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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포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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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창 러시아에서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 초반 포스팅에 탄력 받았을 무렵
여행메이트 다영이가 어느날 수줍게 이야기했다.

"언니, 나는 책을 만들고 있어요"

오, 포토북!
 내가 늘 꿈꿔왔던!!!

포토북을 만들기엔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사진장수의 제한과 
한편으로는 장수에 비례하는 부담스러운 금액과 (특히 학생시절)
결과물로 만들기 때문에 완성도를 미친듯이 높여야 한다는 부담감

여하 이유들 때문에 한권의 포토북도 없이 그냥저냥 지내왔었는데.
 
2009년 호주에 다녀온 이후에는 싸이게시판에 하나하나 사진과 함께 쓰는 글에 재미가 들려
일년여에 걸쳐 호주 포스팅을 마무리하고 (혼자 감동하고),
스페인 포스팅도 시작하고 (마구 벌려만 놓고)
러시아도 혼자 흐뭇해하며 초반 러쉬하고 있었는데!


그런데, 책이라니. 아 완전 졌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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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영이가 의뢰한 포토푹 사이트는 스탑북인데,
60일 리미트가 있다고 했다.
즉, 2달 안에 사진선정 및 캡션 넣는 작업을 마무리 해야만 하는 것.

스탑북 덕분에 다영이는 본의 아니게 마감이 생겨버렸고
나 또한 마감이 생겨버렸다.


완성된 포토북을 60일 이후에 나에게 선보이고 나면

포스팅을 신나게 하고 있는데, 갑자기 완성물을 띡 받으면 왠지 김샐 것 같아서 말이다.
내가 여태 뒷 이야기 꽁꽁 싸매가며 하나씩 아끼며 풀어놓던것이
반전이 공개된 스릴러마냥 흥미가 떨어질까봐 말이다.


사실
그보다 더 걱정되었던 건 

다영이가 선정한 사진과, 소개와, 감상이 겹치는 거.
그리고 내가 그 주옥같은 소개에 감탄하여 더이상 내 감상을 발전시키는 걸 멈출지도 모른다는 거.
더 나쁘게는 빌어쓰는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거. ㅋㅋ

뭐 다영이는 자기 책은 글이 많지 않아 괜찮다고 하는데
내 입장에선 동기부여. 모티베이션 지대로다.
정 안되면 모스크바라도 마무리 해야겠다는 건 내 나름의 굽힐 수 없는 자존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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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에 4인가족 채팅방 상시운영하는 다영이네 가족중
촌철살인 돋는 그녀의 동생

내 포스팅 끝날때까지 포토북 보여주지 말라고 했단다.

얼굴도 모르는 언니친구가 받는 미세한 영향 고려해주는 섬세함과 
적극적 독자의 참여적 발언에 감동했다. 

고마워요 리를백 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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