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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데미안

* 종교적 이야기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가운데, 마태수난곡이 나와서 그 노래들을 검색해서 틀어보았다. 자칫 음악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질수도 있는데, 오히려 진중하고 긴장된 내용을 적절히 뒷받침하는 것처럼, 마치 이야기가 오페라의 원작으로서 새로이 각색된것처럼 감정이 고조되고 한층 풍부해지는 기분이었다. 굉장히 새로운 기분이었고 처음 느껴보는 조화로움이었다. 바로 이 책과 이러한 내용이어서 어울리는 것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음악과 함께하는 독서”란 행위(?)를 처음 경험한 것 치고는 굉장한 행운이다.

 

 

* 데미안은 여러번 읽다 말았던 책이다. 어떤 의무감에서 이 책을 읽었는지 아마도 그 명성에 비해 수월한 장수, 난해해보이지 않는 이야기 서술을 보고 괜찮을듯 싶어 사두고는, 어쩔수 없이 반정도 읽어내려가는동안 그 의무감만큼 감화되지 못하고 책을 버려두기 일쑤였다. 그러나 끝까지 읽고 나서 결국 내뱉은 말은 난해하다 였다. 그냥 어렴풋히 한 소년의 성장에 어떤 초자아적 내면을 마주한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정말 안개가 낀듯 모호한 기분. 직관적이지 못한 나는 이런 애매모호함에서 뭔가를 잘 못 얻는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인간의 성장이 그렇게 칼로 무자르듯 조각조각 자명할 순 없는거니까. 어렴풋함 역시 성장의 일부라면 할말은 없다. 단지 나의 취향이 아닐 뿐. 감각적인 인간이 어디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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