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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콜미바이유어네임 1. 긴긴 여름 휴가 내내 피아노를 치거나 좋아하는 공간에 틀어박혀 왼종일 책을 읽는 내성적인 소년. 자주 코피를 쏟는 하얀 피부의 소년. 본인은 아무것도 모른는 사람이다 라고 말하며, 뭐든 천천히 받아들이고 골똘히 생각하는 소년의 이야기. 어떤 이미지가 그려진다. 2. 올리버라는 이름은 무척 섹시하다. 매튜와 같이 혀를 내밀어 바깥으로 향하게 많이 굴리는 이름이라서 그런가. 이건 서로 이름을 바꿔부르는 장면에서 매우 치명적이었다. 다분히 의도된 네이밍이 아니었을까. 3. 자신만만하던 올리버의 표정이 공개의 그날밤 이후로 완벽히 바뀌었다. 이런 관계에서는 자신의 어떤것을 내어놓은(공개한) 이후의 사람은 약자의 입장이 된다는 만고불변의 진리. 현대인들이 밀당을 괜히하는게 아니다. 4. 여름의 푸른빛을 가득.. 더보기
레드스패로 레드스패로 사실 이영화의 감상평을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그보다 스타일리시함 이상의 쓸 내용이 있을까 했던 영화였는데, 없는 감정도 누군가의 감상평을 보다보면 생겨나는 법인가. 그냥 시원한 영화를 보고 싶었다. 너무 유치하지도 않고, 너무 울음나지도 않고(난 영화보다 잘 우니까), 너무 빤하지도 않은 약간은 특별한 영화. 게다가 제니퍼로렌스는 아메리칸허슬과실버라이닝플레잉북 이후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여배우중 하나가됐고, 뭐든 극한의 훈련을 거친 여주인공이(남주인공도물론) 슬픔을딛고 무언가를 이루어내는 류의 영화를 나는 늘 좋아했으니. 극한의 예술(?)훈련이 예상외로 너무나 직접적이라서 약간 당황하긴 했지만 , 사실 그 학교에서의 이야기는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인간은 욕구의 퍼즐이라 빈 자리를 찾아서 조각.. 더보기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작가의 잘 쓰여진 '여행의이유'를 읽고나니, 나 역시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싶다는 욕구가 밀려온다. 여행을 주제로 한 비소설을 읽는 것은 주제선정이 좀 가볍다는 편견이 들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캐주얼한 느낌이 나쁜 것이 아니라 나와 가까운 기분. 그냥 일반적인 보통사람의 삶과 어울린다는 기분. 굳이 타인과 오딧세이를 언급하여 여행을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여행은 어찌보면 샤넬백과 비슷한 중독이자 취미(혹은 사치)생활로 돈을 쓰는 하나의 방식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럴싸하게 포장되어있을뿐. 그래도 뭐 거창한 철학적 성찰은 그만두고, 그냥 나에게 주는 사소한 의미들을 나열해볼 순 있다. 이 부분엔 누구 못지않게 풍부한 사례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내 시간을 .. 더보기
고래 ​ 몇년전부터 여기저기서 추천을 받았던 소설인데, 막상 그 두께감 때문에 선뜻 읽지 못하다가 엊그제 누군가의 기사에서였나, 다시금 그 소설에 여럿이 경탄해마지 않길래 나도보겠다 작심을 했다. 최근 사하맨션에서 다시금 시작한 소설읽기가 탄력을 받기도 했고 , 마침 그 책은 회사의 친구가 가지고 있는 걸 알아서 , 빌려보게 되었다. 오랜만에 보는 두께였다. 그리스인 조르바도 이정도 두께이긴 하나(대략 5백여페이지) 민음사 세계문학 특유의 가로로 좁고 위아래로 긴 편집 때문에 단순 글자의 양만으로 비교해보면 그리스인조르바가 더 글자량이 적을지도 모르겠다. 학창시절에 읽었던 괴도루팡이나, 람세스 같은 것들이 생각나는 본격 소설이었다. 이런 류의 소설은 초반에 쭉쭉 치고 나가지 않으면 곧 이도저도 못하고 정체에 .. 더보기
