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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고미숙님 두 권의 책 1.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재밌게 글을 쓰시는 분이다.그러나 뭔가 모르게 글이 살짝 오래된 느낌이 드는건 (유행이 지난 느낌이랄까) 철지난 유머의 수사가 많기 때문인 듯 하다. 주절주절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의 수사. 그녀는 연암에게 유머가 있다고 극찬하는데, 아직은 연암의 유머보다는 고미숙씨의 유머시도가 더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역시 유머는 피터드러커같이 진중한 가운데 촌철살인으로 웃기는게 내 취향인듯. 그런 가운데 역시나 오랜만에 보는 좔좔 흘러넘치는 지식들, 엄선한 단어들과 비유와 유희들이 훨씬 더 반갑다. 몇달전에 “우리몸이 세계라면”을 쓴 김승섭 작가의 글을 읽으며 정중하고 잘 퇴고된 젠틀한 문장에 감탄했다면, 뿜어져나오는 그녀의 단어들은 발라당 까진 느낌이지만 에너지가 콸.. 더보기
진보의 역설 - 그레그 이스터브룩 “우리는 왜 더 잘살게되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가” 많은 현상을 임팩트 있게 분석해낸 이 책은 그야말로 요약정리를 필요로했다. 그저 요약본을 주기적으로 읽기만 해도 내게는 큰 도움이 될것 같아 남긴다. ​ • 현대미국인과 유럽인의 삶에서 거의 모든 경향선이 긍정적인 형태로 점점 더 좋아지고 있는 과정 가운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서구의 삶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지 않으며, 심지어 그 사실조차 부정하는 이유, 풍유롭고 자유로우며 기본적으로 꽤 훌륭한 미국과 서구유럽에서 너무도 많은 불행한 사람들이 생겨나는 이유 존재하는 모든 문제를 극복했는데도 더 많은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 ​ • 낙천적 사회적 환경과 개인의 불행의 오버랩 1)선택불안:사회적 힘에 구속되어 선택해야할 사항이 지나치게.. 더보기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연휴 끝 월요일. 3일밖에 되지 않는데 이번 연휴가 오기전에도, 지나가는중에도, 마무리할때도 참 소중하고 시간이 조각조각 느껴지는 기분이었다. 목요일에도 자꾸 요일확인을, 금요일에도, 토요일, 일요일도 마찬가지였다. 나 스스로에게도 확인, 근처에 있는 사람에게도 확인했다. 아마도 이런 기분은 요새 나의 삶이 어딘가 억눌린 것이 아닌가 , 그걸 반영하는게 아닌가 싶은 추측이 든다. 휴일의 시간을 붙잡고 싶은 기분은 비휴일의 나는 정상적인 내가 아니라는 말이 아닌가. 일본 철학자가 쓴 50 철학책 뒷부분을 읽고있는데, 이 사람의 논조가 간결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어 마음에 든다. 최근에 되돌아 복기하며 본 것중에는 특별히 한가지 부분이 잔상이 남는다. 나의 환경이 단순히 내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1) 내가 일.. 더보기
사랑이 달리다 추천자의 말대로 글이 재미있다. 그냥 정신없이 재밌게 읽다보면 어느새 한웅큼씩 넘어가있는 책장. 이토록 재기발랄하고 유머러스한 문체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듯. 웰메이드 재기발랄체가 주는 흡입력으로만 따지면 스포츠신문에 연재된 소설의 스피드급에도 뒤지지 않을 정도. 그러나 그 속도감에도 마음을 울리는 가족애와 구성원으로서 공감의 구석. 인간관계에 대한 통찰이 곳곳에 포진해있다. 가족들의 면면이나 대사 같은 것을 찰지게 잘 옮긴 탓도 있겠다. 감탄해 마지 않는 마성의 글쓰기. 그러나 다 읽고 나서 뭔가 이 후련하지 않은 기분은 뭔가. 마하39 속도로 달린다는 여주인공 혜나의 이야기에 나도 한바탕 같이 달리고 와하하 웃긴 했지만, 결국 예쁜 얼굴 타고 나서 부잣아빠와 번듯한 신랑의 용돈 받아 쓰며 여태 제멋대로.. 더보기
