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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1 2022.11.21-25 가족과 제주여행 올 봄 부모님과 짧게 춘천 여행을 한번 다녀온 후 늦지 않게 다시 한 번 가야지 싶었는데 어느새 연말이 다가왔다. 서쪽 끝에서 오시기에 멀지 않은 곳으로 고민하다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게 되었고, 오빠네까지 하루 끌여들여 순천 이후로 6년만에 온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 성사되었다. 공항에서 11시에 보기로 했는데 집에서 막 출발할 때쯤에 엄마가 신분증을 집에 놓고 왔대서 잠시 패닉이 왔다. 지난번 등본 발급 건으로 체크인이 지체되어 비행기 못탈뻔한 기억이 되살아나며 전전긍긍했는데 우리들이 도착도 전에 모바일로 신분증 발급에 성공하신 분. 휴- 2-3 소형기 좌석에서 복도를 두고 나란히 앉아가는 자리로 남편이 미리미리 지정을 해두었다. 유료도 아니면서 앞에서 두번째열 .. 더보기
미서부 21 (최종회) - 안녕 샌프란시스코 18.9.8~9 (여행 마지막날) 어제 새벽부터 움직인 탓인지 역시 피곤함을 어쩔수가 없어서 아침에 눈을 뜨니 어느덧 벌써 8시 . 마지막날 아쉬우니 아침일찍 일어나면 나가서 산책이라도 할까했던 어제의 마음은 어디로 가고 짐도 싸지 않고 잠이들었다. 삼일동안 갖고다니던 맥주캔을 집에가져갈순없어서 어제 늦은 밤에 기껏 얼음을받아와 얼음바스켓에 묻어둔 것도 먹지 않고 잠이 들어버렸던 탓에, 일어나니 그 맥주캔이 바스켓 속 녹은 물 가운데 둥둥 떠 있다. 아침을 먹을 시간도 없어서 나갈 준비를 하며 어제 투어에서 나눠준 간식 봉지를 털었다. 바나나 한개, 사과두개 , 시리얼바와 젤리가 들어있다. 급한대로 바나나를 하나 나눠먹고 나머지 간식이 든 종이봉투는 배낭에 구겨넣었다. 늘그렇듯 돌아가는 짐을 싸는 건 떠.. 더보기
최소한의 이웃 - 허지웅 신작 소식에 기대하며 밀리에 오픈된 첫날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정작 완독이 늦어진 건 책이 내겐 조금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책의 상당부분은 작가의 SNS에 포스팅 된 글이 포함되었는데 모르고 읽기 시작한 터라 기시감에 좀 의아했고. 신작을 잘 안보는 내가 시의성 좋게 현실밀착형 산문을 두루 읽은 것은 좋았으나 워낙 짧은 글모음(글감 하나에 대개 1-2page) 이어서 더 깊은 생각의 전개를 엿보지 못한 것이 특히 아쉬웠다. 작가의 이전 작품 살고싶다는 농담이나 버티는 삶에 대하여 에 비한다면 거의 1/3 정도의 길이. 내 단점일 수도 있는데, 일단 보고싶은 책을 접하면 좀 진도를 쭉 빼고 싶은 마음에 스피드를 올리다보니 문장과 맥락을 빨리 지나가서 섬세하게 살피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게 짧은 글과 더해.. 더보기
미서부 20 - 요세미티2, 자이언트 세콰이어숲 트레킹 그리고 마지막 밤 비슷한 몇군데를 더 보고는 세시정도부터 한시간짜리 수풀림 산책을 했다. 1마일쯤 되는 거리를 천천히 둘러보는 코스였는데 안쪽에는 2000년된 고목들이 자리하고 있다고 했다. 물 한병씩 들고 가벼이 나섰는데, 이거 은근히 날이 덥고 수풀림에 산뜻한 피톤치드는 별로 없고 더운 공기가 가득. 길이 내리막이라 내려갈땐 편했는데 경사도가 심해질때마다 다시 올라올 생각을 하니 움찔거리게 되었다. 의무감에 끝까지 돌지 않고 마음편히 중간코스를 택했다. 이런데까지 와서 바쁘게 땀빼고 싶지 않다. 가다보니 BIG RED라고 다른 나무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의 갈색 줄기를 가진 큰 나무가 나타났다. 나무 아래에 가서 서니 나같은 친구 네다섯은 서야 나무 기둥을 한면을 가릴수 있을만큼 사이즈가 어마어마했다. 아마 뺑 둘러서서.. 더보기
