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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상식밖의 경제학

 

 

 

댄 애리얼리.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중 권위자로 유명한 분이라 한다. 이분의 책을 읽는 건 처음이지만 이름은 들어본 건 아마도 몇 년 전 한참 광고하던 ‘부의 감각’ 때문인 것 같다.

 

‘상식밖의 경제학’은 옆에 한과장님의 추천이 있고 표지가 맘에 들어 읽기 시작했는데, 읽다보니 이것은 10주년 기념판 양장본이고 2008년에 초판이 나왔다고 한다. 그걸 찾아보니 책표지는 왠지 알만한 익숙한 책이다. 아마 당시에도 꽤나 유행했으리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였다는 소개가 다시금 생각났다.

 

경제학을 복수 전공하신 남편님이 행동경제학을 가끔 최애경제학 분야로 꼽는 바람에 나 역시 덩달아 익숙한 (그러나 잘 모르는) 분야. 그런데 보다보니 나 역시 이런 ‘행동경제학’의 분야를 좋아할 만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심리학의 정수를 배우는 것과 같은 통찰력에 감탄하고, 그것이 경제라는 생확밀착형 분야와 접목되며 더더욱 현실감이 난다. 영업을 주무기로 하는 직장인이자, 경제정책 최일선의 은행원이 느끼기엔 아주 맞춤형 공감서!

 

작은 통찰이라도, 적어두고 복기하며 무기로 삼아보겠다 생각이 들정도로 충분히 설득적이었다.

 

이 책을 재미있게 봤으니, 이제 행동경제학책의 바이블이라는 '생각을 위한 생각'에 도전해보아야지! 

 

 

 

1. 사람들은 비교를 좋아해

 

우리가 주변의 사물을 인식할 때는 항상 다른 것과 연관 지어 비교한다. 그러나 그것 중에서도 비교하기 쉬운것만 골라서 비교하는데 그래서 ‘미끼’ 상품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것의 존재만으로 나의 결정은 한 코너로 몰릴 수밖에 없다. 소비자로서 미끼의 함정에 속지 마라. 생산자로서 내가 뭔가를 팔아야 한다면 미끼 상품을 고민해라. 2개를 판다면 1번과 2번 이외에 1번과 대조하여 조금 품질이 떨어지지만 가격은 비슷한 그런 3번(미끼)를 넣으면 2번,3번은 모르지만 확실히 1번은 잘 팔린다.

 

2. 모든 것은 첫인상에서 결정된다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비이성적인 행동을 능동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우선은 스스로가 얼마나 심약한 존재인지를 알아야 한다. 최신형 휴대폰을 구입하거나 매일 4달러짜리 고급커피를 마실 계획이라면 그 습관부터 따져봐야 한다. 그후 거기서 자신이 얼마나 큰 기쁨을 누리는 지 자문해야 한다. 기대했던 만큼의 기쁨을 누렸는가? 거기에 들어갈 돈을 아껴 다른 일에 썼다면 더 큰 기쁨을 누릴 수 있지 않았을까?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 어떤 행동이 반복되어 나타날 때는 그것을 꼼꼼히 따져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오랫동안 의사선택을 좌우할 첫 번째 결정에는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처음 어떤 결정을 내릴 때는 보통 그 결정이 이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한번으로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첫 번째 결정이 이후 다른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그러므로 첫 결정을 내릴 때는 그에 상응하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반성 없는 삶이란 살 가치가 없다고. 지금이라도 우리 삶에 스며있는 각인과 앵커를 낱낱이 헤아려보아야 한다. 한때 더할 나위 없이 이성적으로 보였던 그 선택이 여전히 그런지 따져볼 일이다. 과거에 자신이 했던 선택을 재고해볼 수 있다면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도 있다. 그것이 정말 이성적인 것이다.

