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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빅토리 노트 - 이옥선,김하나 언니가 빌려준 김하나 작가 본인의 육아일기. 물론 저자는 그녀의 어머니이다. 다정한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을 보면서 가장 좋았던 건 나의 일기에 동력을 두배 정도는 부어주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남의 것를 보기만 해도 좋은 것을, 나와 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또 마침 그럴 때라는 것이 얼마나 기쁨이고 행복인지. 그래서 언니가 두번이나 강력하게 내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하였던 것이 아닐까. 엄마의 노트 앞면에 아무렇게나 적혀있던 문구 victory note가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는 것이 재미있고, 그 시절의 노트들이 너무 연상되어 와닿았다. 그러나 우리 아기의 육아일기는 이렇게 노트로 남겨주는 시절은 더이상 아닌지라 이런 얻어걸리는 제목도 있을리가 없고. 손때묻은 노트 표지와 다정한 글씨도 남.. 더보기
후회의 재발견 - 다니엘 핑크 # 명사의 추천에서 보았나, 주제가 신선하여 마음이 끌렸다. 여태껏 절박하게 와 닿는 단어는 아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마도) 태세가 바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쯤 이 책을 접한 건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라 생각한다. # 알게된 것. 1. 일리이즘illeism이라는 스스로를 삼인칭으로 부르는 수사법은 카이사르도 썼던 유래깊은 스킬이다. 2. 내가 비교적 감정조절에 능했던 이유는 '자기거리두기'를 나도 모르게 해 왔기 때문이었다. 이 책에서 다룬 '후회' 뿐 아니라 다른 여러 감정이 모두 대상이 되었으며 사전단계인 '자기 노출'(쓰기)까지 자연스레 동반된 완벽한 기술을 내가 이미 부리고 있었다. 3. 그리고 이 기술의 이름은 '유체이탈해서 바라보기(내가 붙임)'가 아니고 '벽에 붙은 파리 기법fly.. 더보기
엄마도감 - 권정민 뜻밖의 선물. 얇고 가벼운 그림책이지만 가벼이 읽히지는 않는다. 아기의 시선에서 엄마를 바라보는 각도가 산뜻하고 아기의 입장에서 엄마의 행동을 서술하는 것이 귀엽다. 무릎을 굽혀 아기와 같은 높이에서 눈 맞춤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고 그냥 이 모든 게 사랑스러워진다. 묘사된 엄마의 옷차림이나 표정이나 손목보호대까지 디테일이 살아있다. 더보기
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신작 소식에 기대하며 밀리에 오픈된 첫날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완독이 늦어진 건 책이 내겐 조금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책의 상당부분은 작가의 SNS에 포스팅 된 글이 포함되었는데 모르고 읽기 시작한 터라 기시감에 좀 의아했고. 신작을 잘 안보는 내가 시의성 좋게 현실밀착형 산문을 두루 읽은 것은 좋았으나 워낙 짧은 글모음(글감 하나에 대개 1-2page) 이어서 더 깊은 생각의 전개를 엿보지 못한 것이 특히 아쉬웠다. 작가의 이전 작품 살고싶다는 농담이나 버티는 삶에 대하여 에 비한다면 거의 1/3 정도의 길이. 내 단점일 수도 있는데, 일단 보고싶은 책을 접하면 좀 진도를 쭉 빼고 싶은 마음에 스피드를 올리다보니 문장과 맥락을 빨리 지나가서 섬세하게 살피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게 짧은 글과 더해.. 더보기
평범한 결혼생활 - 임경선 몇 달 전에 서점에서 슬쩍 들춰봤다가 재밌어서 리스트에 올려두었는데 신작 나온 김에 찾아보니 마침 밀리에 제공되고 있어서 신작과 함께 읽어보았다. 좋았던 건 역시 본인이 겪은 귀여운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 능력. 아쉬웠던 건 내용 중 개인적 소재보다 결혼생활 일반에 대한 견해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나도 따라 쓰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인데, 내게 조만간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면 이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정성스레 다듬어도 누가 읽어줄지 의문이지만 (그리고 그녀 말대로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차고 넘쳐서 그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써야 할 것이지만) 그런 마음이 몽글몽글 생겨서 상상만으로 즐거워하는 것과 서너 개만 구체적으로 적는다 .. 더보기
습진 개선에 도움이 되었던 연고 결혼 8년차이지만 어찌나 물 살림을 소홀히 했던지 아기를 낳고 육아를 시작하면서 내 피부가 물에 취약하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 가장 많이 쓰게 되는 오른손 두번째 손가락에 주부 습진이 생긴 것. 몇달 뒤 습진은 스물스물 번져서 오른쪽엔 새끼를 제외한 네손가락, 그리고 왼손도 조금 옮았다가 괜찮았다 한다. 벌써 일년 넘게 습진손가락을 잘 유지중이니 절박함 부분에서 이 포스팅에 자격이 있다는 걸 미리 밝혀둔다. 습진에는 결국 스테로이드가 필요하다. 비판텐부터 몇 종류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골고루 써봤는데 효과가 별로 없었다. 스테로이드제는 대개 7-10일 정도 써보고 개선이 되지 않으면 중단하라고 하는데 바를때만 좀 낫는 기분이고, 다음날에 물 닿고 로션 바르는게 좀 늦어지면 바로 사막을 경험하게 됨.. 각설.. 더보기
내 아이를 바꾸는 위대한 질문 하브루타 - 민혜영 하브루타 관련 컨텐츠가 하도 자주 보여서 궁금했는데 밀리의 서재에 있길래 한번 읽어봤다. 과연 중요한 내용이지만 책이 그렇게 두꺼울 필요는 없었다. 중요 포인트 A4 한장 으로 요약 가능할 듯. 나머진 작가의 사례이고 이 또한 원작이라기보다는 수강자의 사례 같은 느낌이었다. 인스타의 발췌글 정도로도 충분했네. 그렇지만 궁금했던 책이니 언젠가 한번은 들춰봤으리. 아이가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기 위해 양육자가 가져야 하는 태도 :아이의 때를 기다리고+ 경청하고+ 열린 질문하기 [이하발췌] 우리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로 설명하지 못할 때가 종종있습니다. 그럴 때 대부분은 '알고 있는데 생각이 잘 안 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유대인 속담에 '내가 설명할 줄 알아야 진짜 아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 더보기
나의 아름다운 정원 - 심윤경 일전에 추천을 받아 작가의 다른 작품을 본 적이 있었는데 완전히 다른 사람인 것 같은 필체가 매우 놀랍다. 이 소설은 마치 박완서의 소설이나 천명관의 고래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이 작가를 추천했던 친구들의 안목에 다시금 감탄한다. 우리의 7-80년대 삶은 왜 이토록 처절하고 힘들어야 하는 것인지 볼 때마다 함께 무겁게 가라앉는다. 늘 어린 누군가가 안타깝게 죽고 누군가는 죽지 않을만큼만 고생을 한다. 그 안에서도 아름답게 피어오르는 인간의 순수함과 인내와 희생의 가치. 착한 심성으로 무엇이든 도움이 되어보려고 해결하려고 하지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단 무기력한 소년의 성장소설. 어린 시절 정말 좋아했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나 자기앞의 생도 생각이 난다. 어려움을 겪어야 진짜 어른으로 거듭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