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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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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만한 인간 - 박정민 산문집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게 된 첫날, 가볍게 시작해보려고 ,전에 교보에서 한번 들춰봤던 배우 박정민의 산문집을 골랐다. 젊은 연기자들 중 이분 연기를 매우 인상깊게 보고 있던 터라 아마도 관심이 좀 갔던 것 같은데, 글쓰기 또한 매우 매력적이라 더더욱 좋아졌다. 은근히 필체가 귀여운 듯 , 셀프디스인 듯 , 인터넷 체 같기도하고. 진실된 에세이는 문장의 엄숙함이 아니라 그 내용인 것을 잘 보여주는 그의 글. 아무 고민 없이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없을테니 모두 나름대로 부단히 자기만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겠지만은, 이렇게 그 과정과 속내를 내어 보여주신다니 배우들 특유의 신비로움과 거리감 대신 한층 인간적이고 친근한 면으로 와닿는 것 같아 그것이 내게는 좋았다. 그것도 이렇게 솔직하고 소소하게 재미있는 글짓기 ..
시녀이야기 - 마거릿 애트우드 시녀이야기 # 그래픽 노블은 처음인데, 색다른 방식의 전달감이 느껴졌다. 소설은 보고싶은데 활자읽기에 피로감이 느껴질 때 꽤나 도움이 될 것 같다. # 또 하나의 디스토피아 대작 ‘멋진 신세계’ 속의 세계관과도 일견 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영화 ‘칠드런 오브 맨’ 도 생각나고. 그만큼 우리 미래 사회에서 출생통제, 아니 출산 자체가 곧 권력이 된다는 데 모두 동의한다는 거겠지. 그런데 희한한 건 이만큼 모두 비슷한 미래를 예상하는데도, 현대 사회에서 저출생에 대한 인식과 현실 갭차이가 상당하다는 것. 미래로 가는 역사의 길 위에서 ‘가임과 출산’이 권력이 되는, 딱 역치를 넘어가는 날이 몇년쯤이 될까. 그러나 여자가 출산의 주체라고 해서, 여자에게 그 통제권이 반드시 오는 것은 아닐 것 같다는 ..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 청소년 추천문학이라고 하기에 주제가 무겁다. 가정의 해체가 정말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만큼 격하기도 쉽지 않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거나 대할 때, 동화같이 순수성을 지켜줘야 할 지, 잔혹동화같이 현실 세계를 깨닫게 해야 할지,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러워진다. 예전에는 그저 순수함을 오래 지켜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는데, 데미안이나 판의 미로 같은 이야기를 보면 아이들이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환상 유혹에 빠지는 것, 나아가 악함을 인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고, 이제는 어른들도 그것을 없는 것처럼 숨기지 않고 표면으로 노출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마치 성교육 처럼 말이지) # 몇 문장. 특히 점장의 대사중에 청소년드라마에 나올법한 의미심장한 대사가 몇 있었다. 과..
고급쾌락 벤담의 공리주의가 호소력을 갖는 이유는 사적 판단을 배제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취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뿐, 그것의 도덕적 가치를 심판하지 않는다. 모든 취향은 동등하게 계산된다. 벤담은 이 쾌락이 저 쾌락보다 본질적으로 더 낫다고 판단하는 것은 주제넘은 짓이라고 생각한다. 어떤이는 발레를 좋아하고, 어떤이는 볼링을 좋아한다. 어떤 이는 플라톤을 읽고,어떤 이는 '펜트 하우스'지를 본다. 벤담은 물을 것이다. 과연 누가 이 쾌락이 저 쾌락보다 더 고급이라거나, 더 가치있다거나, 더 고상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밀은 이런 반박에서 공리주의를 구하려 한다. 그는 벤담과 달리 욕구의 양이나 강도만이 아니라 질을 평가해 고급쾌락과 저급쾌락을 구별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밀은 가장 뛰어난 사람도 '더러..
시계태엽 오렌지 - 앤서니 버지스 원형(오리지널)이 되는 책과 케릭터가 있다면, 그중의 하나가 시계태엽 오렌지의 알렉스이지 않을까 싶다. 여태껏 본 세계문학 중 가장 큰 충격을 안겨준 책. 이런식으로 책을 써도 되는지 근본적 의문이 들만큼 어마무시한 묘사. 아마도 청소년들이 고전 문학 중에 이런 책이 있는 줄 안다면, 고전 따윈 지루해 라는 말을 하지 못할 듯? 이 문학을 바탕으로 하여 스탠릭 큐브릭 감독이 만든 영화판 시계태엽 오렌지도 그 명성은 오래전부터 들었지만 보지는 못했는데, 아마도 계속 보지 못할 것 같다. 글자로도 충분히 끔살인데, 영상으로 보면 너무 오랫동안 남을것 같아 . 데미안은 마태수난곡을 틀어놓고 보았고, 이 책은 베토벤 교향곡 9번을 틀어놓고 보았다. 음악이 이리도 무섭게 들린 건 처음이었네.읽다보니 1984의 1..
사람은 누구나 선해질 능력이 있고 또 나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애들한테 동화를 읽어 주고 세상에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다고 가르치죠. 지금이라면 절대 그러지 않을 거예요. 사람은 누구나 선해질 능력이 있고 또 나쁜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하겠어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의 선한 면과 악한 면, 둘 다를 사랑해야 한다고요”
김영하의 말하다 어쩌다보니 연달아 소개하게 되었는데, 다시 말하지만 난 그의 책을 예전부터 접했지만 좋아지게 된건 얼마되지 않았다. 그 계기가 된건 소설로는 ‘살인자의 기억법’ 이었고, 비소설로서는 이것 ‘말하다’ 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 +알쓸신잡 ㅋㅋㅋ) 피부과인가 이비인후과인가 기다리면서 고객대기실에 꽂혀있는 책을 우연히 꺼내 본 것이 계기였는데 , 그때 읽었던 죽음에 관련된 글이 인상깊어서 훔치듯 사진찍어 내것으로 보관하였던 기억이 난다. 가끔가다 다시금 읽어보며 되새김질 하고 싶은 글. 그나저나 작가님의 자기고백적 산문 3형제중 ‘읽다’ 도 읽어보았는데, 요쪽 내용이 더 끌리는 걸 보니 역시 난 읽기보다 말하기 체질인 듯? ㅋㅋㅋ
살인자의 기억법 본인은 작가로서의 신비감이 사라진다 투덜댔지만 알쓸신잡에서의 집학다식 유쾌함이 오히려 내게는 자리를 내준 것이 김영하 작가님이다. 오래전부터 예의 그 파괴적인 제목으로 눈에 띄어 몇권의 책을 보고 리뷰도 보았었지만, 난 의외로 최근 이 소설이 마음에 들었다. 영화로 옮겨진 작품이라 읽기 전부터 뭔가 선입견(그저 자극적인 스릴러일 것으로 예상) 이 있었던 것이 사실인데, 읽고나니 아니 이런 섬세한 필치를 어떻게 영화로 옮겼나 믿어지지 않을 지경. 그리고 특이한 형식도 마음에 들었다. 몇줄씩이나 마음껏 비운 의도적이고 과감한 편집과, 자꾸 희미해져가는 기억에 맞춰 스러지듯 끝나는 결말이 인상적이었다. 짧은 책이었지만 강렬했다. “나 같은 천재적인 살인자도 살인을 그만두는데 그 정도 재능으로 여태 시를 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