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정적인 한달동안에 내 가방에 하필 함께 들고 다닌 책이라 그런건지, 샬로테의 삶이 워낙 격정적이어서였는지, 나에게는 울림이 많은 책이었다. 한달내내 읽었고, 한달내내 그녀와 나의 감정이 마치 평행처럼 나란했다.
- 그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집안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아있었다. 대를 물려 이어지는 자살의 유전자. 도대체 왜인지 설명할수 없는 그 화염과 같은 힘에 모두들 넋을 빼앗겼다. 그 중에도 꿋꿋하게 삶을 지켜나가는 샬로테의 의지. 그건 그림을 향한 그녀의 열정뿐이다.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담담한 어조따위는 애저녁에 멀리, 그녀의 삶을 수놓는 모든 고난과 혼란의 순간을 모든 책 구석구석에 절절하게 수놓았다. 과하면 과할수록 좋았다.
- 읽을수록 격정적이고 침울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한없이 우울해진 요즘 나를 '너는 이만하면 괜찮다'고 위로해주는것 같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운명적인 이야기에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녀의 삶을 몇문장으로 이어붙여 쓰는것조차 받아들이기 숨막힐 것 같아 한줄한줄 떨어뜨려 시처럼 쓴다는 것도, 처음에는 이상했는데 읽을수록 나역시 문장마다 고통의 강도를 충분히 감내할 여백이 필요했다.
- 적지 않은 길이지만, 무슨 내용이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정도로, 그저 감정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신기한 책이었다. 샬로테의 입과 작가의 입을 번갈아가며 빌어 늘어놓는 이야기도 직접적이고, 내밀하며, 불처럼 뜨거웠다.
- 지금 만약 기분이 무엇에든 휩싸이고 싶다면, 이 책을 꺼내어 읽는 것만으로 감정적으로 마음껏 고양되는것에는 문제가 없을듯 싶다. 매우 추천하고 싶은 책이지만 , 한편 아무나에게 빌려주기에는 위험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