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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10 - 에딘버러 : 이 도시의 화룡점정 에딘버러 캐슬 에딘버러 성에 가기 위해서 성이 가까워진 골목길즈음에 투어버스에서 내렸다. 장담컨대, 재생하자마자 바로 '걸어서 세계속으로' 각 ㅋㅋ 갑자기 큰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에든버러식 버스킹이 환영해주었다. 분위기 제대로 물씬 - 성 바로 앞 광장에 도착했다. 로열마일보다 오히려 성 앞은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느낌 화려하진 않지만, 성 앞 광장에서 내려다보는 뷰는 어마어마했다. 이런 걸 차원이 다른 뷰라고 하면 될까요 난 이쪽 뷰가 제일 멋있었다. 화려한 스카이 라인은 없어도 뭔가 마음이 고요해지는 기분 성 안에 들어서니 조그만 마을이 나타났다. 성 안에도 또 한층 올라앉은 언덕이 있었는데, 많이 높지는 않았지만 정말 철저하게 높이로 권력을 누렸다는 기분은 드네요. 성 안에서 보는 풍경 역시 일품 에딘버러의 높.. 더보기
프로의 모습을 보여라? (feat 오사카 나오미의 기자회견 보이콧에 대하여)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의 오사카 나오미가 프랑스오픈 ‘롤랑가로스’를 앞두고 정신 건강을 이유로 모든 기자회견을 거부하겠다고 자신의 SNS에 발표했다. 실제로 1회전 우승 후 기자회견에 참가 하지 않자 프랑스 오픈 측은 나오미에게 만오천불의 벌금을 부과했고 나아가 앞으로 계속 기자회견 거부시 더 많은 벌금은 물론이고, 그랜드슬램 출전 금지(실격)도 강행할 것을 경고했다. 그리고 오사카 나오미는 남은 경기를 기권했다. 사회문제에 지대한 관심까진 없는 나이지만, 유독 관심가는 뉴스가 있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그중의 하나 , 오래전부터 자주 생각하게 되지만 정작 답은 잘 내리지 못했던 문제였다. 야구 선수들의 사생활 논란에 대해서 여러 일들이 있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1. 프로의 경우(공인의 경우) 어디.. 더보기
영국 9 - 에든버러 : 하루종일 타도 질리지 않을 에든버러 버스투어의 매력 * 메인 거리에 내려서는 늦은만큼 바빠진 마음에 효율적으로 도시를 구경할 수 있는 메뚜기버스를(hop on hop off) 끊었다. 하루동안 각 구역마다 자유롭게 내렸다 탈수 있는 그런 버스 - 이층으로 된 버스의 이층뒷부분은 픽업트럭처럼 반만 천장이 오픈되어있는데 관광객의 넓고 깨끗한 시야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출발할때만 해도 옅은 회색이던 하늘에 곧 짙은 구름이 몰려오더니 십분도 안되어 비가 쏟아진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천장이 있는 앞자리로 피신했지만, 나는 갈수 없지. 풍경 사진에 먼지섞인 빗자국이 있는 버스 유리창은 쥐약이다. 그나저나 난 왜 흔한 모자 하나 없는거냐. 높은 지대에 자리한 에든버러 성을 향해서 버스는 굽이굽이 길을 돌아간다. 가는 길에 적당히 광장이 나올 때마다 정차 포인트들이 있.. 더보기
인식이 높은 사람은 특정 분야에 인식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품어서 그들도 그렇게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다른 이들을 높여주면서,그들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면서, 그리고 천천히 알려주면서 되게끔 해야한다. 지적질만 하거나 결과로 말만 하는건 누구나 한다. 본인의 뛰어난 인식의 결과물을 으스대거나 남을 비난하는 것에 쓸 시간이라면 차라리 예술의 방식으로 표현해라. 글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더보기
