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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막국수기행 원

(싸이 펌 국내여행기) 2010년 여름으로 사료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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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스쿠버가 파토나고,
연차를 쓴 금요일. 난 어디든 가야했다.
어디이기보다는 떠나는게 중요했던 나
목적지도 모른채 진우와 친구들의 여행에 발만 담그기로 했다.
 
남이라기보다 나에게 주목하고 싶은 시간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아도 뻘쭘하지 않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었다.  

내가 괜히 껴서 불편해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레 한 질문에
'아니. 전혀 상관없어'라고 쿨하게 말해준 관용,진우콤비
 
아, 그건 다행이긴한데
뭔가 마냥 좋아하기만 하긴 기분이 좀 이상하기도 하고... 남자셋이 떠날때처럼 쿨한 이 기분은 뭐지?

진우오빠의 말을 빌자면,
이번 여행의 테마는 '강원도 막국수'
막국수 맛집 기사를 따라서 강원도 몇 지역의 소문난집에 들르는 막국수 기행이다. 
 
첫 집은 바로 여기 인제의 '남북면옥'
100% 메밀가루로 만든 진짜 메밀 막국수집이란다.

인제로 167번길
로드뷰로 사전답사까지 하신 진우님께서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소리를 질렀다 '여기야!!!!’

그 유명한 맛집에 들어가서 우리는 심지어 마루조차 못 밟았는데 밖에 마련된 간이용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기 때문이다. 손님은 달랑 우리 하나.
 
뒷집에선 드문드문 개가 짖는데 그마저도 없으면 우리의 나누는 대화마저 소음이 될것 같은
저녁무렵의 고즈넉한 분위기 
인제에서 50년된 유명한 막국수집이라는데
가정집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이 비쥬얼
 
흘끗 보이는 방에서는 작은 TV가 웅웅거리며 저녁 만화를 보여주고 
할머니가 대청마루에 앉아 빨래를 개던 광경

 

그리고 대문에 기댄 자전거

이전까진 몰랐는데
이번 여행 내내 간 막국수 집엔 꼭 수육이 있더라.
원래 막국수에 수육이 세튼가?
 
빠지면 섭해서 상에 올라온 수육
그리고 동동주 한 주전자
 
이집의 백미는 동동주.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맛과 향. 정말 끝내줬음.으아
(진심으로 너무 맛있어서 사진찍을 틈도 없었음. 진짜ㅋㅋㅋ)

수육 전채를 끝내고 본격식사
단백함을 완성하는 살얼음 막국수 국물
정갈하게 부어주시고-

젓가락을 대기조차 미안한 기가막힌 물막국수 자태!!
 
놀부보쌈과 춘천닭갈비 세트가 아닌 강원도 리얼 물막국수는 조금 심심하면서도 맹숭맹숭한 감이 있지만, 쫄깃한 욕심없이 뚝 끊어지는 국수가락을 입안에 가득넣고 우물거리면 재료 자체에서 느껴지는 단백한 풍미가 있다. 솔방울 향을 맡는 것 같은 느낌? 

인제에서 나와 한계령을 넘던길
 
인제에 들르느라 이미 고속도로를 나와버린 터라
꼬불꼬불 길을 따라 한계령을 올랐다.
창문을 내리고 어두워져 가는 계곡 사이로 가득 머금은 빗공기를 얼굴로 맞아가면서 -
 
드디어 한계령 휴게소
 
안개인지 구름인지 하늘인지  
드문드문 보이는 길로 내려가면
어딘가 홀려갈 것만 같은 신비로운 곳

이순간을 즐기고 싶은 관용님의 흐뭇미소

억울하지만
중간에 사진이 없어서 그런데
바로 회를 먹으러 간건 결코 아니다..
 
숙소도 잡고, 방에 앉아서 야구도 좀 보다가, 뒹굴거리다
분명 회를 먹을때, 배가 고팠었는데.. 음

대포항 근처 물치항

고민할 것도 없이 첫집에 자리잡았다.
고기를 고르는 게 더 고민거리

회 사진은 달랑 이거 하나임
이 이후로는 취했으므로 사진 따위 없음 ㅋㅋㅋ

중간에 전화가 와서 밖에 나와 신나게 전화를 하고 있는데 낯선동네 양양에서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된 진우님이 걱정어린 문자를 넣었더랬다.그 연락조차 못 받고 배터리가 나갈 때까지 취중통화를 하다가 전화기가 꺼져버리고
 
결국은 원래 먹던 회센터집에 기어올라가 아주머니께 전화를 빌려썼다. 술취한 와중에 진우님 전화번호를 기억하고 있어 천만다행
 
'으이그'라고 써 있는 진우의 얼굴을 애써 외면한채
생선구이집에 합류한 뒤로는 넉넉한 꽁치안주로 소맥인지 폭탄주인지 바닷바람 맞아가며 신나게 드셨다.

최종종착지 -
여기 방파제
 
꽁치구이를 먹을때부터 뭔가 드문드문 기억나는데
중간에 철망에 달라붙어서 사진을 찍고 있었던 장면이 있다.
그때 찍은 사진
 
그리고 실제로 약 30분뒤
저 방파제 한가운데 드러누워서 맥주로 마무리
 
놀다 돌아오는 길에 안경 옷가지 다 놓고 올뻔하고
정신 챙겨온 게 다행
곧장 들어가 딥슬립 하셨음
 
이걸로 첫날 기행 끝-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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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1. 김신영

    아....먹고 싶어!!!!!!>.< 이 시간 어쩔꺼야!!!!, 회!! 막국수!!!!둘 다 불가능하잖아!!!에잇!

    2010.09.26 04:22 답글쓰기 삭제
  2. 최진우

    아, 또 가고 싶다 ㅠ

    2010.11.11 19:12 답글쓰기 삭제
    • 윤일로

      매주말 강원도로 출근하던 최진우님 무엇이 걱정이십니까! 떠나라 그대

      2010.11.11 23:36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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