잠들기 힘들어하는 아기 요새 아기는 잠 드는 것을 힘들어한다. 졸린 기색이 역력한데도 눈이 감길때마다 마치 잠들면 큰일나는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며 두팔을 딛고 상체를 들어올려 미어캣처럼 주변을 살핀 뒤 벌떡 일어나 비몽사몽 이불밖으로 걸어 나간다. 아직 많이 졸리지 않아 보일 땐 나가는 걸 붙잡지 않지만 거의 잠들었다가 잠에 저항하는 듯 부스스 일어나 저도 모르게 나가려 할 때는 가는 친구 허리를 붙잡아 다시 이불에 뉘여놓는다. 대개는 눕히자마자 몸을 비틀어 다시 일어나려 하는데 등이나 무릎을 살포시 누르며 조금의 압박을 주면 몇분 안에 바로 잠들기도 하고, 격렬히 저항하다가 잠이 완전히 깨 버리기도 한다. 며칠 전 외출 잘 다녀오고 나서 4시쯤 집에 들어올때부터 졸려하던 아기를 재우려고 남편이 들어갔는데 계속 실패했다. 그.. 더보기
미서부 19 - 요세미티 첫번째. 나무의 바다, 바위 능선 두번째 내린 곳은 터널뷰. 애플컴퓨터인가 어디 배경화면에도 나왔다는거 같은데 요세미티 대표 명소인듯 하다. 여기는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넓은 지역에 강이 아닌 나무가 빼곡히 채우고 있었는데 이런걸 그야말로 씨오브트리스라고 표현하면 맞을듯. 나무의 바다를 감싸고 양 옆으로는 채도가 점차 옅어지는 산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한개의 둥근 산을 그린후 물을 점점 더 많이 섞어 뒤에 또 둥근산을 겹쳐 그리고 또 옅은 산을 뒤에 그리는 식으로 수채화 풍경화에 나올법한 그림같은 겹침이다. 몇달전 유명했던 캘리포니아 산불이 바로 이 요세미티에서 났었다는데, 그때 화재가 난 흔적이 가는 곳곳에 보였다. 한달반동안 국립공원을 폐쇄했을 지경이라니 어지간히 큰 불이었던 모양이다. 위성에서도 산불이 목격될 정도였다는 기사도 어렴풋.. 더보기
평범한 결혼생활 - 임경선 몇 달 전에 서점에서 슬쩍 들춰봤다가 재밌어서 리스트에 올려두었는데 신작 나온 김에 찾아보니 마침 밀리에 제공되고 있어서 신작과 함께 읽어보았다. 좋았던 건 역시 본인이 겪은 귀여운 에피소드를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 능력. 아쉬웠던 건 내용 중 개인적 소재보다 결혼생활 일반에 대한 견해가 많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최대 장점은 나도 따라 쓰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인데, 내게 조만간 그런 이야기가 등장한다면 이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정성스레 다듬어도 누가 읽어줄지 의문이지만 (그리고 그녀 말대로 결혼에 대한 이야기는 차고 넘쳐서 그저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써야 할 것이지만) 그런 마음이 몽글몽글 생겨서 상상만으로 즐거워하는 것과 서너 개만 구체적으로 적는다 .. 더보기
요새의 어떤 만남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요새의 어떤 만남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대화는 겉돌고 상대의 조바심을 느꼈으며 나는 집중할 수가 없었다. 근황 점검 이하도 이상도 아닌 화제의 결핍 그리고 억텐감정까지 뭔가 합이 맞지 않는 그런 기분이었다. 내가 대화할 준비가 안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봤다. 심도 깊은 이야기를 길게 나누기에 내 요즘 상황은 육아 덕분에 시간 공간 타이밍 모두 어려운 걸 인정한다. 사실 그 세가지가 모두 맞춰지지 않으면 보기조차 어려운 현실이다. 기꺼이 그 조건을 다 맞춰 날 만나러 와준 이 정도의 얼마 안남은 관계에서는 짧은 마중만으로도 바로 깊게 들어 수 있다. 언제는 만남에 준비씩이나 하고 기다렸다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이 휴직기간에 아예 볼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게 뭘까. 뭐가 잘못됐을까. 그 감정의..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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