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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4 - 리스본 : 일곱개의 언덕과 일곱개의 전망대가 있는 도시 여행 셋째날 리스본에서 눈을 뜬 첫날. 이제서야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다. 아무리 스탑오버로 많은 곳을 들러도, 여정을 풀고 가벼운 몸가짐으로 아침에 숙소를 나서는 기분과 같을 수는 없다.우리의 숙소인 사하 호텔은 폼발광장 근처이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광장의 회전 교차로를 지나 내려오니 검은 망토를 입은 학생들 여럿이 구호를 제창하며 지나가고 있다. 졸업식 시즌인가. 여튼 그들 덕분에 응원이라도 받은 듯 힘찬 발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어제는 뒤늦게 벨렝 지구를 다녀오느라 리스본 시내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벨렝에서 저녁무렵 트램을 타고 히게이라 광장에 내려 어둑해진 길을 걸어 올라온 것이 전부다. 오늘은 아침부터 시작이니까. 그 유명하다는 28번 트램부터 타보기로 했다. 일단 숙소근처에 있는 메트로.. 더보기
포르투갈 3 - 리스본 벨렝 : 대항해시대 용사들은 가고, 따뜻한 햇살만이 남아있는 곳 날이 꽤나 더웠다. 햇볕이 말도 못하게 따가운 기분. 쨍한 날씨에 화면조차 잘 보이지 않는 핸드폰으로 우버를 켜서 목적지로 벨렝지구를 찍었다. 두번째 우버기사를 기다리면서 벌써 더워서 지치기 시작했는데, 도착한 그는 우리를 한층 더 지치게 만든 것이 분명하다. 이분, 일단 말이 많았다. 포르투갈에 대해서 장황한 설명을 내뱉기 시작한데다가 (포르투갈 우버기사들은 관광객 대처 교육을 따로 받는것인가..), 운전이 너무 거칠기도 했고, 무엇보다 구글지도로 봐도 이상하게 돌아간다 싶게 골목길을 디귿자로 돌고 회전교차로도 쓸데없이 도는 느낌이 들어서 조금 긴장했던 것. 알고보니, 시내가 파업인지 뭔지 차량 운행이 막혔고, 차가 막히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이 아저씨가 고속도로를 타고 외곽길을 지름길로 돌아 벨렝쪽 .. 더보기
사진 미니멀리즘 사진에 관심이 폭발했던 몇년전 시절이 있었다. 요새는 사진도 일종의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어선지 , 이것도 나의 챙길 짐이 늘어난다는 생각 때문인지 되도록 간소화하고 줄이고 지우고 정리를 해야겠다는 다짐이 늘어난다. 한편 여러장 찍힌 사진은 확인하고 필요한 것만 남기는 걸 바로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데 아니라면 사진이 정말 계속해서 무한 증식하기 때문. 가장 문제는 그작업이 시간이 꽤 많이 들 뿐 아니라 눈도 피로해지고, 무엇보다 지울때마다 이게 가장 최선의 선택이 맞는지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괴롭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이라는 문화는, 안그래도 여러 의사결정의 홍수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본인의 주변이라도 선택지를 줄이고, 가장 편안하고 잘 맞는 것만을 남겨놓자는 것. 그래서 그 남는 시간을 원하는데 쓰.. 더보기
포르투갈 2 - 리스본 : 여기서 돈 많이많이 써주세요. 여행 둘째날 잘잤다. 새벽에 다섯시에 샤워실소리로 한번 깬 거 빼곤- 두시간정도 더 자다가 일곱시에 알람듣고 바로 깼다. 어제 무지 졸렸던 것 치곤 일어나는건 상대적으로 수월했다.유럽은 한국보다 시차가 느려 그런지 잘때는 미친듯이 졸리지만 일어날땐 눈이 잘 떠진다. 시차란 정말 신기한 것 같단 말이지. 방 바로 옆에 붙은 샤워실에서 후딱 사워를 하고 정비를 했다. 민박이라고 방안에 샤워실이 붙어있지 않지만, 이 방은 다행히 문열면 바로 코앞이 샤워실. 뭐 좀 멀다고 하여도 그리 불편할 건 없다. 도미토리는 아니어도 어렸을 적에는 시골에서 그런 생활도 잘만 했었는데 나이 좀 들었다고 못하겠다 까탈스럽게 구는 건 내 취향은 아니다. 영훈이는 친구들끼리가 아니라 나랑 같이가면서 민박을 잡는 것에 그부분을 유달.. 더보기
