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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북 # 내가 한창 러시아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 초반 포스팅에 탄력 받았을 무렵 여행메이트 다영이가 어느날 수줍게 이야기했다. "언니, 나는 책을 만들고 있어요" 오, 포토북! 내가 늘 꿈꿔왔던!!! 포토북을 만들기엔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사진장수의 제한과 한편으로는 장수에 비례하는 부담스러운 금액과 (특히 학생시절) 결과물로 만들기 때문에 완성도를 미친듯이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 여하 이유들 때문에 한권의 포토북도 없이 그냥저냥 지내왔었는데. 2009년 호주에 다녀온 이후에는 싸이게시판에 하나하나 사진과 함께 쓰는 글에 재미가 들려 일년여에 걸쳐 호주 포스팅을 마무리하고 (혼자 감동하고), 스페인 포스팅도 시작하고 (마구 벌려만 놓고) 러시아도 혼자 흐뭇해하며 초반 러쉬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책이라니. .. 더보기
M찾기:러시아의 지하철 # 러시아의 지하철은 역사를 담고 있는 명물이라 했다. 지하철 역사마다 걸려 있는 그림이나 장식물들이 내노라 하는 건축가의 작품들이며 역마다 꾸며놓은 것이 다 달라 눈을 즐겁게 한다. 특이할만 한 건, 일반적으로 유행하는 모던한 양식이 아닌 상당한 고전 양식이라는 것. 지하철이 쿵쾅거리고 드나드는 천장엔 화려한 금장 샹들리에가 다 붙어있고, 대리석으로 깔린 계단은 고운 옥색을 띠고 있다. 흔하게 지나는 벽에도 색감 좋은 서유럽풍 그림이 많다. 아담하니 안온한 분위기를 내는 매표소 앞에 열평 남짓한 공간은 나무기둥에 돔지붕식으로 마무리하였는데 군데군데 장식들이 꽤나 고풍스럽다. ▲ 에스컬레이터를 몰래 찍기 위해 동원된 코스타커피. 그리고 그 위에는 지하철 토큰 두번째 특징은 에스컬레이터가 무지 길고 빠르다.. 더보기
요며칠 그리고 어젯밤 삼십이 되고 나서. 직장 5년차란 말에. 새내기에게 11년 선배란 자리 그리고 며칠전 08 학번과 술자릴 하고나서. 나의 십년은 어디로 갔나 생각했다. 그렇게 길고 아름다운 시간이 어디로 갔는지 그것이 너무 아깝고 아쉬웠다. 남은 이십대가 있다면 부러울 뿐인 요즘이었다. 어젯밤 퍼즐을 맞추며 아이폰에서 랜덤 재생되어 흘러나오던 노래를 들었다. All I ask of you. 와 the music of the night. 노래를 타고 스물두살 뉴욕에서의 내가 돌아왔다. 그 뉴욕에서의 일박이일.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흥분이 가라 앉지 않은 상태로 브로드웨이를 걸어 호텔로 돌아오던 길 위에 서 있었다. 노래는 무섭도록 선명하게 그날의 감동을 눈 앞에 펼쳐놓았다.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그 노랫소리. 그 호흡.. 더보기
모스크바 국립대학교 : 엠게우 외국 도시방문의 핫 트렌드 - 대학탐방의 날 오늘의 대학은 그 이름도 간지나는 모스크바 국립 대학교: 엠게우다. 긴긴 지하철을 타고 우니버시타트 역에 내려서 이정표도 없고 보이지도 않는 건물에도, 대학생 같아 보이는 학생들 뒤를 따라 걸었다. 20여분쯤 걸었을까 어느덧 한적한 캠퍼스 같아 보이는 부지에 농구장도 나타나고 건물들도 하나둘 나타나고 저 멀리 뾰족한 지붕의 큰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척 봐도 '저게 메인동이구나' 싶을 만큼 각이 살이 있는 멋진 녀석. 저 특유의 높다란 지붕과 각잡힌 건축양식은 스탈린 양식이라고 한단다. 작게 보이던 건물은 어느새 성큼성큼 커져서 고개를 70도로 꺾어도 그 꼭대기가 보일락말락할만큼 가까워졌다. 입구는 그리 크지 않은 나무 문이었는데 안을 슬쩍보니 경비 같.. 더보기
