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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음악회 19.01.01 ​ 앞에 숫자를 쓰다가 한칸 지웠다. 새로운 숫자를 써야겠네라고 생각하며 켰는데도 손가락이 제맘대로 움직여버린 것이다. 습관이란 이렇게나 놀라운 것이다. 당분간, 몇일동안 , 길면 한달이 다 되도록 익숙치 않아 한칸을 지우게 되겠지. 이 회사가 업무적으로 숫자를 많이 입력하는 자리라 그런지, 머리에서 입력하는 생각보다 한층 빠르게 자동으로 놀려지는 손가락이 이제 익숙해진 기분이다. ​ 오늘은 새해첫날, 뭘하면 새해를 새해답게 보낼수 있을까. 옆분은 출근했고 나는 좀 차분히 정리의 시간을 가질까 생각만 해둔채 오전을 맞았다. 작정하고 몇주전부터 메가박스에서 하는 빈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 중계실황을 예매해놓았는데, 처음에는 짝꿍과 같이 가려했는데 오늘부터 시작된 근무지변경으로 신촌7시가 어.. 더보기
티타임 ​ ​ 세팅이라 일찍 와서 아침 연수까지 시간이 삼십분정도 남길래 차를 마시러 스타벅스에 내려왔다. 지갑을 갖고 내려올까 하다가 핸드폰으로 결제 가능한 스타벅스 카드에 돈이 있기도 하고, 혹 모자랄지라도 모바일로 충전이 되기 때문에, 목적지가 확실한 날이니만큼 그냥 핸드폰만 들고가기로 했다. 보고있는 책에다가 핸드폰만 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왔다 ​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입구로 들어서면서 뭘 먹을까 고민했는데 앱을 켜니 스벅카드로 레몬진저차이티를 마시면 적립 별을 두개를 주는 프로모션을 하고있다. 음 어제부터 목이 간질하니 감기기운도 있는데, 이걸 마셔야겠다. 오! 마침 이건 프리퀀시 프로모션 특별음료이기도 하잖아! 좋네좋아! 사람이 없어 계산대로 직행하니 직원이 날보고 반갑게 인사를 한다.눈인사로.. 더보기
요새 인상적인 꿈을 계속 꾸는 기분이다. 주말에 아침잠이 길어지며 이야기도 같이 길어져 인상적으로 기억되는건지도 모르겠다. 오늘아침도 긴 꿈을 꾸었는데 투명엘레베이터로 알프스같은 아주 높은 설산을 가로지르는 꿈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 끝은 모래밭과 바다가 펼쳐진 해변이었고, 죽거나 살아있는 붉은 대게가 집게발을 내밀고 모래사이에 가득 숨어있어서 바다가 있는 곳까지 건너갈수 없었다. 나는 양말을 신지는 않고 맨발에 운동화를 신고 있었는데 왜인지 양말이 없는 신발은 게에게서 나를 지켜줄수가 없었다. 해변에 다다른 기억은 없고 대신 다른 어느 건물로 들어가 색색이 꾸며진 여러 방들을 돌아다니며 어떤 물건을 정처없이 찾아 헤메었다. 방에서는 동창들 혹은 어디선가 봤던 유명인사들이 마구 섞여 등장했다. ​ 며.. 더보기
점심 습관적으로 옆구리에 책을 끼고 혼자 점심을 먹으러 내려가는데 , 교보타워 유리출입문을 나섬과 동시에 전화벨이 울렸다. 발신자를 보니 변호사님이다. 왜 전화하셨지? 이분 점심 때마다 누구랑먹을지 뭐먹을지 동네방네 사냥하는 분인데, 혹시 오늘 점심파트너가 없어서 나에게까지 마수가 뻗치는 건가? 아 약간 귀찮은데 그래도 안받으면 안되겠지? “여보세요?” “윤과장님 어디에요?” “ 저 지금 로비인데요” “오늘 나랑 밥먹기로했잖아” “네.?...” 지난주 과외를 한시간 해드렸더니 변호사님이 고맙다고 점심을 먹자고 언제 시간이 되냐고 물으시길래, 나가면서 아무때나 괜찮아요 라고 대답했더니 뒷통수에 월요일에 먹어요 라고 스러지듯 메아리치던 소리가 이제야 기억이 난다. 난 심지어 혼자 삼계탕을 먹을까 미역국을 먹을까 .. 더보기
9호선 퇴근길 ​ 오늘은 퇴근길에 구호선 완행을 탔다. 방금전에 오른쪽 승강장에서 급행열차가 막 떠나기도 했고 , 동시에 왼쪽 승강장으로는 완행열차가 진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출퇴근시간에는 아무래도 급행보단 완행이 사람이 적어서, 완행을 타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몸은 좀더 편히 갈수 있는데, 필사적으로 급행을 사수해야하는 출근시간과는 달리 조금더 인간다운 모습으로 퇴근할수 있다고 해야하나. 금요일 퇴근길인데 일주일중에 가장 여유를 부려도 될만한 시간이 아닌가 싶었다. 신논현에서 처음 탈 때까지만 해도 그 결정이 옳았다 할만큼 여유가 확보되었다. 완행을 탄김에 은행도서실에서 도착한 책을 읽으려고 꺼냈는데, 급행에서 책읽기란 사치이자 한사람의 숨쉴공간을 빼앗는 이기적인 행동일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책이.. 더보기
