵지만 궁금한 책을 보고 회사의 필요에 의한 공부를 하는 것. 이것은 나의 순수한 호기심의 발로에서 시작된 것이 맞는 걸까. 내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돈이 아주 많고 , 당장 내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면 그래도 나는 그 음악을 듣고 그 책을 보고 그 공부를 할 것인가. 내가 진정 원하는 분야와 얻고싶은 지식은 뭘까. 2. “어두컴컴한 공중에서 담배연기가 감겼다 풀렸다하.. 더보기
한우와 칵테일파티 - 횡성 바캉스 (싸이 펌) 2011년 횡성 여행 ///////////:/ 산이 무너지고 사람이 휩쓸리는 무서운 비 속에서도 계곡으로 물놀이 가고야 마는, 더 무서운 모임 올해도 간다 , 바캉스 행선지는 한우의 도시 [횡성] 두둥 광복절 연휴를 맞아 밀릴지 모르는 출발날 아침 강남 9시 반 출발 계획이 무색하게 우리는 스벅에서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 역시, 바캉스엔 아이스 아메리카노지 아암 모이는 건 좀 늦었지만 본격 스타아트!! 가자! 바다로~!! ▼ 요런 구도는 차 안에서만 가능하다. 뒷분들의 협조적인 '찐따'표정이 관건인, 자동차 셀카샷 가는 길은 밀리는 맛이라고 팔당대교 넘어가기까지 미사리 조정경기장을 무려 세시간만에 통과해주신 폭풍정체로 진우의 애청 브금도 한바퀴 돌고 우리는 차안에서 몸을 비비고 돌.. 더보기
막국수기행 쓰리 셋째날을 맞은 우리는 솔비치를 체크아웃하고 나왔지만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다시한번 전용해변 산책을 하기로 했다. '어제 했잖아!' 뭐 이런 불만 없이 똑같은 코스 답습에 너무도 자연스러운 3인방. 같은 물치항 횟집과 생선구이집에 이틀연속 찾아갈 때부터 알아봤다. 생소한 열군데 레파토리보다 잘만든 단골 하나가 어울리는 사람들. 쌓아온 시간도 이야기도 미래도 무궁무진한 인생의 보물. 내가 널 아끼고 네가 날 배려함도 서로 알고 한 순간 배려하지 않아 보일지라도 마음 상하지 않을 수 있는 관계 가족과는 또 다른 편안함을 가져다주는 인생의 보물. 나는 몇이나? 그나저나 저 삼층구조 공학을 알아차릴 수 있는 당신은 진정한 그들의 친구. # 개그욕심 점점 더 재미있는 사람에 대한 매력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나는 .. 더보기
막국수기행 투 메밀국수의 향, 면의 끊어짐, 고소함, 동치미국물의 시고도 깔끔한 뒷맛 조금은 알것도 같다. 소주 6병을 셋이 한시간만에 비우고 마구 달린 다음날 일어나자마자 막국수로 해장하는 빡센 훈련을 통해!!백촌막국수의 편육 인제의 남북면옥보다 사람도 붐비고 주문도 붐비던 곳. 회전율이 좋은 만큼 빠른 세팅, 뜨끈한 고깃님이집 막국수의 포인트는 김가루! 막국수 국물을 붓고 나면, 둥둥 뜨는 김가루가 국수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온 그릇을 뒤덮는다. 고소한 참깨와 김가루 + 담백한 국수가락의 조화! 뜨끈한 탕이 필요한 해장 속이었음에도,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히는 감칠맛 막국수의 진리.부른 배를 두둥기며 고성에 찾아간 길을 다시 거슬러나와 예약해 둔 양양 솔비치 숙소로 향했다. 전날 18만원에 눈물을 뿌리며 돌.. 더보기
막국수기행 원 (싸이 펌 국내여행기) 2010년 여름으로 사료됨 - ///////스킨 스쿠버가 파토나고, 연차를 쓴 금요일. 난 어디든 가야했다. 어디이기보다는 떠나는게 중요했던 나 목적지도 모른채 진우와 친구들의 여행에 발만 담그기로 했다. 남이라기보다 나에게 주목하고 싶은 시간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아도 뻘쭘하지 않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다. 내가 괜히 껴서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레 한 질문에 '아니. 전혀 상관없어'라고 쿨하게 말해준 관용,진우콤비 아, 그건 다행이긴한데 뭔가 마냥 좋아하기만 하긴 기분이 좀 이상하기도 하고... 남자셋이 떠날때처럼 쿨한 이 기분은 뭐지?진우오빠의 말을 빌자면, 이번 여행의 테마는 '강원도 막국수' 막국수 맛집 기사를 따라서 강원도 몇 지역의 소문난집에 들르는 막국수 기행이다... 더보기