러시아에선 '펙토파'에 가면 밥을 준단다 ▲중앙백화점 '쭘' #공포의 첫끼 어느나라에 가도 첫끼는 인상이 깊게 남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욱 재빠른 눈치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지리에도, 분위기에도 익숙치 않아 장소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에 대개 초반일수록 메뉴선정에 실패할 확률과 비례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나의 2008년 첫끼는 육회, 2009년 첫끼는 식어빠진 스파게티였으며, 2010년에는 빠에야를 야심차게 골랐지만 그 흔한 피자보다도 맛이 없었다.) 길 모르고 어리버리한 여행자에게 푸드코트만큼 첫끼로 안전한 곳이 있을까. 영어메뉴도 그림메뉴도 주지 않는 러시아에서 손으로 가리킬 음식 실물이 있는 음식점이란너무나 고마운 곳이다. 뭔가 그럴싸해보이는 건물엔 푸드코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일단 들어갔다. 들어서니 이곳은 백화점... 더보기
나를 링크한 사람 어느날 티스토리 앱에서 둘러보다 '내가 링크한 사람' 이외에 '나를 링크한 사람' 이란 게 있는 걸 알게 됐다. 살펴보니 대개는 서로 링크해놓은 지인들인데, 마지막 한 블로그는 당최 누구인질 모르겠다. 내가 블로그명을 모르는, 다른 지인이겠지 싶어 들어가 무심코 둘러보는데 몇개의 글을 죽죽 읽어봐도 나와는 교집합도 없고, 누구인지 알수 있는 단어하나 소속하나 사진하나 찾을 수가 없다. 게다가 블로그 오픈일자도 얼마 되지 않은데다 최근에 몰아서 글을 올렸는데, 몰아서 쓴것 치고는 내용도 가볍지 않고 길이도 꽤 긴 편이라 어디 다른 블로그에서 옮겨온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던 즈음. 덮어버린지 이틀만에 다시한번 열어본 목록에서 그 블로그가 사라졌다. 누군지 알수없는 블로그를 둘러보던 때보다 한 층 더 묘한 기.. 더보기
모스크바의 붉은광장 크렘린, 굼백화점, 성 바실리성당과 역사박물관은 붉은 광장의 동서남북 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들이며 걸어서 닿을 수 있는 거리에 모두 몰려있다. 러시아 역사의 한복판, 붉은 광장은 러시아 말로 곧 아름다운 광장이란 뜻. 내가 보고 싶었던 차갑고 우아한 바로 그 광장이다. # 그리고 굼 크렘린을 보고 난 뒤 역사 박물관을 끼고 언덕을 올라와 수많은 창을 가진 고풍스런 건물이 모습을 드러낼 때만 해도 이곳이 백화점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워낙 유명하여 예상은 했지만, 그 예상을 가볍게 뛰어넘는 굼의 위력. 고전 건축양식에 현란한 색을 더한 복원한 건물들은 고전미도 아니고 현대미도 아닌 저렴한 감흥을 안겨준다. 그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외국 도시에서도 적잖게 느끼던 느낌. 하지만 굼은 진짜이다. 같은.. 더보기
난관 ▲ 붉은 화살호 (모스크바발 상트행 야간열차의 대표적 이름)를 설명하기 위해. cosmos 호텔 티켓대행처에서 러시아 아줌마에게 적어준 문구. # 말하기 러시아는 훌륭한 어트랙션을 갖춘 멋진 여행지가 분명하지만 다른 이에게 선뜻 추천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면 바로 요부분 때문일거다. 대화불가. 첫날 상큼하게 나선 우리는 호텔을 나오기도 전에 첫 난관에 부딪혔다. 그건 바로 다음날 쌍뜨로 가는 기차표를 예매하는 일. 기차역은 영어가 안통하니 가급적 호텔에서 예매하라는 팁을 미리 들었던 터라 호텔에 티켓대행처가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건 뭐지.. 내 앞에 있는 이 사람이 나와 같은 인간종이긴 한데, 생김새는 비슷하나 전혀 다른 통신을 하는 외계인을 마주한 그런 느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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