 

 

전통경제학에 따르면 시장의 상품가격은 공급과 수요의 균형에서 결정된다. 겉보기에는 멋진 생각이지만, 이 생각의 중심에는 독자적인 두 힘이 함께 시장가격을 형성한다는 가정이 깔려있다. 그러나 이 실험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결론, 즉 임의적 일관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이런 가정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의 지출의지는 수요에 해당된다. 그러나 소비자의 지출의지는 쉽게 조작이 가능하다. 이말은 곧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취향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으며,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 지불해야 하는 가격에도 이 영향이 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표준경제학에서는 공급과 수요 이 두 힘을 서로 독립적이라고 가정하지만, 앵커를 만들어내는 조작과정을 보면, 이 둘은 상호의존적이다. 앵커는 권장소비자가격, 실판매가, 판촉, 상품 안내 등의 공급쪽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가격변화에 얼마나 민감한가는 예전에 지불했던 가격을 얼마인지 기억하고 그 가격에 구매결정을 했던 경험을 일관되게 유지하려는 욕구에 크게 좌우된다. 정말 구입하고 싶은지 혹은 필요가 있는지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정부가 가격을 강제로 올려도 수요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가격인상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미미하다.

 

 

특정 재화를 구입함으로써 얻는 만족이라는 가치를 정확히 산출하지 못하고 임의로 설정된 앵커를 따르는 일이 빈번하다면 교역을 한다고 해서 우리에게 이득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이 이야기는 공급과 수요라는 시장의 두 힘을 가지고 최선의 시장가격을 만들어낼 수 없고 우리의 유용성을 극대화할 방편으로 자유시장체제를 믿을 수 없다면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한다. 이는 보건, 의료, 식수, 전기, 교육과 같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공공재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면 공급과 수요, 그리고 그 둘의 조화를 전제로 한 자유시장이 가장 이상적인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이성적이지 않고 불합리한 존재다. 경제정책은 이러한 인간의 특성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물론 그 정책을 집행하는 정부가 합리적이고 신중하기를 먼저 바라야 하겠지만.

 

3. 공짜가 제일 비싸다

 

대부분의 거래에는 상한선과 하한선이 있다. 그런데 어떤 물건이 공짜라면 하한선을 망각하게 된다. 공짜라는 말이 심리적으로 끼치는 영향은 지대하여, 우리는 공짜물건에 실제가치보다 훨씬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이는 인간이란 본능적으로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짜의 실제 매력은 이런 두려움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공짜제품을 손에 넣는 순간 손해의 가시적인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공짜가 아닌 제품을 선택할 때는 어떨까? 거기에는 잘못된 결정일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즉, 손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가격의 세계에서 공짜는 그저 가격의 한 형태가 아니다. 아주 작은 10센트도 수요 차원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공짜제품을 향해 격해지는 감정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없다. 공짜효과라고 하는 이것은 독자적인 영역을 가지고 있다.

 

공짜의 거역할 수 없는 매력 때문에 원하지도 않는 물건을 얼마나 많이 구입 해 왔던가. 공짜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두 제품 가운데 하나를 고를 때 공짜가 있으면 거기에 마음이 쏠린다. 두 개의 할인선택지 중 더 큰 폭의 이득을 주는 내용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그저 공짜의 함정에 빠진다. 아무런 이점이 없더라도 수수료 없는(공짜) 계좌를 고르는 이유가 그것이다. 나머지 하나가 수수료가 그 이상의 가치를 하는지는 고려되지 않는다.

 

0 이라는 개념은 시간에도 적용된다. 어떤 활동에 쓰는 시간은 다른 것에서 빼 온 시간이다. 시식용 아이스크림을 받기 위해 50분간 줄을 서거나, 얼마 되지 않는 돈을 환불받기 위해 1시간 동안 장황한 서식을 작성한다면, 그 시간은 버리는 시간이다. 그러나 공짜라는데..! 당신은 공짜의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가?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싶은가? 그러면 뭔가를 공짜로 만들어라! 물건을 더 많이 팔고 싶은가? 팔 물건 가운데 공짜로 내놓는 것이 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사회정책을 시행할 때도 공짜 전략을 이용할 수 있다. 전기자동차를 널리 보급하고 싶은가? 등록세와 검사수수료를 낮추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면제하라.