밀리에서 볼만한 책을 찾다가 밀리에서 볼만한 책을 찾다가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를 보았다. 몇년전 시댁에서 빌려와 일년여간 집에두고 결국 보지 않고 반납한 그 책. 상큼한 연두색 표지가 기억이 난다. 어머니 아버지는 조정래 작가님을 참 좋아하셨는데, 그집에 진열된 여러 작품 중 태백산맥 같은 대하소설은 엄두도 안나고, 단행본 두권짜리로 시작해보려다가 초반이 잘 넘어가지 않아 결국 끝맺지 못했던 기억이다. 이 책 제목만 보았는데 시어머니 생각, 그리고 시아버지 생각이 연달아 들었다. 책을 좋아하시던 두분과 뭔가의 교집합을 만들려 시작했지만 , 많이는 노력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우리 멋진 시부모님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는데, 즐겁고 가치있고 아름다운 걸 함께 나누고 , 마음도 더 자주 깊숙히 나누고 싶었는데.. 더보기
호주 21 -마지막 밤 짐정리를 끝낸 방은 고요하다. 나즈막한 히터소리와 늦게까지 운행하는 트램소리가 간간히 창밖에서 들려올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추워서 당황했던 첫 인상과는 다르게 이 easy stay 숙소도 이틀 묵어본 지금 꽤 흡족하다.여느 원룸크기만한 널찍한 방과 따뜻한 백열조명, 모던하고 편안한 바닥이 넓은 소파, 식탁과 높은 발받침이 있는 네개의 의자까지 장기투숙객에게도 생활이 편안한 요긴한 곳이다. 벽에 걸린 그림과 마루, 카펫의 경계를 짓는 타원형 라인도 그 각도가 예사롭지 않다. 어느공간이든 의미를 부여하는 순간 그 가치는 헤아릴 수 없는 주관적 평가로 바뀌게 되는데 이 숙소 역시 아름다운 도시 멜번에서 머물렀던 숙소라는 이유만으로도 나에게는 느낌이 좋다. st. kilda 라는 먼 곳에 있어 교통 .. 더보기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 발터 벤야민 어느 책에서인가 '발터 벤야민'과 '아우라'에 대한 인용을 보았던 것 같은데, 그 원전이 궁금하여 찾아본 책. 그러나 너무 심하게 문장이 어려워 ㅋㅋㅋㅋㅋㅋㅋ 읽기에 실패하고, 그대신에 초딩용으로 보이는 같은 내용의 해설책을 하나 읽어보았다. (덕분에 좀 이해가 되었다는 건 비밀) 이 책의 저자인 강용수님은 참고로 '쇼펜 하우어가 들려주는 의지 이야기'와 '맥루한이 들려주는 미디어 이야기'도 쓰셨다고 한다 ㅋㅋㅋㅋㅋ 이것들도 한번 읽어보고 싶네효 벤야민은 발전하는 과학기술로 모든 것이 복제 가능하게 된 현대사회의 문제를 최초로 제기한 사람으로 독일 철학자이자 문학 비평가이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복제될 수 없다고 했고 그 어떤 복제품도 원본만이 가진 고유한 분위기를 따라올 수 없다는 말을 했는데 그.. 더보기
호주20 - 혼자하는 여행. 함께하는 여행. 여정이 끝나간다. 집에 마냥 가고 싶지 않느냐, 정말 여기가 좋아서 떠나기 너무 싫으냐 라고 한다면, 대답은 의외로 not much다.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무언가 얻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허투루 보내는 시간이 있으면 안된다는 마음의 종용, 꽉 짜여져 조금이라도 뒤틀리면 '큰일'나버리는 스케줄의 연속, 말 골라야 하는 부담, 둘중 누구에게도 최선이 아닌 차선책을 택하게 되는 안타까움. 신영언니와 두번째 여행. 작년 유럽여행때는 파리에서 단 한번, 소르본 대학과 오페라하우스로 일정이 갈렸었는데 이번 호주 여행은 오늘 멜번시내 각자 투어로 첫날, 넷째날에 이어 벌써 세번째이다. 첫날은 언니가 몸이 안 좋아서, 그 다음엔 선배님을 만나느라, 오늘은 퍼붓는 비 때문에 흩어졌다. 언니는 각자 돌아다니는 걸 .. 더보기
