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Book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가난한 사람’은 한국의 소득계층상 하위를 말하는 정도의 개념은 아니다. 말그대로 세계적 빈곤국가의 원조에 대한 부분. 최근 총균쇠에서 서구/비서구간 문명격차의 원인을 짚어준 데 충격을 받고 보니 나에게 이 문제는 뻗어나온 가지처럼 추가로 자연스레 궁금해진 (사실 예전부터 평소 정말 의아했던) 부분이었다. 가난한 국가의 사람들은 왜 아이를 계속 낳을까? 교육이 미래라는 건 알지만 그들의 국가에 그정도 수준의 학교를 세우는 것은 이후로 어느 정도 수준까지 노력을 거쳐야 유의미한 결과물이 나올 것인가. 단순히 건물을 세우고 알파벳을 겨우 가르친다고 하여 우리가 실감할 수 있는 그런 잠재력이 끌어나와지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왜 보험이나 의료정책은 빈곤국가에서 작용하지 않을까. 해외원조.. 더보기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혼자 자는 날은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는 날이다. 굉장히 릴랙스한 채로 온 몸이 이완되는 기분으로 눈을 떴다. 오랜만에 조용한 휴일아침이다. 늘 이맘때는 날씨가 좋았던 기억이 있다. 사과를 반쪽 잘라서 다섯등분한뒤 접시에 담아 거실 탁자 옆으로 가져와 먹었다. 거실에 펼쳐놓은 퍼즐이 유혹하여 자석에 이끌리듯 바닥에 앉아 조금 맞추기 시작하였다. 거실을 비추는 광량이 충분치 않아 침침한 기분이라서 다시 일어나 거실등을 켜고는 일어난 김에 따뜻한 차를 한잔 하려고 주전자에 물을 데우고, 페퍼민트 티백을 하나 준비했다. 물을 끓이는 시간에 잠시 서있다가 문득 옆에 붙어있는 서재방을 들여다보았더니 동쪽 향인 이 서재 방이 , 지금은 나의 시간이라는 듯 따스하고 안온한 빛으로 맞이한다. 그.. 더보기
상식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중 권위자로 유명한 분이라 한다. 이분의 책을 읽는 건 처음이지만 이름은 들어본 건 아마도 몇 년 전 한참 광고하던 ‘부의 감각’ 때문인 것 같다. ‘상식밖의 경제학’은 옆에 한과장님의 추천이 있고 표지가 맘에 들어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이것은 10주년 기념판 양장본이고 2008년에 초판이 나왔다고 한다. 그걸 찾아보니 책표지는 왠지 알만한 익숙한 책이다. 아마 당시에도 꽤나 유행했으리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는 소개가 다시금 생각났다.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신 남편님이 행동경제학을 가끔 최애경제학 분야로 꼽는 바람에 나 역시 덩달아 익숙한 (그러나 잘 모르는) 분야. 그런데 보다보니 나 역시 이런 ‘행동경제학’의 분야를 좋아할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심.. 더보기
고미숙님 두 권의 책 1.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재밌게 글을 쓰시는 분이다.그러나 뭔가 모르게 글이 살짝 오래된 느낌이 드는건 (유행이 지난 느낌이랄까) 철지난 유머의 수사가 많기 때문인 듯 하다. 주절주절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의 수사. 그녀는 연암에게 유머가 있다고 극찬하는데, 아직은 연암의 유머보다는 고미숙씨의 유머시도가 더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역시 유머는 피터드러커같이 진중한 가운데 촌철살인으로 웃기는게 내 취향인듯. 그런 가운데 역시나 오랜만에 보는 좔좔 흘러넘치는 지식들, 엄선한 단어들과 비유와 유희들이 훨씬 더 반갑다. 몇달전에 “우리몸이 세계라면”을 쓴 김승섭 작가의 글을 읽으며 정중하고 잘 퇴고된 젠틀한 문장에 감탄했다면, 뿜어져나오는 그녀의 단어들은 발라당 까진 느낌이지만 에너지가 콸.. 더보기
