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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언즈 6 - 그레이트배리어리프 배를 타고 꽤 멀리 나왔다. 배멀미를 하는지 아닌지 잘 몰랐는데 아마 아닌가보다. 한시간 십오분 지나니 모두 초토화 됐는데 나만 멀쩡한거 보니. 호주 북동쪽에 있는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 하루짜리 투어를 왔다.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가 자라는 곳. 리프의 길이가 2300km에 달한다는데 상상은 잘 되지 않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섬 북동쪽을 가볍게 둘러싼 형세쯤 되겠다고 혼자 모양을 그려보았다. 여객선으로 한참을 달려와서 바다 한가운데 있는 포인트에 떨궈졌으니 이곳이 산호가 어떤지 어디서부터가 리프인지 사실 여기서는 알기가 어렵다. 다만 알 수 있는 하나는 옅은 하늘색 바다가 드문드문 보인다는 것이다. 바다 한가운데 띄워놓은 수상정박기지에 짐을 풀었다. 여러 액티비티 중 선택하여 즐길 수 있는데 나는 체험다.. 더보기
완전한 행복 - 정유정 병리적 자기애성 성격장애자가 탐닉하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 방식은 좋게 말하면 길들여짐으로 요샛말로 치밀한 가스라이팅으로. 언제부턴가 사회와 시대로부터 읽히는 수상쩍은 징후가 있었다. 자기애와 자존감, 행복에 대한 강박증이 바로 그것이다. 자기애와 자존감은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미덕이다. 다만 온세상이 ‘너는 특별한 존재’라 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상하게 그지없었다. 물론 개인은 ‘유일무이한 존재’라는 점에서 고유성을 존중 받아야 한다. 그와 함께 누구도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 또한 인정 받아야 마땅하다. 자신을 특별한 존재라 믿는 순간 개인은 고유한 인간이 아닌 위험한 나르시시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더보기
케언즈 5 - 화창한 팜코브의 하루 '어제 새벽비행기를 타서 그런가 졸리네 ' 라고 생각하고는 친구랑 앉은채로 세시간은 떠든 것 같다. 떠들다보니 잠도 깨서 나 낼 아침 일곱시에 나가야 되는데 벌써 열두시 사십분이네? 머무는 4일중에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는 생각보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침에 휘적휘적 마켓을 구경하고 푸드트럭에서 파는 핫도그를 먹은 다음 야자수 숲과 리조트를 구경하고 동네 공원에 들렀다 집에 들어와 커피 타임 하얀 쌀알같은 친구의 중고 대우차를 타고 장을 보러 가서 와인을 골랐고, 저녁엔 친구가 스테이크를 구워줬는데 정말 맛있었다. 퇴근한 친구의 남편과 함께 술도 마셨다. 한국에서 챙겨간 자몽의 이슬과 피터 르만 와인을 마셨는데 장소 때문인지, 친구의 외국인 남편 때문인지 영화에서만 보던 외국의 따뜻한.. 더보기
오랜만에 무서울 것 같은 소설 완전한 행복을 읽고 있다. 그간 정유정 책은 무서워서 못 읽고 있었다가 며칠전에 ‘자기애와 행복의 늪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인터뷰한 작가의 영상을 보고는 이 신간이 읽고 싶어졌다. 비가 엄청 쏟아붓던 날 책을 빌려와 혼자 소파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방음 잘되는 거실 샷시가 후두둑 흔들거리는 소리와 번쩍거리는 번개 때문에 으슬해져서 첫머리 진도가 쭉쭉 나가지 않았다. 시작부터 기묘하고 의뭉스러운 케릭터가 등장하여 불편했고 9챕터 중 1개의 챕터를 겨우 소화했다. 난 평온함을 추구하는데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독자를 불편하게 구니 괴롭다. 불편함으로부터 비로소 깨달음과 해방이 있어 그런가? 그래서 가끔 소설이 싫을 때가 있다. 극단적인 상황과 인물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쉽고 편하긴 하나 자극에.. 더보기