영국 8 : 에딘버러로 출발 - 험난한 여정 * 오늘은 에딘버러에 가는 날이다. 영국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고민했던 에딘버러행. 앞으로 영국에 언제 또 올지도 모르는데 짧은 여행기간이지만 스코트랜드에 꼭 들르고 싶었다. 하루를 겨우 할애할 수 있었는데 렌트도, 기차도 생각했었지만 짧은 일정에 교통비가 살인적인 런던에서 가장 합리적인 건 의외로 비행기, 그리하여 8시 아침비행기 - 9시 밤비행기로 돌아오는 에딘버러 당일치기가 시작되었다. 아침 6시반 빅토리아발 공항행 기차를 예약해두어서, 숙소에서 6시쯤 출발하기로 했다. 빨리 걸으면 5~10분이면 도착할 거리.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한다는 부담 때문인지 새벽내 계속해서 깨었기 때문에 비몽사몽이었는데 비까지 추적추적 내려서 몸에 긴장을 떨쳐낼 수 없었다. 역사가 보일 때쯤 조금 마음이 놓였다. 어두웠지.. 더보기
영국 7 - 런던 : English Premier League(EPL) 직관하기 * 축구를 보러 가는길 이건 테마여행이다. 이번 영국 여행이 그간의 여행과 다른 특별한 점. 바로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English Premier League(EPL) 직관이다. 이건 일종의 버킷리스트이기도 하고 젊은 시기가 아니면 나중엔 하기 어려운 일이라 특별한 경험을 만들기 위함이다. 나같은 경험주의자는 직접 하고 본 것에 엄청난 플러스 요인을 준다. 가끔 한번의 경험으로 속단하는 부작용도 있지만, 그래도 말로만 떠벌리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될수 있으면 내가 직접 해보려고 하고 , 해본 사람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다. 경험이 쌓여서 이야기를 만들고 어떤 특별한 분위기가 풍겨나오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날이 갈수록 새로운 도전에 소극적이어지는 스스로를 경계하고, 늘 .. 더보기
소개팅 사건 몇주 전 아는 언니의 소개팅을 하나 주선했다. 언니와 오랜만에 점심을 먹으며 근황토크를 하던 중에 올해는 무슨일이 있어도 결혼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다가 내가 선뜻 먼저 제안을 했다. 예전에도 남편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우리끼리 생각했던 매칭이긴 한데, 굳이 요청하진 않으니 접어두었던 안이었다. 평소에도 세상 쿨한 언니는 별 조건을 걸지 않았다. 대머리가 아닌 유복하고 유쾌한 남자면 되었다. 남자분은 신랑의 첫 직장동료(형)이었던 분이다. 연락하여 의사를 물었더니 지금은 잠시 일을 쉬는 중이라 했는데 소개팅 시켜주기엔 좀 애매한가 싶어 언니에게도 물어보니 괜찮다 하여 진행했다. 나이가 비슷한 것만으로도 언니는 맘에 들어했고, 만나기 전 주고받는 말이 느낌도 좋다며 좋아했다. 만나는 날 연락이 왔었다... 더보기
아침상 차려주기 남편은 교대근무라 4일에 한번씩 아침출근을 한다. 휴직 이후엔 남편의 주간 출근날엔 되도록 아침을 차려주려고 하는데 이것이 내가 출근하지 않는 죄책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신랑이 말한것처럼 4년간 남편이 격일마다 아침에 차로 데려다 준 것에 대응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하고 싶은 것인지 어쩐지 잘 알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꺼이 하는 일이란 것이다. 그간도 사실 하곤 싶었다. 되도록이면 아끼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인데, 내 몸이 고단하면 그렇게 잘 안 되는 게으름 때문에 못했던 것이다. (맞벌이는 정말 그런 면에서 어렵다) 그러나 시간에 쫒기지 않고, 심지어 출근후에 다시 난 자도 되니까...! (세상에) 그 삼십여분을 내어 아침을 차려주었을 때 그와 나의 기쁜 기분 그것이 훨씬 즐겁다. 7년만에 신혼.. 더보기
