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새 하고 있다는 국민체조로 아침 시작. 뜀뛰기 부분에 신나는 게 역시 국룰인가 아기도 딱 거기서 옴싹거리며 꺄르르르
할아버지가 새벽에 산책 다녀와 선물해 주신 미니 석류.
계획했던 해장국집은 아니었지만 아쉬운대로 근처 맛집을 찾아 총총. 숙모가 해준 노간 계란후라이와 몸국 시식
아침 먹고 삼촌 숙모는 택시타고 공항으로 바이바이.
아기는 어제 제주바람이 추웠는지 코찔찔 나오기 시작해서 일단 재워봤는데 차에서 딥슬립 하는 바람에 모두 숙소로 복귀 못하고 강제 드라이브 ㅋㅋㅋ 애월 해안도로와 한림을 거쳐 협재까지 도착!
협재 스타벅스에서 테익아웃 세잔 해왔다. 이 스벅은 리유저블 컵만 포장가능한 친환경 매장인데 음료당 보증금 1000원씩 더 내고 사야됨. 컵 반납은 제주 전체 스벅 내지는 제주공항 출발지 머신에서 가능한 시스템이라고. 첨엔 하필 불편하다 생각했는데 나중엔 이렇게 강제적으로라도 진행하고 있는 제주시 리스펙하게 됐다.
점심은 뚜레쥬르 빵으로. 빵집앞도 힙하구나 이동네는.
오후에 비 예보가 있어서 비가 와도 걷기 좋다는 삼나무 숲을 산책하기로 했다. 후보지는 사려니숲길이나 절물휴양림. 두군데 다 동절기 다섯시 마감이다.
이번 여행의 힛트작이 되버린 사랑해요 제스춰. 두껍게 옷을 껴입은 아기가 팔이 저만큼만 올라가는게 넘 귀여운데 그 안에 잘보면 웃고 있는 표정인 게 더 킬포.
폭신한 숲길도 걸어보고 연못도 구경하고 미끄럽고 추운 날씨에도 한창 궁금한 것 많은 아기.
겨울이라 야생화 군락에도 뭐 없고 연두 새싹이나 단풍도 없지만 약숫물도 먹고 고리던지기도 하며 노는 어른들.
완벽한 산책이었다. 코스와 시간 체력 적절했고 기념사진까지 편안하게 찍고 느적느적 걸어 차 타자마자 5분만에 비 쏟아졌다.
비는 오고 집에 들어가긴 좀 아쉬운 시간이라 검색끝에 찾은 미디어 아트 전시장 노형슈퍼마켙. 어른들 모시고 가기에 스토리 컨셉은 좀 오그라들었지만 대형 원형극장에서 엉덩이 붙이고 앉아 쉬엄쉬엄 눈호강 하는 건 나쁘지 않았다. 특히 극장 바닥은 폭신한 카펫 깔린 운동장 사이즈라 아기가 활개치고 다니기에 뜻밖에 적절했다.
저녁으로 갈치조림 앤 구이 세트. 가시 바르랴 애기 케어하랴 테이블 세팅 신경쓰랴 밥을 코로 먹은줄. 비주얼만 그럴싸하고 맛은 그냥 저냥 서비스정신 부족했지만 그래도 제주와서 갈치조림 한 번 먹는거죠. 이래저래 다들 좀 아쉬운 기색이길래 기분이라도 좋으시라고 예상에 없던 내가 쐈다. (난 괜찮아…)
몬테스 알파 와인과 토마토 오이 과자로 파티. 안주는 카타르 월드컵.
아기는 어제보단 일찍 잠들었지만 악몽을 꾸었는지 바뀐 잠자리 때문인지 한시간쯤 자다가 깨서 많이 울었다. 요새 이 앓이 때문인지 간혹 이런 적이 있어 우리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처음 보는 울 부모님은 놀라실 만도 함. ㅜㅜ 목청은 좀 좋아야지.. 할머니 할아버지 놀래켜 깨우고 악쓰며 울다가 고양이 책 표지 보고는 ‘아앙?’하고 방긋 웃는 바람에 어이없는 건 덤. ㅎㅎㅎ
제주에서의 두번째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