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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생일만두


1.
2011 내 생일날. 메뉴는 갈비만두와 떡볶이였다.
정말 맛있게 먹었고 행복했다.



2.
특별한 날이니 특별하고 비싼 걸 먹는게 어울린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나도 그게 틀렸다고 생각하진 않으니까. 그치만 밥짝궁 준배도 나도 그닥 배가 고프진 않았고 생일저녁이란 이유만으로 굳이 돈들여 비싸게 사먹는 것 또한 얽매인 생각, 강요된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생일이 어땠냐 해서 만두를 먹었다 했더니 한 녀석이 물었다.

"무슨 생일날 만두를 먹냐 ?"
"그럼 뭐먹어? 내가 먹자고 했는데 만두먹는게 뭐 이상해 ?"
"그래도 생일인데 그게 뭐냐?"
".....그럼 평소엔 안 특별해서 못먹냐?" 

정작 나는 아무렇지 않게 고른 메뉴가 '그게 뭐냐' 가 되어버려 속상했던 건가. '좋은 거 먹어야 실속챙기는 거다' 라고 언뜻비춘 그 아이의 모습이 꼭 뭐 뜯어내는 이기적인 마음 같아보여서 그게 싫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3.
"근데 넌 도대체 왜그래? 난 아무리 봐도 이해가 잘 안돼.  " 

생각이 다를 순 있다. 고집이 센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에겐 자기 세계가 전부여서 타인의 생각을 튕겨내기만 한다.

문제는 태도다. 
이 나이쯤 되면 보통 침묵한다. 내의견과 남의 의견이 다를 수 있다는 건 이미 너무 알고있다. 근데 그녀석은 아니더라는 거다. 정말, '사람은 서로 다를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았다.
말 자체는 "왜 그랬어?" 라고 물었지만, 듣는 사람은 다그친다고 느꼈다. 


4.
매번 비슷한 딜레마에 빠졌던 나는 그 녀석과
-딱 그만큼만 친해질것인가 
-아니면 가시돋힌말로 날 방어하는 방법을 단련할 것인가 
고민을 시작했다. 

여기서 그녀석과 딱 그만큼 친해지는걸 고르면 난 어쩌면 앞으로 평생 후자는 해볼 생각도 못하게 될거다. 


5.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이 말은 나같은 합리화주의자들을 먹여살려온 든든한 명언인데 못하는 걸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주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늘 훈훈한 마무리에 힘써왔던 나, 이번엔 눈 딱감고 한번 저질러 보기로 했다.
좋은 사람과 좋은 말만 하고 살기에도 인생은 짧다는 거 알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 건 해봐야지.



과연 저지름의 결과는 어떠할 것인가. 투비컨티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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