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른 배를 두둥기며 고성에 찾아간 길을 다시 거슬러나와 예약해 둔 양양 솔비치 숙소로 향했다.
전날 18만원에 눈물을 뿌리며 돌아섰던 솔비치. 다음날 당당한 호텔투숙객이 되었지만 호텔앞 광장을 어슬렁거리던 우리는 왠지 좀 수상한 모양새였다.
첫눈엔 뜨악했지만 왠지 볼수록 친근감 생기던 얼굴분수.
근데, 다시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다. 화려하고 정열적인 스페인식 건축물과 이 얼굴분수와의 교집합은 도대체 뭘까?
동키가 노래부르던 솔비치 전용해변
아무리 같이 뛰놀 여건이 안되었다지만 거기까지 가서 물에 발도 한번 안 담그고 오다니 나도 어른이 되었나요?
가우디의 구엘공원을 따라한 것이 분명한 솔비치의 벤치. 요번 스페인여행 코스였던 구엘공원 옥상벤치 직찍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해변가의 두 남자
걷기좋은 산책로
호텔 입구- 사실 이것보다 훨씬 밝고 고상한 분위기.
우아한 로비에서 우아하게 Americano 한잔. 뭔가 말못할 불편함에 원샷하고 십여분만에 방에 들어와서 야구봤지만.
아. 관용님은 주스드셨음.
▲ 관용오빠 뒤의 저 여자분. 우리셋의 시선을 한참동안 받았던 뒷모습이 아름다운(정면 못봄) 분
남자에게 여자란, 인생을 바치는 사랑의 대상
아니면 마치 스포츠나 게임과 같은 끝나지 않는 소재 ?
남녀는 뭐가 그리 깊은 연이 있어 서로에게 이렇게 평생 주제가 되나?
삼일내내 오라버니 셋의 대화 농담 반 진담 반 대화가 여자로 시작해서 여자로 끝나더라. 어쩌면 여자 이외의 대화는 좀 낯간지러웠던 걸까?
하지만 (그 자첼 뭐라 비난할라는 건 전혀 아님) 난 내심 그 대화가 진심으로 '필요'에서 비롯되었다는 느낌을 좀 받았는데? 남자들의 평소 대화란 원래 그런것인지? 만약 연기라면 백상대상감
솔비치에서 나는 그냥 주인공 아닌 구경꾼 같았다. 그 문화를 향유하지 못하고, 그저 구경만 하는 구경꾼.
거긴 너무도 화려하고 돈 많은 잘빠진 남녀와 그들의 허세로 가득찬, 일하는 아주머니들의 인사가 불편한 위화감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그래봤자 콘도일 뿐인데 , 호텔 입구에 파란 하늘색으로 칠해놓은 천장과 (마치 로마의 아케이드 같은) 거창한 커피숍이 오바라고 생각해서였을까. 우리나라의 호텔 놀이문화에 내가 이미 뒤쳐진걸까? 그저 된장질이 싫은 걸까?
묘하게 덥던 5층 엘리베이터 앞의 윙윙거리던 청소기가 이상하게 기억에 남는다.
귀여운 웰컴 초콜릿
준기오빠가 합류하면서 전날 갔던 물치항 횟집과 생선구이집을 한번 더 갔다왔지만 정말 똑같은 코스였으므로 사진 패쓰!
생선구이집에서 창란젓에 밥까지 배달시켜 배불리 먹고난 뒤 횟집에서 떠온 회와 소주와 와인까지 싸들고 와 호텔방에서 2차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