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분류 전체보기

우리몸이 세계라면 회사 끝나고 시간이 좀 남아 교보에 들렀다가 우리몸이 세계라면 이란 책을 봤는데, 이 책이 꽤나 괜찮았다. 첫장 딱 펼치는데 벌써 문장이 정갈하고 어느 단어하나 걸리는 부분 없이 수월하게 읽히며 중언부언 하지 않고 꼭 필요한 내용만 눌러담은 것이 분명 수많은 퇴고를 거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내기까지 준비가 오래걸리고 쓰는 것은 오히려 그보다 짧았을 것이다. 공을 들인 책은 그진가를 금세 알수 있다. 내용과 상관없이 오랜만에 만나는 잘쓴 책이었다. 책을 들고가 오랜만에 교보 책상에 앉아 몇장 넘겨보았다. 내용은 생각보다 여성의 이야기를 많이 담았고, 역사 기록과 통계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난 두 경우 다 익숙한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읽기에 나쁘지 않았다. 특히 아토피 걸린 아이를 둔 경우 아토피.. 더보기
자기앞의 생 꽤 오래전부터 보고싶던 책이었다. 앞부분만 읽고 덮어둔 채 몇년 동안 리스트에만 항상 있던 책. 오빠 작업실 책장에 세권이나 있길래 오래전 사모하던 그 마음이 생각나 빌려왔다. 예전에 읽을 적에도 , 앞부분이 생각보다 길고 늘어진다는 생각에 한두어번 시도하다가 덮었던 기억인데, 이번에도 비슷한 느낌으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러나 흔한 프랑스 소설의 쓸데없이 긴 묘사같다고 느끼며 책장을 넘기던 이야기가 마지막 순간 엄청난 밀도로 파고들었다. 그 지리멸렬하던, 구구절절하던 글의 효력이 나타나는 순간. 반절을 읽고서도 이해가 여전히 되지 않던 제목도 어느순간 부터 그 의미가 느껴졌다. 삶을 입에 억지로 먹일수는 없다고 울먹이던 모모의 대사부터 시작하여 결국 마지막에야 비로소 ‘자기앞의 생’ 이 완성되었다. 로.. 더보기
FACTFULNESS - 팩트풀니스 가짜뉴스와의 전쟁이다. 유투브에 검증되지 않은 가짜 뉴스들이 넘쳐나고, 이는 또 집단 간에 차별과 혐오를 양산하고, 고정관념을 고착화 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절박한 이 때, 그런 가짜뉴스의 정체를 판별할 수 있는 눈을 갖추는 것은 무엇보다 핵심이 될 것이다. 팩트풀니스는 탈진실 시대에, 막연하기만 한 두려움과 편견을 상대하는 ‘팩트’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책이다. 책 제목인 ‘팩트풀니스’는 ‘사실충실성’이란 뜻으로 사실에 근거해 세계를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와 관점을 의미한다. 이 책은 세상이 우리의 통념보다 괜찮은 편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세상은 분명 괜찮은 편인데, 우리가 오해하는 이유는 우리가 가진 어떤 극적 본능들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이 과연 괜찮아지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더보기
포르투갈 7 - CABO DA ROCA : 홧김에 호카곶 피리퀴타에서 나와서 식당 옆에 난 길을 따라 조금 올라갔다. 잘 꾸며놓은 돌바닥을 따라 나란히 상점이 이어져있었고, 처음엔 구경도 할겸 헤갈레이아를 향해 걸어 가보려고 했다. 그러나 점차 언덕배기가 나타난데다 거리가 아주 가까웁지도 않아서 곧 우리는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아까 아래쪽에 대 놓은 차를 가져갈 것인지 말 것인지 말이다. 우리 차는 신트라 궁전에서도 한참 아래쪽에 있는데 헤갈레이아는 그것과는 반대방향이었다. 지도상으로는 2KM내외로 걸어갈만도 한 거리인 듯 했는데, 고저를 몰라서 주저했다. 평지였다면 주저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여행은 늘 앞을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우리는 주차된 차로 돌아가는 걸 선택했다. 오기 전부터 신트라가 주차가 어렵다는 말을 많이 듣긴 했었는데, 아침에 쉽사리 .. 더보기