버닝 영화를 보며 항상 의미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뭔가 책과 영화에 의식있는 선별도 나름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것은 사실인데, 유희로서 책과 영화를 소비하는 것 이외에 어떤 사회적 메시지 같은 것들을 나 역시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일정부분 소화해야한다는 그런 희미한 책임감 같은게 있기 때문이었다. 사회적 문제를 던지는 영화를 보며 그 메시지를 대중의 화두로 올리고, 그에 대한 내 의견을 피력하며 세상을 다양한 각도로 보는 그런 역할이라는게 나름 있다고 생각했었지. 그런데 의외로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많이 불편했다. 그건 이 영화가 갖는 이념적인 어떤 의미를 떠나서 , 그냥 영화를 보는 내 마음이 불편하고 찜찜해지는 것 자체가 힘이 든다는 것이다. 혼자본다면 혼자인대로 괴상한 꿈을 꾸는 기분 .. 더보기
케이크메이커 영화사이트를 훑어보다가, 케이크메이커를 우연히 발견하였다. 이 영화는 어디 영화제인가에 추천작으로 소개되었던 걸 봤었는데, 잔잔한 분위기와, 차분한 영상이 내 시선을 잡아 끌었다. 그리고 소재로 빵과 쿠키가 등장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는데, 한때 리치몬드에서 제과제빵 수업도 들었던 내게, 옛추억 떠올리며 약간 반가운 느낌? 시종일관 하얗고 차분하며 겨울의 느낌이 나던 그 색감도 그렇고 , 다른 화려한 영화처럼 번쩍거리지 않던 것도 그렇고 조용한 대사들도 그렇고, 개봉을 기다리고 소문듣고 보고싶고 그런 영화라기보단, 보다보니 서서히 마음속에 들어오는 기분이 있었다. 봐도 그만 안봐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시작과는 달리, 좀 지나면 마음속에 들어와 한켠에 은근 자리를 잡고는 나름의 존재감을 뽐내는 영화, 이 영.. 더보기
샬로테 - 격정적인 한달동안에 내 가방에 하필 함께 들고 다닌 책이라 그런건지, 샬로테의 삶이 워낙 격정적이어서였는지, 나에게는 울림이 많은 책이었다. 한달내내 읽었고, 한달내내 그녀와 나의 감정이 마치 평행처럼 나란했다. - 그녀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 집안의 분위기는 한없이 가라앉아있었다. 대를 물려 이어지는 자살의 유전자. 도대체 왜인지 설명할수 없는 그 화염과 같은 힘에 모두들 넋을 빼앗겼다. 그 중에도 꿋꿋하게 삶을 지켜나가는 샬로테의 의지. 그건 그림을 향한 그녀의 열정뿐이다. 다비드 포앙키노스는 담담한 어조따위는 애저녁에 멀리, 그녀의 삶을 수놓는 모든 고난과 혼란의 순간을 모든 책 구석구석에 절절하게 수놓았다. 과하면 과할수록 좋았다. - 읽을수록 격정적이고 침울한 분위기의 이야기가 한없이 우울.. 더보기
플로리다프로젝트 1. 일단, 더운 도시의 먼지와 기온이 느껴진다. 날씨는 맑고 청명하지만, 너무 더운 도시에서 마구 자라버린 수풀을 헤치며 깨진 보도블럭 주변에서 먼지 묻은 손으로 놀고 있는 아이들 영상이 그림같은 구름과 함께 펼쳐지니 너무너무 아름답다. 보라색 건물도, 광각으로 펼쳐지는 화면들도 너무 예쁨. 세트장처럼 그림을 세워놓고 사람만 아래에서 조그맣게 움직이는 그런 기분. 색감만을 두고 본다면, 파스텔톤의 사용이 최상급인 그런 영화다. 그랜드 부다페스트와 거의 동급일듯. 차이점이 있다면 그영화는 가장 예쁜 색감일 때 완성되었다면 이건 이 색감에 먼지필터를 얹었다는것 ! 2. 한편 본격 아이갖기 싫어지는 영화 무니와 친구들이 마치 꼬마악마같이 소리지르고 돌아다니며 사고를 친다. 이런 친구들을 나라면 어떻게 길러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