태교여행 6 - 정선 아침 9시반에 숙암명상 클래스를 예약해두어서 비교적 일찍 일어나 준비를 했다. 씻고 나서 차를 하나 우려먹었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의자에 앉아 한가로이 즐기는 티타임이 넘나 좋다. 이박삼일 다 지났는데 이제서야 하다니..! 아쉽잖아 명상시간이 되어 둘이 같이 내려갔다. 몇차례 클래스 중 처음으로 같이하는 시간이다. 명상은 난생 처음 해보는 것이었는데 거의 움직이지 않고 그냥 호흡에 집중하는 수업이었다. 가만히 앉아서 호흡에 집중하다가 흩어지는 잡념을 인식하게 되면 그걸 다시 붙잡아 내 감각에 집중토록 하는 것이 초점인 듯 싶었다. 코앞으로 시선을 모으거나 혀를 천장에 대고 하는 행동들도. 배꼽에서 턱 끝으로 턱끝에서 배꼽으로 숨을 내리는 것들도. 여기 오면 명상 수업은 꼭 추천하고 싶다. 이곳 컨셉에 가장.. 더보기
태교여행 5 - 정선 날이 맑아졌다. 기분 좋은 날씨 아침엔 정신이 없었다. 아침에 클래스 예약을 10시에 해놨더니만 일어나 씻지도 못하고 나갔다. 어제 사온 샐러드와 요거트만 먹고- 수업은 여전히 중언부언 그래도 어제보단 나았다. 유칼립투스, 프란킨센스, 자스민을 넣고 쬐끄만 아로마 오일을 하나 만듦 내가 고른 향에 맞는 카드와 설명을 해주셨는데... 음 마치 타로점 보는 이 느낌은 뭐지? 어제의 불신이 계속 이어지는 중 ㅋㅋㅋ 클래스가 끝나니 한 11시정도 되어서, 스파를 하기로 - 타이밍이 아주 좋았다. 체크아웃하여 주말 여행 온 사람들이 빠지는데다, 체크인은 아직 일러서 가장 사람이 없을 시간. 마치 전세낸듯 놀았는데 그 밀도와 여유가 동남아에 온 기분 잠깐 인도어 풀도 좋았다. 아이들도 없고 정말 수영장 다운 수영장.. 더보기
태교여행 4 - 정선 아침마다 이상한 꿈을 꾼다. 임신 전보다 많이 뒤척여서 그런지 무서운 꿈도 즐거운 꿈도 아닌데 그냥 좀 이치에 안맞는 괴팍한 내용들이라 고개를 갸우뚱 하는 그런 느낌. 방안이 무척 건조하게 느껴진다. 일어나 양치를 하고 물을 한잔 마셨다.바깥창문을 열었더니 파도소리가 들린다. 어제는 성난 바람소리가 많이 들렸는데 하루새 많이 가라앉았다. 새벽에는 분명 눈이 부시고 더웠는데 정동이 어디인지 모를만큼 해가 잘 안보인다. 오늘 12시에 비 예보가 있으니 점점 더 흐려질 모양이다. 아침은 라면이다. 여기 작은 컵라면이 아예 준비되어있네. 근처에 먹을 곳이 마땅치 않아 다른 옵션은 없다ㅎㅎ 이 숙소는 좋은 건지 안 좋은건지 잘 모르겠다. 가격대비 너무 작고 좀 모텔같은 느낌인데 나름 뷰는 좋고 침대도 좋다. 근데.. 더보기
머리카락이 건조해도 괜찮은 이유 (feat 겨울철에 린스 안하면 낭패인 이유) 2021.01.17 - [Journal & Pic/ Life2] - 겨울철에 린스를 안하면 낭패보는 이유 어렸을 적부터 반짝반짝 빛나는 지성을 자랑하던 내 머리카락은 지각한 출근날 아침에 샤워는 포기할지라도 머리는 반드시 감아야 하는 양보할 수 없는 그 무언가였다. 야간기차 타고 도착한 새벽 겨울 러시아에서 체크인도 못하는 호텔 화장실 문 잠그고 3분만에 찬물에 머리감은 화려한 이력도 있었더랬지. 화장은 포기해도 머리감기는 포기할 수 없었다. 사람답게 다니려면- 임신을 하고 나서 몇가지 몸의 변화 중 눈에 띄는 게 있다면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건조해졌다는 것이다. 임신 15주가 넘어갈 무렵이었나, 피부와 머리카락이 대체적으로 건조해졌다는 걸 처음 인지했는데 피부는 뭔 화장품이라도 집어 듬뿍 발라 무마해본.. 더보기