포르투갈 6 - 신트라 : 높은 산속에 숨겨진 왕실의 신비한 궁궐 여행 넷째날 벌써 넷째날이라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새벽녘에 깼는데 시간이 잘 분간이 되지 않았다. 아침의 햇볕은 좀 흐렸다. 조식을 먹고 얼른 출발하려고 부지런히 준비를 했다. 렌트카를 확보했으니 오늘은 차를 타고 리스본 근교 ‘신트라’ 를 구경하고 또다른 근교 도시인 ‘카스카이스’ 에 묵기로 계획했다. 어제 렌트카를 수령할때 이동시간이 생각보다 짧아서 차에 적응할 틈이 없었다. 아침에 호텔 직원이 발렛으로 빼준 차에 탔는데 또다시 처음 타는 느낌. 도로와 네비게이션에 적응할 틈도 없이 고속도로가 바로 나오는 것 같아서 난 좀 걱정이 되었는데, 막상 운전자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아 보였다. 내가 운전자라면 훨씬 적응이 어려웠겠지. 갈수록 퇴화하는 나의 능력을 어찌할고 ..? 신트라로 가는 길은 멀지 .. 더보기
김상욱의 과학공부 신기한 과학나라(금금밤)에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님이 나와 소개해준 내용들이 꽤나 재미있었다. 그중에서도 완전 기초만 소개해준 양자역학이 왜인지 흥미가 생겨, 그 부분을 좀더 알아보고 싶었다. 이 책은 김상욱 교수님의 발자국을 따라 알쓸신잡도 정주행해보고 유투브도 찾아보다가 알게된 책. 사실 김상욱님의 책은 이것 말고 심화과정도 좀 있는데, (김상욱의 양자공부, 떨림과 울림) 서점에서 책을 좀 살펴본 결과 이정도가 나의 레벨에 맞는 것 같아 선택했다. 사실 2년전에 떨림과 울림 신간이 나왔을 때 그 책도 한번 들춰본 적이 있긴한데 그게 참 ... 내게는 어려웠더랬다. '모든순간의 물리학 책'도 쉽다고 하여 야심차게 집어들었다가 절망한 건 마찬가지. 내 과학소양은 아마도 기껏해야 중딩 수준이 아닐까. 그나마.. 더보기
돌아와서 일상으로 돌아온 첫 출근일. 사람들은 똑같이 붐비고 , 세상은 흘러간다. 마치 꿈을 꾼 것이 아닌가 아침에 일어나 다시금 되짚어 생각하고 슬픔에 잠기는 것도 이제 조금 익숙해질 지경이 되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날이 휴가 포함 열흘 남짓. 무언가를 정리한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없었다면 그냥 모든 것을 내팽개쳐버리고 방안에 주저앉아 울기만 해도 부족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 하는 상투적인 말이 이만큼이나 유용한 말인지 몰랐다. 그래 ,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났든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 어떤 것이든 정신을 팔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그것을 하였다. 늘 아까웠던 시간인데, 지금만큼은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흘러가게 내버려두었다. 그럼에도 너무 벅찬 슬픔은, .. 더보기
포르투갈 5 - 리스본 : 코메르시우 광장에 오르는 단 하나만으로도, 리스본에 머무를 이유는 충분하다 바뀐 방은 6층, 한참 창밖 뷰 감상에 빠져있을 때 노크소리가 들렸다. 아마 아까 맡긴 발렛차량 차키를 가져다주다보다 싶어 무심코 문을 열었더니 “서프라이즈~~!! 해피벌쓰데이!!” 상냥한 미소의 직원이 눈을 찡긋하며 들고온 자그마한 케익과 샴페인을 내밀었다. 와..! 오늘 남편 생일인 거 까묵고 있었다!!! 농담으로 내가 시킨 거다 둘러대보려 했지만, 나 역시 서프라이즈에 너무 당황한것을 이미 들켜버렸다. 게다가 생일주간 놀러오면서 미리 준비한것이 아무것도 없어 부끄럽고 미안함이 쓰나미처럼 몰려들었다 (언제쯤 준비력이 갖춰진 사람이 될까. 다시 태어나야 되나 ㅋㅋㅋ) 어쨌던 기분좋게 샴페인을 받았으니 이걸 다 먹고 나가기로 했다. 잠시 쉬기도 하고 풍경도 보면서. 시원하고 상큼한 샴페인은 금세 훌라당 ..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