케언즈 4 - 불안과 걱정 끝 새벽잠 어차피 오래 타고 있을 비행기, 게이트에서 최대한 늦게 탑승하는 편이다. 이날도 그랬다. 어차피 혼자고 좌석도 정해져 있으니 긴 줄이 거의 줄어들어 손으로 사람을 셀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원에게 여권이랑 탑승권을 내밀자 바코드를 삑 하고 찍었는데 뭔가 에러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직원은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내 티켓을 다시 출력해주며 말했다. "오버부킹 돼서 네 좌석 업그레이드 해줄께" 홍콩-호주간의 꽤 긴 구간을 업그레이드 받다니 럭키! 비즈니스까진 아니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라고 케세이에서 새로이 도입한 좌석이다. 우등버스 정도 생각하면 적당할 듯. 돌아보면 이것 또한 1인 여행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도착지 기준으로 이렇게나 어두운 새벽에 도착하는 건 처음이다. 보통은 항공편.. 더보기
케언즈 3 -경유지 경유지에 도착했다. 케세이퍼시픽의 경유지는 홍콩, 처음 오는 곳이다. 시간이 8시간이나 떠서 잠시 공항 밖에 나왔는데 관광지로 유명한 옹핑360 케이블카와 공항 근처의 시티게이트쇼핑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적당한 식사나 하기로 했다 (고소공포증에 물욕 없는 타입) 분위기 적당해보여 들어온 음식점에서 간장딤섬과 두부닭고기땅콩소스 냉채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둘 다 부드럽고 쫀득한 외피의 맛이 만족스러웠다. 요새같이 모든 물품이 국가 장벽을 오가는 시대에 공산품은 다 거기서 거기고 결국 나라의 본질을 좌우하는 최후의 품목은 먹거린가 싶기도 하고. 갑자기 습기가 훅 끼치더니 비가 쏟아진다. 빗줄기가 하얗게 보이는 장대비. 공항으로 돌아가는 이층버스 좌석에 앉아서 내다보니 빗물이 창에 너울너울 번지고 아스팔트 .. 더보기
테니스 일기 5 - 백핸드 스트로크 프로 경기를 보면 약점과 공략 포인트가 백핸드에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주(된) 손을 사용하는 포핸드는 공격, 백핸드는 수비 쪽에 가깝기 때문. 그래서 포백은 각각 장점과 약점의 프레임이 있다. 그래서 나도 그럴 줄만 알았다. 근데 막상 쳐보니 의외로 난 백핸드가 편했고 빨리 적응했다. 가장 큰 이유는 백핸드가 양손으로 치고 그래서 안정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좌측 우측 위아래로 마구 날라가는 포핸드에 비해 두 손으로 잡아서 각도도 좁고 힘이 충분히 실리는 백핸드는 더 쭉 뻗어나갔다. 포핸드가 스윙이나 궤적에 신경쓸게 많은 거에 비해 백핸드는 1)뒤로 빼고, 2)치기 전에 아래로 내리며 3)앞으로 미는 세가지만 생각하니 심플했다.힘이 좀 부족하면 힙턴 좀 해주면 더 쭉쭉 뻗어나갔다. 백핸드 다운더라.. 더보기
케언즈 2 - 일단 출발 페어웰이 끝나고 혼자가 되었다. 비행기를 혼자 탄게 상당히 오래전인거 같은데 그것에 쓰는 신경도 적지 않았나보다. 어쨌건 이제 출발했으니 뒤는 없고 열심히 잊어보겠다. 공항 탑승동 복도가 시끄러운데 사람들 수근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엑소가 지나간 듯 싶다. 반대편엔 아이유도 있었다네? 무기(만한 카메라)를 든 팬들이 긴박하게 뛰어들어와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무슨 사건사고 뉴스 기자들 몰리는 모양새 같아 좀 놀랐다. 팬들이 이 안엔 어떻게 들어왔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표를 끊고 수속하고 사진 찍은뒤 비행기는 안타고 표를 취소한다는 것 같았다. 열정이 대단하네.. 그러고보니 이곳 공항 수속과 세관이 모두가 예외없이 똑같이 통과해야만 하는 공항의 필수 공간이니 만약 유명인이랑 같은 시간에 있다면 최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