사하맨션 ​ 조남주 작가님 책은 처음 읽었다. 82년생 김지영이 하도 유명하여 82년생인줄 알았는데 작가님은 78년생이셨다. 전편의 유명세 때문인지 출간후 교보에 한면을 전부 차지하고 진열된 신작이 눈에 잘 들어왔었다. 남색의 표지가 깨끗하고, 은색으로 반짝이는 맨션의 작은 그림이 너무나 예뻤으며, 제목도 마음에 들었다. SF소설을 많이 보는 편은 아닌데, 책뒷면에 몇줄 나열되어 읽어본, 가정의 세계가 꽤 흥미로웠다. 언뜻 들춰본 소제목과 그에 따른 전개는 지루하지 않게 잘 짜여져있었다. 서사적 흡입력도 상당하여 이틀만에 출퇴근길에 금세 읽었다. 그러나 고조된 기대만큼 마지막 결말은 그만큼 유기적이지 않았다. 마지막이 의외로 밍숭맹숭하다는 표현이 그럴싸했다. 왜일까. 문장은 비교적 단문들로 산뜻했다. 근래에 읽은.. 더보기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끝내 책에 포스트맨은 나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포스트맨이 부재중인 경우 그냥 가는게 아니라 책임감에 두번째 벨을 누르다가 이들의 위태한 동거 속에 숨겨진 살인행각을 우연히 발견하는게 아닌가 상상했는데, 의외로 비밀은 소설속이 아닌, 배경에 숨어있었다. 미서부의 클래식한 시대적 배경이 현실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들의 변화무쌍한 감정, 사정없는 사건전개, 치밀한 법정싸움, 마지막 순간까지 보고나니 역시 세계문학다웠고, 감탄할만했다. 적당한 감정을 담아내는 것으로 저명한 문학의 반열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대를 넘나드는 원초적 감정으로의 설득력을 주거나, 아니면 그걸 뛰어넘는 엄청난 전개력이 있어야겠지. 그런관점에서 이책은 후자가 아닌가싶다. 재밌는 스토리를 좋아하나 식상한 추리물에 질릴때 보면.. 더보기
몸의 일기 어제밤에는 몸의 일기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이 소설은 몇달전 처음 읽었을때의 충격과 같이 유머러스한 문체와 솔직한 글소재가 여전히 돋보인다. 장황하고 현학적인 묘사 같은건 안중에도 없는 적확한 단어선택과 직접적이고 속이 시원한 설명,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안에 스며있는 따스한 시선과 유머. 이 따스한 시선이야말로 작가와 독자와의 친밀도를 확 올려주는 놀라운 힘이 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여기 나오는 작은 소년이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여느 소설이나 영화속 주인공보다 생생히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마치 옆집에서 오래도록 본 사람처럼, 얼굴마저 상상이 될 것 같것 같은 그런 기분. 소설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오래전 읽었던 ‘ 잠수종과 나비’ 가 연상이 되었는데 본인의 병중 생활에 대해 노화의 .. 더보기
지성만이무기다 아침엔 출근길에 데미안을 시작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내뱉는 나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은 아주 단어를 하나하나 곱씹어 정독을 해볼까 고민중이다. 어제 읽은 ‘지성만이무기다’ 책에 정독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에 감명을 좀 받았다. 정작 그 책이 정독을 요하는 책이 아닌것이 좀 아이러니했지만. 천천히 읽다보니 기껏 읽었는데도 다섯페이지정도밖에 보질 못했다. 그렇지만 그 짧은 가운데에도 관념적인 단어들이 아주 많았고, 잘골라 배열한 단어들이 세심하였다. 정독을 잘 하기 위해서 필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중에 좋은 펜과 종이를 갖추어서 체계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겠다. * ‘지성만이 무기다’의 몇가지 좋았던 점을 꼽아보자면, - 망상으로 시간을 버리지 말아라 (특히 걱정) 그리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