호주19 -더 그레이트 오션로드 멜번에서 일일투어로 'The Great Ocean Road' 에 다녀왔다. 남반구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아랫면. 남극을 마주한 남태평양연안의 250km에 달하는 해안도로.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저녁 8시까지 종일 달려 겨우 한바퀴 도는, 해안도로중 세계에서 유일하게 Great를 붙인다는 곳. 멜번 근교에서 유명한 투어 2개 중 첫번째가 바로 이 그레이트오션로드이고, 두번째는 필립아일랜드의 펭귄퍼레이드인데 펭귄을 못 본 건 아쉽지만 멜번에 가서 그레이트오션로드를 못 보고 오는건 멜번을 헛여행한거라니까! 멜번 시내구경을 하루밖에 못해도 여기에 남은 하루를 투자하는 건 당연지사 멜번을 출발하여 해안으로 향하는 길. 언덕을 넘어 수직하강하듯 곧게 뻗은 숲길. 이건 뭐 롤러코스터 코스도 아니고.. 한가로운 말도 .. 더보기
호주18 -멜번의 날씨 멜번을 걸어서 다닌 반나절 나는 5번의 소낙비와, 1번의 우박, 그리고 무지개를 만났다. 멜번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해서는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내가 돌아보는 고작 그 서너시간동안 그리도 버라이어티한 모습을 보여줄 줄이야.이 빗방울의 무게가 느껴지는가요. 모르겠죠? 우박이거든요...하하 빗속을 뚫고 우산을 쓰고 지나가는 사람. 비가 워낙 소나기라, 쏟아진 지 십여분만에 등 뒤에서부터 햇살이 들어 개고 있었는데,그 사이를 못참고 가던길 바쁘게 가던 분이었다. 한쪽에서부터 밝아오는 햇살에 퍼붓는 빗방울이 아주 선명하게 드러나던 신기한 경험갑자기 내린 비에 우리 뿐 아니라 다른 지나던 사람들도 다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별로 짜증나는 표정이 아니었더랬다. 익숙한걸까. 금방 .. 더보기
호주17 - 걸어서 멜번하루 전차길에서 시작한 멜번스타벅스 컵에 그려져있는, 멜번을 대표하는 건물 플린더스 스테이션 : 초록색 돔과 노란색 벽의 동화같은 건물색꼭 한번 앉아보라는 멜번 시티의 노천카페 사실 이 사진보다 골목골목 훨씬 분위기 좋은데 사진사가 엉망이라. 만화 포스터, 요 색감 좋다 ↑ RMIT 멜번공과대학교 대학생같지 않은 외모의 대학생들이 가득한 거리. 건물 사이 가득한 유럽 분위기는 바닥의 작은 타일들 때문!놈놈놈의 포스터 찾으셨습니까! ( The Good, The Bad, The Weird ) 멋지다. 정우성 그어느때보다 더! 호주 출신 엄친아님이 추천해준 미사거리를 어찌저찌 어렵게 찾아갔다.’그래피티가 엄청 많아 들어서면 한눈에 딱 알아볼 수 있다는’설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미사 첫회, 호주에 간 임수정이 이상한 .. 더보기
호주16 - 인류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곳 도서관은 학문과 지혜의 수도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운명이다. 인류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곳, 매혹적인 자태가 아른거리고, 천년을 버텨온 진귀한 서적의 냄새가 코끝을 맴도는 곳 나는 오늘 오래된 서가에 기대앉아 시대의 지성과 호흡한다. 「세계 도서관 기행」 유종필 호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 때, 우연히 잡지에서 이 도서관에 대한 소개를 읽은 적이 있다. "빅토리아 주립도서관" 고대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도서관 외관과 8각형의 큰 도서실이 인상적인, 멜번 시민의 사랑의 한몸에 받는 대표 건축물. 멜번 시내의 어느곳보다도 가장 가보고 싶었던 리스트 1순위.입구에서 가방을 맡기고, 흡사 박물관처럼 도서관 안내도를 한장 받아들고 도서관 입구에 들어섰다. 일층 이층은 멀티미디어실인지 서가들.. 더보기