영국 6 - 런던 : 볼거리 가득 코벤트가든 * 비가 많이와서 버스를 타고 코벤트 가든으로 이동했다. 코벤트가든은 실내에 조성된 몰인데, 몇개의 브랜드샵과 더불어 이름모를 작가들이 직접 디자인한 소품 등을 나와 파는, 오리엔탈부터 장난감샵까지 컬렉션도 다양한 곳이다. 몰 한가운데서는 오솔레미오를 부르는 흑인아저씨가 그 풍부한 성량으로 풍미를 한껏 더해주고 있다. 어제 저녁에 들렀던 본드스트리트의 명품샵들보다, 옥스포드서커스의 글로벌브랜드샵들보다 훨씬 구미를 당기는 느낌. 거리의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 소품들이 눈길을 빼앗는다. 엄마가 어렸을적에 조잡한것좀 사모으지 말라고 늘 그랬었는데, 그러고보면 사실 난 음반, 서적이나 그릇, 앤틱 등 정말 특정 취향도 없이, 그저 느낌만 오는 물건들의 뒤죽박죽 집합소를 만드는데 재능(?)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 더보기
영국 5 - 런던 : 흐린날 도시 걷기 * 다섯시쯤 한번 눈을 떴다가 , 다시금 눈을 감았다. 몸이 기억하고 있는 리듬은 가끔 놀랍도록 무섭다. 시간이 빠른 한국에 비하면 조금 늦은 기상시간이 되니 눈이 떠지는 바이오리듬. 어제는 첫날이었고, 내일은 에든버러로 일찍 출발해야하니, 오늘은 늑장을 좀 부려도 되겠지. 여행을와서 늘 더 바쁘고 몸이 피곤한건 어쩔수 없는 딜레마인 것도 같지만, 늘 같은 여행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의 한계도 조금 답답하다. PRET이라고 쓰여진 카페가 길거리에 눈에 많이 띈다. 가격도 적당하고 품목도 다양한 걸 보면 영국의 빠바 정도로 보면 될까? 조촐하게 아침을 빵과 수프 요거트로 해결하기로 - * 이 나라는 외국인들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는것만 같다. 이 귀여운 빨간 버스와 예쁜 장난감같은 런던아이, 빨강.. 더보기
태교여행 3 - 경주, 포항 호수가 잘 보이는 창문가에서 자니 계속 동트는 걸 주목하게 된다. 새벽 네시경 그리고 다섯시경에 조금씩 눈을 떴나, 삐그덕대는 침대도 그렇지만 바깥이 밝아오는 걸 보고싶어 계속 설잠을 자게 되네 여섯시쯤인가 눈을 뜨니 어느새 밝아져있었다. 새벽녘의 구름은 아침과 한낮과도 다르다. 구름을 담기 위해 베란다로 나섰다. 사진을 몇장 채 찍기도 전에 비둘기가 날아든다. 그것도 두마리. 아니 내가 비둘기방을 예약했나 이거 너무 한거 아니오. 어쩔수 없이 오늘도 후퇴 ㅜㅜ 이틀연속 다녀왔으니 산책은 생략. 아침으로 집에서 가져온 명란바게트와 초코 크로아상을 순삭했다. 커피도 좀 끓여먹으려 했건만. 여행지의 여유로운 아침은 언제쯤. ? 짐을 다 챙겨 체크아웃을 하고 현관 정문을 나서는데 어제아침보다 훨씬 따뜻한 온도.. 더보기
태교여행 2 - 경주 창문밖 호수가 희끄무레 밝아서 동이 터오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밤새 뒤척였다. 극적인 동틈은 없어도 호수 물안개 피어오르는데 붉은 빛이 예쁠 것 같았는데 왠걸. 붉은빛은 전혀없고 그냥 차츰 밝아지기. 여긴 서향인가보다. 8시가 되기전 눈을 떠서 핸드폰을 보며 좀 뒤척이다가 창밖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에 벌떡 일어났다. 얼굴에 대충 물칠을 하고 정신을 차리려고 차가운 스킨을 바른 뒤 겉옷까지 들춰입고 추울까 스카프도 하나 단디 하고 야심차게 창문을 열고 베란다에 앉았는데 사진 두세장 찍다가 푸드덕거리고 날아든 비둘기에 뒷걸음질로 도망치고 말았다. 아니 내가 새를 평소 무서워하는 건 아닌데 그 자그마한 베란다 네모칸 안에 비둘기가 서너마리씩 달려드니 퇴로도 없고 싸우기가 어렵네. 계속 푸드덕 거리는 공격적인 .. 더보기
