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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국내여행

제주제주4

아침부터 찬란한 오션뷰. 하지만 우리는 아름답지 못했다. 호텔에서 내어준 추가 침구가 부실한 탓에 지난 밤 이리저리 수를 써봤지만 결국 다 포기하고 아기 인생 최초로 셋이 한 침대에서 자면서 우리 둘은 밤새 잠을 설쳤다. 고작해야 퀸 조금 넘는 침대에서 아무리 아기라도 80cm 친구 가로로 자기 있습니까? 그리고 방은 또 어찌나 건조한지. 아침에 일어났는데 난 머리가 지끈거리고 남편은 제대로 감기에 걸렸다.

이 방의 문제는 바로 이 턱이다. 아기가 조심스러운 편이지만 그래도 자다가 굴러떨어지거나 머리를 박거나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바닥에서 자는 걸 포기했다. 심지어 창문 쪽도 똑같은 턱이 있다는거.. 반좌식 매트리스면 뭐하나. 바닥이 이렇게 불안한데 🫠

날씨가 심하게 좋다. 바다에 해가 걸친 순간부터 눈이 부셔서 창문에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든 정도의 강렬한 햇빛

조식 먹으러 출동. 지난 여름에 삶은계란 잘 먹길래 일부러 떠줬더니 몇개월 사이에 더 맛있는게 많은 걸 알게된 모양이다.

이게 먼나무? 아빠가 제주 오면서 말해줬던 먼나무

더 그랜드섬오름 본관쪽으로 산책했다. 규모와 위치 룸컨디션 등 멀쩡한 허우대에 비해 편의사항은 좀 부족했던 숙소.

귤과 귤삔과의 상관관계를 탐구하는 아기

방에 돌아와 천천히 채비하고 바깥 구경하러 고고. 오늘 하루는 서귀포 근처만 여유롭게 둘러볼 예정이다.

예전에 지나가며 반했었던 신서귀포의 경사 있는 널찍한 거리를 천천히 드라이브했는데 역시나 좋았다. 따뜻하고 조용하고 여유로운 거리였다. 지나다니는 사람이 좀 적어 활기참이 안 느껴지는 것 빼곤 완벽. 나아아중에 혹시라도 제주도에 산다면 꼭 이 동네에 살고싶다.

오션뷰는 숙소로 충분하니 한라산이 보이는 카페에 가고 싶어 찾아낸 곳. 미서부 개척시대 컨셉의 널찍한 카페다. 그렇지만 이름은 친근감 넘치게 친봉산장. 시그니처 메뉴인 아이리쉬 커피가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구석구석 다 예뻤지만 우리가 앉았던 자리 바깥으로 귤 나무가 보이는 창문이 너무 상콤하고 귀여웠다. 또 와서 다른 곳도 앉아보고 싶은데 우리집에서 너무 먼 것이 흠이네?

차에서 한잠자고 일어나 빵 먹방 하시는 분. 아기랑 자연스러운 투샷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데 대충 찍어도 예쁜 곳이라 좋다.

벽난로도 있어 겨울 분위기에 잘 어울림. 마침 캐롤도 나오고 있어서 올해 크리스마스 뽐뿌 처음 느낀 곳이 되었다. 일정과 아기 컨디션 때문에 오래 머물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벽난로는 강화가서 마저 봅시다.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멋진 한라산 뷰를 볼 수 있다. 그간 제주도에 많이 오질 않았어서 잘 몰랐는데 새삼 한라산의 아름다움이 눈에 많이 들어온다. 특히 제주 북쪽이 아닌 남쪽에서의 풍경이 훨씬 예쁘다고 느꼈는데 서귀포 어느 곳에서 봐도 한라산의 선명한 자태가 뒷산처럼 가까운 느낌이다. 내륙의 험준한 첩첩 쌓인 봉우리가 아닌 화산섬 특유의 독야청청한 고운 사선은 멀리서 보면 마치 살짝 경사진 초원같이 너른 느낌. 하지만 올라가면 절대 그렇지 않겠지? ㅎㅎ

수리남 보고 감명받아 찾아간 허니문 하우스. 사이즈며 위치며 진짜 말 다했다. 카페 들를거 아니라도 꼭 가봐야 함. 인테리어와 조경도 그렇지만 가우디스러운 구불구불한 입구부터 쭉쭉뻗은 야자수 옆 절벽 하며 분위기 자체가 걍 남국이다.

유명하다는 동네김밥 두줄 포장해서 서귀포 칼 호텔 정원에 몰래 침입했다. 사실 여기 숙소에 묵을까 고민 많이 했는데 시설 가격 고민하다 포기. 그래도 유명한 이 정원은 꼭 와보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오게 되네요. 칼호텔이 제주 올레길의 한 구간으로 정원의 사유지를 오픈해서 유명하기도 한 이 곳은 골프장 맞먹는 잔디밭 규모에 오션뷰는 진짜 말해뭐해. 사람도 별로 없어서 잔디밭 전세내고 뛰어놀다 왔다. 이런 전망 바라보면서 먹는 김밥 이만원 줘도 손색없습니다.

하단에 조성해놓은 호수와 조경도 상단 만만찮게 끝내준다. 몇십년전의 안목인데도 전혀 촌스럽지 않고. 갈라진 아스팔트만이 부모님 세대 최고핫플의 명성을 증명해준다.

돌아와 지는 노을 멱살잡고 해질때까지 산책하며 근처 기념품샵도 들리고

호텔 식당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포장해와 사두었던 샴페인을 꺼내어 마지막 밤을 자축했다. 조식 먹어보니 여기 쉐프님이 음식을 꽤 잘하시더라구요?

베개와 빈백으로 틈을 메우고 우리의 구스이불을 동원하여 어찌저찌 잠자리 분리에 성공하였다. 카타르 우루과이전이 있는 날이라 필사적으로 아기를 재우고 시계를 보니 소름돋게도 9시 59분. 남은 샴페인을 홀짝이며 음소거로 한국축구를 응원했다. 제주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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