호주15 - 여행지에서 꼭 하고 싶은것 여행 떠나기 전, 특히 '휴식'을 모토로 한 여행을 앞두고 있다면 여행지에서 꼭 해보고 싶은 일로 (1) 진짜 '공원'에 앉아 책을 읽거나 (2) 특별히 바쁘지 않게 외출차림으로 쇼핑 겸 디너를 즐기길 꼽는다. 하지만 늘 막상 닥치고 나면 시간이 없고, 차림새가 운동화며, 짐이 한가득이라 실패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날 우리는 이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는 시도를 멋지게 해냈다. 하늘하늘 옷을 입고(난 하늘하늘 옷이 없었으므로 팔락팔락 바지) 길거리 쇼핑과 독일맥주집, IVY와 힐튼호텔클럽을 쏘다녔다. ㅋㅋㅋ언니랑 잠시 헤어져 혼자 돌아다니던 중 길가에서 작은 서점을 발견했다.온 벽이 녹색. 내방 벽지와 같은 색깔이다. 읽지도 사지도 않지만, 이상하게도 난 나라마다 서점에 들르는걸 참 좋아한다. 색색의 책 디.. 더보기
호주14 - 맨리 비치 이번 여행이 유럽과 크게 다른점이 있다면 그건 바로 지인의 여부일 것이다. 시드니 시티에 신영언니의 동아리 선배분이 살고 계시다 해서 연락 끝에 여행 가이드를 부탁하게 되었다. 유미언니와 이 선배분까지, 두분 덕분에 여행의 질은 훨씬 높아지고, 시간에 비해 풍성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었다. 맨리비치(manly beach)도 예정엔 없던 곳인데, 그 선배님 덕분에 딛게 된 곳이다. 자가용으로 직접 데려다주고, 점심 먹고 구경한 뒤 페리를 타고 시티로 돌아오는 아름다운 코스! 맨리에서도 시드니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Cliff에 데리고 가준 것이 가장 고마웠는데, 그 주택가 사이 산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를 자가용없이 대중교통으로 시간맞춰서 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니까.뭐 서울로 치면 북악산 팔각정을 경복궁역서 버.. 더보기
호주13 - 야경 밤거리를 싸돌아다니다 찍은 사진들을 모아보았다집에 돌아오는 길- 지하철노선도조차 예쁜색깔! 더보기
호주 12 - 호주산 소고기 맛을 보다 시티의 북부, 서큘러키 너머에 있는 Rocks 주변은 맛도 좋고 분위기도 좋은 고급식당이 즐비하다. 포트스테판에 다녀와서 언니랑 그날 저녁은 야심차게 마음먹고 제대로 된 디너를 먹기로 했다. 어디로 들어갈까 몇군데 기웃거리다가, 날씨도 좋고 테라스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레스토랑을 골랐는데 만원인 레스토랑에서 운이 좋게도 마침 딱 빈 테라스 자리 하나를 안내 받았다. 30여미터는 될 긴 나무 테이블을 두고 언니랑 나랑 마주 앉았더니 왼쪽 바로 옆에도 다른 일행, 오른쪽 바로 옆에도 다른 일행, 친목파티마냥 오순도순한 분위기다.아무리 외국인이어도 그렇지 남 식사중에 카메라 들이대면 수상한 사람 취급받을 것 같아 몰카로 찍는다고 찍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바디사이즈든 셔터소리든 티날수밖에 없는 450D로 참.. 더보기
호주11 - 모래사막의 위엄 사막에 산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다. 낙타든, 낙타치는 사람이든, 유목민이든 다 존경스럽다. 단어로만 접해왔던 사막을 실제로 내 오감으로 첫 체험한 흥분과 감동. 낮은 뜨겁고 밤은 추운 그 기온차를 느낄 새도 없이 짧은 시간이었지만 쉴새없이 부는 모래바람만은 충분히 맞고 왔다.포트스테판의 모래는 하얀색 고운 모래인데 마치 백사장의 모래와도 닮았다. 하긴 사막 바로 근처에 인도양 바다가 그리 넓게 펼쳐져있으니 그것이 그것일지도 모르겠다.바다와 사막이 공존하는 신기한 자연이다. 고운 모래가 쉴새없이 휘몰아치는 바람에 섞여 입에 눈에 귀에 옷에 신발에 가방에 카메라에 내가 지닌 모든 소지품에 달라붙었다. 특히 가장 처리곤란한 건 머리카락에 엉키는 모래!! 그저 질끈 묶는 수 이외에는 방법이 없다.헤어스타일이..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