진보의 역설 - 그레그 이스터브룩 “우리는 왜 더 잘살게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 많은 현상을 임팩트 있게 분석해낸 이 책은 그야말로 요약정리를 필요로했다. 그저 요약본을 주기적으로 읽기만 해도 내게는 큰 도움이 될것 같아 남긴다. ​ • 현대미국인과 유럽인의 삶에서 거의 모든 경향선이 긍정적인 형태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과정 가운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서구의 삶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 사실조차 부정하는 이유, 풍유롭고 자유로우며 기본적으로 꽤 훌륭한 미국과 서구유럽에서 너무도 많은 불행한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극복했는데도 더 많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 • 낙천적 사회적 환경과 개인의 불행의 오버랩 1)선택불안:사회적 힘에 구속되어 선택해야할 사항이 지나치게.. 더보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연휴 끝 월요일. 3일밖에 되지 않는데 이번 연휴가 오기전에도, 지나가는중에도, 마무리할때도 참 소중하고 시간이 조각조각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목요일에도 자꾸 요일확인을, 금요일에도, 토요일, 일요일도 마찬가지였다. 나 스스로에게도 확인,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도 확인했다. 아마도 이런 기분은 요새 나의 삶이 어딘가 억눌린 것이 아닌가 , 그걸 반영하는게 아닌가 싶은 추측이 든다. 휴일의 시간을 붙잡고 싶은 기분은 비휴일의 나는 정상적인 내가 아니라는 말이 아닌가. 일본 철학자가 쓴 50 철학책 뒷부분을 읽고있는데, 이 사람의 논조가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어 마음에 든다. 최근에 되돌아 복기하며 본 것중에는 특별히 한가지 부분이 잔상이 남는다. 나의 환경이 단순히 내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1) 내가 일.. 더보기
사랑이 달리다 추천자의 말대로 글이 재미있다. 그냥 정신없이 재밌게 읽다보면 어느새 한웅큼씩 넘어가있는 책장. 이토록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듯. 웰메이드 재기발랄체가 주는 흡입력으로만 따지면 스포츠신문에 연재된 소설의 스피드급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 그러나 그 속도감에도 마음을 울리는 가족애와 구성원으로서 공감의 구석.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가족들의 면면이나 대사 같은 것을 찰지게 잘 옮긴 탓도 있겠다. 감탄해 마지 않는 마성의 글쓰기. 그러나 다 읽고 나서 뭔가 이 후련하지 않은 기분은 뭔가. 마하39 속도로 달린다는 여주인공 혜나의 이야기에 나도 한바탕 같이 달리고 와하하 웃긴 했지만, 결국 예쁜 얼굴 타고 나서 부잣아빠와 번듯한 신랑의 용돈 받아 쓰며 여태 제멋대로.. 더보기
샬로테 - 격정적인 한달동안에 내 가방에 하필 함께 들고 다닌 책이라 그런건지, 샬로테의 삶이 워낙 격정적이어서였는지, 나에게는 울림이 많은 책이었다. 한달내내 읽었고, 한달내내 그녀와 나의 감정이 마치 평행처럼 나란했다. - 그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집안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아있었다. 대를 물려 이어지는 자살의 유전자. 도대체 왜인지 설명할수 없는 그 화염과 같은 힘에 모두들 넋을 빼앗겼다. 그 중에도 꿋꿋하게 삶을 지켜나가는 샬로테의 의지. 그건 그림을 향한 그녀의 열정뿐이다.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담담한 어조따위는 애저녁에 멀리, 그녀의 삶을 수놓는 모든 고난과 혼란의 순간을 모든 책 구석구석에 절절하게 수놓았다. 과하면 과할수록 좋았다. - 읽을수록 격정적이고 침울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한없이 우울..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