 

4. 돈이 해결해줄 수 없는 것들

 

사람들이 돈이 아닌 명분 때문에 더 열심히 일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는 무수히 많다. 몇 년 전 미국퇴직자협회는 몇몇 변호사들에게 가난한 퇴직자들을 위해 시간당 30달러의 저렴한 비용에 법률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변호사들은 거절했다. 프로그램 담당자는 이후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놀랍게도 변호사들은 응낙했다.

돈이 언급되면 변호사들은 시장규칙을 적용하게 되고 제안받은 액수가 그들의 수입과 비교하여 작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돈이 언급되지 않으면 변호사들은 사회규범을 적용하여 기꺼이 시간을 내주는 것이다. 왜 그들은 퇴직자들을 도와주는 셈 치고 30달러의 저렴한 비용에 사람들을 도와주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 것일까? 일단 시장규칙이 사람들 마음에 자리 잡으면 사회규범은 밀려나게 마련이다.

 

 

시장 규칙 대신 선물은 어떨까? 선물이 보잘 것 없어도 그것 때문에 언짢아한 사람은 없었다. 작은 선물을 받더라도 사회규범의 세계에 시장규칙을 끌어들이지 않은 것이다.

 

사회규범과 시장규칙을 뒤섞으면 어떻게 될까? 값을 매긴 선물을 대할 때 그 액수의 현금을 대하듯 반응했다. 값이 드러난 선물은 참가자들을 사회규범의 세계에 머물도록 하지 않고 시장규칙의 세계로 들어가게 했다.

 

사람들은 아무 대가도 받지 않을 때와 합리적인 수고비를 준다고 했을 때 기꺼이 도와주었다. 그러나 보잘것없는 수고비를 준다고 하면 그냥 가버렸다.

 

사회규범에서 시장규칙으로 바뀔 때 달라지는 점들을 확인하는 실험을 했다. 탁아소에서 아이를 늦게 찾으러 오는 부모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것이 유용한 억제기능을 하는지에 관한 실험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벌금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으며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벌금을 부과하기 전 부모는 아이를 늦게 찾으러 오는 것이 사회규범의 영역에 있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부모는 어쩌다 늦으면 진심으로 죄송스러워했다. 그런 미안함이 부모로 하여금 다음부터는 제 시간에 찾으러 가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벌금을 부과하기 시작하자, 사회규범이 시장규칙으로 바뀐 꼴이 되었다. 부모는 자신들이 늦은 것을 돈으로 처리하면서부터 아이를 늦게 찾으러 오는 상황을 시장규칙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벌금을 내면 되니까 이제는 늦을지 말지 상황에 맞춰 결정하면 그만이었다.

 

몇주 뒤 탁아소가 벌금을 없앴다. 그렇다면 부모들도 사회규범의 세계로 돌아왔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벌금은 없앴지만 부모의 처신은 바뀌지 않았다. 벌금을 없애자 오히려 아이를 늦게 찾으러 오는 횟수가 조금 늘기까지 했다. 결국 사회규범도 시장규칙도 모두 제거되어 버린 것이다.

 

이 실험을 통해 한가지 확인한 사실은 사회규범과 시장규칙이 충돌하면 사회규범이 밀린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적 관계는 다시 세우기 어렵다. 사회규범이 한번 시장규칙에 밀리게 되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

 

사회적 세계와 시장의 세계에 동시에 산다는 것은 우리삶에 시사하는 바가 많다. 물건을 옮길 때, 아이를 맡길 때, 부재중에 업무처리를 해줄 때, 도움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6. 내 안의 지킬박사와 하이드 씨를 다루는 방법

 

하나의 감정 상태에서 다른 감정 상태를 헤아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를 잘 고려하여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경험을 한 후 앞으로 우리가 놓이게 될 감정 상태를 이해해야 한다. 자신의 양면을 다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분한 상태와 들뜬 상태를 모두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 둘 사이의 차이가 우리 삶을 어떻게 이롭게 만드는지. 우리 자신이 얼마나 ‘선한가’와는 관계없이 격한 감정이 자신의 행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제대로 알고있지 않다.

완전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여러 자아가 모인 덩어리이다. 지킬 박사로 하여금 하이드 씨의 힘을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지만, 어떤 격한 감정에 사로잡혔을 때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때론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