태교여행 1 - 경주 2021.04.14-19 휴직 다음주, 따뜻한 봄날에 떠난 태교여행 아침 일찍 당직을 마치고 와 맞이한 조군. 다른 때와 다르게 짐도 여유있게 쌌다. 이번 여행의 컨셉은 이름에 걸맞게 급하거나 서두르지 않기이다. 짐은 작은 캐리어 1개, 큰 캐리어 1개, 보스턴백에 쇼핑백 2개. 쇼핑백 하나엔 탄산수만 6병이다. 짐이 둘만 가도 이리 한가득인데 두부가 태어나면 우린 어쩔려고 이러는가 ㅎㅎ 어느 걷기여행프로에서인가 ‘짐은 곧 두려움’이라고 했는데 나 역시 두려움이 많은 타입이 분명. 오늘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간다. 경부 타고 지방에 내려간적은 오랜만이다. 그간 주말에 인파를 피하느라 우회길을 택해 온 탓인듯. 생각해보니 여행일정을 주말에 꼭 맞출 필요가 없던 이 친구는 나를 위해 희생해왔네. 내려가는 길.. 더보기
영국 4 - 런던 길거리 산책 * 전망좋은 미술관 6층 카페에서 라떼를 한잔하고 나오니 날씨가 조금 개었고 템즈강변엔 걷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거리를 걷다보니 이런 작은 간판이 세워져있다. “Poetry for hire, Any topic” 그림을 그려주는 길거리 화가들은 종종 봤지만 , 시를 써주는 사람은 처음이다. 멋들어진 햇을 쓰고, 테이블엔 커피를 한잔 올려놓고, 작은 걸상에 다리를 접어 앉은 남자는, 자기 두손보다 작은 타자기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경쾌하게 타자를 치고 있었다. 거리의 시인들이란 정말 이런 사람들을 두고 한 말인가보네. 나도 한번 시를 부탁해보고 싶었는데, 그들이 간결하게 써줄 시를 내가 그문자 그감성 그대로 이해할 자신이 없어 그만두었다. 문화를 향유하려면 언어는 기본인데, 나는 우리문화밖에 못 누리는 안타까.. 더보기
영국 3 - 런던 : 테이트모던 미술관 * 런던에서 요새 가장 유명하다는 미술관인 테이트모던을 첫 관람으로 골랐다. 르네상스 작품들이 즐비한 내셔널갤러리와 전세계의 훔쳐온 유물들이 수집된 대영박물관도 있지만, 의외로 런던사람들은 현대미술에 훨씬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테이트 모던 이외에도,테이트 브리튼, 서머셋하우스 등 수준높은 현대미술이 활황이다. 테이트모던의 첫인상은 ‘세다’ 는 느낌. 확실히 현대미술은 센언니같은 느낌이 있다. 재료와 기법도 특이하지만 일단은 충격적인 요법이 주는 무게감 때문인지, 비주얼 충격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나의 기반지식이 부족하여 조금더 작품을 알면 좋을텐데, 그냥 직관적인 느낌만으로 감상할수밖에 없는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다른때는 오기전에 준비하며 작가나 작품의 책도 좀 찾아보곤 했었는데, .. 더보기
영국 2 - 런던 : 영국의 건축물들 * 아침 6시반에 눈이 떠져 잠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컴컴하던 하늘이 금세 동이 텄다. 창문밖은 구름이 한가득. 강수 예정이었는데 그나마 비가 안와 다행인가. 잔뜩 구름낀 하늘에도 감사하게되다니 영국이 뭐라고 -조식을 시켜먹기로 했다. 보통은 조식포함으로 호텔방을 예약하는 편인데 런던에서는 숙소를 이곳만 예약한 터라 4일간 같은 조식 먹기도 지겹고 가격도 상당해서 이번에는 조식불포함으로 방을 예약했다. 그러다보니 생긴 룸서비스 옵션! 이곳은 심지어 24시간 룸서비스 가능한 메뉴도 몇 있다.룸서비스는 참으로 편리한 듯. 준비 시간도 줄이고, 먹기 직전 상태로 세팅해주는 거 완전 편함. 식당의 조식메뉴가 궁금하다기보다 이제 귀찮은걸 보면 나도 나이가 들었나 싶기도 하다. 30파운드나 되는 로열잉글리.. 더보기