회사에서의 상하수직관계 상하 수직이 분명한 관계(내가 위인경우) 에서 능란하지 못한 나를 종종 발견한다. 아래 한사람을 전담으로 두고 가르치라고 하니 이제부터 더욱 그럴 것이다. 그친구가 나의 모든 말을 수긍해줄 필요도 없고 늘 예의를 차릴 필요는 없는 것임을 잘 알고 있는데도, 그러나 최근 나는 그 친구의 업무외적 소신발언에 마음이 쓰이는 현상을 겪고있다. 그건 지난주 금요일에도 일어났는데 나도 사실 검증하지 못했고 그친구도 아는지 모르는 특정요일의 출근시간이란 쓸데없는 주제였다. 누군가에게는 팩트라고 불리고 누군가에게는 자존심이라고 불리는 업무외 논쟁. 모든 대화가 나에게서 종료될 필요는 없다. 그러니 내가 더 수양해야할 부분일 것이다. 향후 이런 도전은 계속 되리라 생각한다. 업무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내 담당 업무.. 더보기
포르투갈 1 - 포르투갈 가는길 19.09.28 ~ 19.10.06 포르투갈 여행 지난 가을, 남편 생일 주간을 명분삼아 다녀온 유럽여행 : 8박9일 포르투갈 여행기 - 올해는 어지간한 해외여행은 힘들테고, 유럽은 더더욱 어려워 보이니 추억팔이라도 하면서 심심함을 달래볼까나 -——-——- 여행 첫째날 출발 당일이다. 어제 저녁, 여행전날 급 신남을 주체하지 못하고 ㅇㅇ 님을 불러 새벽까지 먹고마신 벙개 여파로 머리가 아픈 와중에 짐을 다 못싸서 갤갤대다 아침부터 쿠사리를 들었다. 마지막 한식으로 라면을 한그릇 끓여먹고 짐은 뭐 까이것 대충 욱여넣고 집을 나섰다. 그나저나 짐싸기 필수품 중에, 여행지에서 DSLR SD카드 사진을 폰에 바로 옮기는 아이폰 악세사리 잭이 있는데, 갑자기 어디로 갔는지 그걸 결국 못 찾았다. 그리고 여행앞두고.. 더보기
질문하기게임 최약체 오후 집중력을 더해줄 커피를 뽑으러 간 탕비실 앞, 황과장님과 간단히 나눈 10분여의 대화속에서 나는 그녀의 가벼운 호기심(본인은 모르는 자의 오지랖이라 하였지만)에조차 대응하지 못하여 버벅였다. 그녀의 질문에 횡설수설하며 얘기하던 중간에 오류를 깨닫고 다시 내 대답을 화급히 정정했다. 이러한 복잡한 거래구조의 업무에서 모든 작은 가능성까지 상상하고 답을 미리 내려놓는 그러한 행위는 매우 중요하다.상상력이든 꼼꼼함이든 어떤 이름을 달았든지간에 그것이 나에게 필요한 것임은 분명해보인다. 나는 예상조차 못한 질문을 , 그것도 다른 업무의 주 담당자가 , 그것도 커피뽑으면서 떠올릴 줄 아는 건 다 뭔가! 짧은시간이었지만 감탄한 나는 돌아와 몇분후 그녀에게 감동의 톡을 보냈다. “과장님은 쟁점 캐치가 빠른거 같.. 더보기
소설처럼 책읽기를 잠시 숨고르기 하고 있다. 지금은 멈춰있지만 쭉쭉 읽히는 소설도 땡기고, 지식이 그득한 비문학도 땡긴다. 나란 인간이 뭔가를 잘 결정하지 못하는 것에 비하면, 그나마 뭘 읽고싶은 기분이다 라는건 비교적 잘 캐치한다고 볼 수 있겠다. 결정에 따른 결과물 부담이 없어서인가. 책에 있어선 자유로움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의미에서 엊그제 소설처럼에 나온 10가지 권리가 마음에 쏙 들었다. 그 책을 처음 고를 때부터 그부분 목차가 눈에 띄었었다. 1. 책을 읽지 않을 권리 2. 건너뛰며 읽을 권리 3. 책을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4. 책을 다시 읽을 권리 5. 아무책이나 읽을 권리 6. 보바리슴을 누릴 권리 7. 아무데서나 읽을 권리 8. 군데군데 골라 읽을 권리 9. 소리내서 읽을 권리 10...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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