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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Australia: Sydney and Melbourne

호주16 - 인류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곳

 

도서관은 학문과 지혜의 수도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운명이다.


인류의 영혼이 숨쉬고 있는 곳,
매혹적인 자태가 아른거리고,
천년을 버텨온 진귀한 서적의 냄새가 코끝을 맴도는 곳


나는 오늘 오래된 서가에 기대앉아 
시대의 지성과 호흡한다.
                                                                         
  「세계 도서관 기행」 유종필

 

<STATE LIBRARY OF VICTORIA>
호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 때,
우연히 잡지에서 이 도서관에 대한 소개를 읽은 적이 있다.
"빅토리아 주립도서관"
 
고대 그리스 신전을 연상케 하는 신고전주의 양식의 도서관 외관과 8각형의 큰 도서실이 인상적인, 멜번 시민의 사랑의 한몸에 받는 대표 건축물. 멜번 시내의 어느곳보다도 가장 가보고 싶었던 리스트 1순위.

입구에서 가방을 맡기고, 흡사 박물관처럼 도서관 안내도를 한장 받아들고 도서관 입구에 들어섰다. 
일층 이층은 멀티미디어실인지 서가들 사이로 컴퓨터에 집중한 사람들, 신문을 읽는 사람들, 책상에 둘러앉아 책을 나눠보며 토론을 하는 학생들이 보였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자주 보던 풍경. 발걸음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계단을 올라 주립도서관 안쪽으로 계속 올라갔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있는 체스룸. 각자 테이블에 '체스 전략 연구'같은 책을 펴놓고 체스게임에  한창이다. 시드니 하이드 파크에서 본 거대체스판 이후로 두번째 만난 체스판이다.

바로 이곳이 도서관에서 가장 유명한 8각형태의 서가 La Trobe Reading Room. 별세계가 펼쳐진다.


나는 전경이 멋진 자연경관을 보면 나도 모르게 와- 하는 감탄사를 내뱉지만 마음을 울리는 멋진 건축물을 보게 되면 오히려 말문이 막히는 것 같다.
자연이 만든 경치보다 사람이 만든 건축물이 그 스케일이나 다양함에선 부족할지 모르지만 그 안에 담긴 수많은 역사와 이야기와, 믿음과 영혼을 담아 하나하나 쌓았을 그 모습에 나 또한 경건해져서일까.
 
이곳도 그랬다. 책상에 주저앉아 이곳의 분위기에 취해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천장 유리에 바깥 햇살이 비춰들어오면 아이보리색 벽이 빛을 부드럽게 흡수하며 도서관 내부를 환하게 비춰주었다. 자연 조명의 높이 5층 돔.
 
숨막힐만큼 아름답다.
그 공간의 첫인상과 그곳을 채우는 공기와 사람들이.  
네 벽면의 책장. 네 벽면의 창과 대각선으로 뻗은 나무 책상, 녹색 전등이. 하늘의 색깔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빛의 명암이. 약간은 퀘퀘한 책 내음이.
 
시간만 허락한다면 마냥 앉아있고 싶을만큼 나를 매료시켰다.
 
그리고 그것은 책에 대한 로망이 아니라 사람들과 지혜에 대한 갈망일 것이다.
 
꼭 다시 찾고 싶은 이곳. State Library of Victoria

밖으로 나오니 퍼붓던 비가 그치고, 도서관 앞 광장에 어느덧 햇살이 물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몇백년전의 시간을 거슬러 판타지를 경험하고 다시 현실의 오늘로 돌아온 기분. 멜번에서 단 하루였지만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도시의 기억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도서관 광장에 있는 동상 옆에서 발견한 비둘기. 보호색이 카멜레온종 수준이다.

ps.150년 전통의 호주 빅토리아주립 도서관은 처음 만난 이성과 대화를 풀어나가기 위해 책의 도움을 받는 '도서관 미팅'을 실시중이다. 이 미팅 참가자들은 자신이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책을 들고와 이에 대한 이야기로 첫 만남의 어색함을 풀어나갈수 있다. 
2006.12로이터통신
 
하하 이래저래 훌륭한 곳이네!

 

#2009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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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1. 신지선

    아, 정말 훌륭한 곳이구나- 미팅 너무 좋다. 참석해보고파

    2010.07.14 18:29 답글쓰기 삭제
  2. 김지은

    난 다른데를 갔던걸까? 사진보고 어 여기가 이름은 맞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0.08.03 18:58 답글쓰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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