영국 1 - 런던 : 출발 2018.04.06~11* 어제는 비가 하루종일 오고, 또 밤새도록 비가 내렸다.아침나절의 비개인 하늘은 쌀쌀하면서도 기분좋게 만드는 촉촉한 차가운 공기. 곧 열두시간 비행기를 타고 떠난다는 것이 믿기어려울만큼, 실감이 나지 않는 이번여행. 예약할 때도 정신없이 바빴지만, 출발일주일전쯤 갑자기 닥친 예기치 않은 회사 사정(발령)으로, 더더욱이나 여행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휴가는 생각없이 떠나야 제맛인데, 그냥 한순간한순간의 새로운것, 장소, 분위기를 느끼며 오감을 집중해야하는 것인데 , 그래도 그걸 충분히 즐기고 오기 힘든데 , 이렇게 번잡스러운 마음에서야.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 나는 분명히 정리가 필요하다. 여행의 목적이 이렇게 뚜렷한 것도 처음이다. 이전에 어느 여행 칼럼에서 읽은 것처럼 각각.. 더보기
임신일기 2 - 난임병원 첫번째 이야기 20대 무렵에는 내가 난임병원에 다니리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렸을 때 약골 체질도 아니었고, 늘 잘 먹고 잘 자는 케릭터였으니까. 심지어 약사셨던 아부지는 어지간한 아픈 증상에도 병원은 커녕 그냥 가만히 있으면 나으니 기다리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목감기처럼 염증이 분명한 경우에만 집에 있는 오래된 약통 (약국시절부터 갖고 있는, 통안에 든 알약 수량이 어마무시한, 아마 몇백개 타블릿은 너끈히 들어있는 엄청 큰 약통)을 꺼내어 항생제를 주시는 게 고작이었다. 은행에서 세번째 지점으로 옮길 무렵쯤, 나는 서른이 조금 넘은 나이로 결혼을 했고, 그때 그 지점은 하루빨리 탈출하고 싶은 곳이었다. 난 당연한 수순을 밟듯이 근처 산부인과에서 산전검사를 했고, 배란테스트기를 동원하여 날짜를 맞추곤 했다. 그러.. 더보기
망원동 초콜릿 샵 - 카카오다다 cacaodada 망원동에 이사오고 나서 좋은 점 중 하나는, 조그마한 고퀄 맛집들이 많다는 것이다. 카카오다다는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초콜릿가게. 단순 초콜릿가게라고 하면 이집에서 좀 속상할 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무려 이렇게 많은 국제대회의 상을 휩쓴 , 범상치 않은 초콜릿을 파는 곳이기 때문이죠. 세계 각지의 카카오농장에서 엄선한 카카오빈을 직접 볶고 갈아내는 과정을 통해 빈투바(Bean-to-Bar)초콜릿을 만든다고 소개가 되어있는데, 빈투바는 cacao bean to chocolate bar, 그러니까 재가공 과정 없이 직접 카카오콩으로 만든 초콜릿바를 의미한다. 몰랐는데, 우리가 흔히 접하는 초콜릿들은 외국의 초콜릿을 대량으로 사와서 다시 녹여서 바를 만든다네? 아마 대량공정의 효율성과 가격을 생각해서겠지... 더보기
드로잉 원데이클래스 - 아크릴화 그리기 휴직하고 하고 싶었던 취미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림 그리기였다.재작년에는 물감을 사서 수채화를 끄적거려봤고, 작년에는 펜을 사서 어반드로잉을 해봤는데 둘다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으나 너무나 혼자서 노하우도 없이 고군분투하는 것. 그래서 휴직 후 몇달의 시간이 나면 원데이클래스나 3-4번 초급반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집근처에도 클래스가 여럿 있어서, 가까운 곳에 적당히 예약을 했다. 신청 후 무엇을 준비해야하냐 물었더니 스케치를 미리 해준다고 그릴 그림을 보내달라고 한다. 무슨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그때부터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는데, 생각을 계속하다보니 문득 무엇을 그릴지를 고르는 것은 무슨 그림을 구매하느냐 결정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었다. 펜과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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