포스트맨은 벨을 두번 울린다 끝내 책에 포스트맨은 나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포스트맨이 부재중인 경우 그냥 가는게 아니라 책임감에 두번째 벨을 누르다가 이들의 위태한 동거 속에 숨겨진 살인행각을 우연히 발견하는게 아닌가 상상했는데, 의외로 비밀은 소설속이 아닌, 배경에 숨어있었다. 미서부의 클래식한 시대적 배경이 현실감이 떨어지기도 했지만, 그들의 변화무쌍한 감정, 사정없는 사건전개, 치밀한 법정싸움, 마지막 순간까지 보고나니 역시 세계문학다웠고, 감탄할만했다. 적당한 감정을 담아내는 것으로 저명한 문학의 반열에 오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시대를 넘나드는 원초적 감정으로의 설득력을 주거나, 아니면 그걸 뛰어넘는 엄청난 전개력이 있어야겠지. 그런관점에서 이책은 후자가 아닌가싶다. 재밌는 스토리를 좋아하나 식상한 추리물에 질릴때 보면.. 더보기
10월- 점심으로 라면을 먹고 나오는데, 맑은 하늘과 깨끗한 공기가 나를 기다린다. 어두컴컴한 상가복도를 나오는 순간 별안간 환해진 빛에 눈을 반쯤 찡그리고 주변을 살펴보는데, 간간히 불어오는 서늘하고 깨끗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날린다.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한점 없어 그 깨끗함을 카메라로 한장 담았다. 뒷길 차도를 조심스레 건너 교보타워 주차장쪽 보도로 올라섰는데 점심시간에 몰려 우르르 이동하는 사람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그들에게 길을 비켜주느라 화단 사이의 좁은 보도로 잠시 발을 옮겨 서 있었더니 화단에 수북히 꽂힌 자주색 국화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향기를 내뿜는게 코를 간지럽힌다. 갑자기, 이게얼마만에 맡아본 꽃향기인가 하는 스스로의 물음에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생각에 잠겼다. 그러자 기다렸다는듯 등뒤로 내려앉은.. 더보기
9호선 출근길 내가 출퇴근길에 이용하는 9호선은 문을 여닫을 때마다 가끔 기관사가 안내를 직접 해주는 경우가 있다. 사실 1~8호선에서는 “출입문 닫습니다” 안내를 주로 녹음된 멘트로 들었던 기억인데, 유독 9호선 이용시에 직접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걸 자주 느낀다. 9호선이 출퇴근 시간에 혼잡도가 유독 높아서인지, 홀로 민자라서 시스템이 다른건지는 모르겠지만 녹음된 멘트가 아닌 라이브멘트가 튀어나오면 갑자기 현실감이 나고, 더불어 의례히 타고 내리던 행위에 대해 경각심있게 주변을 살피게 되는 건 사실이다. 오늘 9호선 기관사는 젊은 남자였는데, 급행열차의 출입문을 여닫을때 사람들이 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 이제 출입문 닫으니 다음열차 이용해달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점차 많아지자 처음엔 녹음된 멘.. 더보기
몸의 일기 어제밤에는 몸의 일기 마지막 부분을 읽었다. 이 소설은 몇달전 처음 읽었을때의 충격과 같이 유머러스한 문체와 솔직한 글소재가 여전히 돋보인다. 장황하고 현학적인 묘사 같은건 안중에도 없는 적확한 단어선택과 직접적이고 속이 시원한 설명, 그리고 무엇보다 그 안에 스며있는 따스한 시선과 유머. 이 따스한 시선이야말로 작가와 독자와의 친밀도를 확 올려주는 놀라운 힘이 되는 것 같은데 그래서 여기 나오는 작은 소년이 할아버지가 될때까지, 여느 소설이나 영화속 주인공보다 생생히 살아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마치 옆집에서 오래도록 본 사람처럼, 얼굴마저 상상이 될 것 같것 같은 그런 기분. 소설의 마지막으로 갈수록 오래전 읽었던 ‘ 잠수종과 나비’ 가 연상이 되었는데 본인의 병중 생활에 대해 노화의 .. 더보기
지성만이무기다 아침엔 출근길에 데미안을 시작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내뱉는 나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은 아주 단어를 하나하나 곱씹어 정독을 해볼까 고민중이다. 어제 읽은 ‘지성만이무기다’ 책에 정독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에 감명을 좀 받았다. 정작 그 책이 정독을 요하는 책이 아닌것이 좀 아이러니했지만. 천천히 읽다보니 기껏 읽었는데도 다섯페이지정도밖에 보질 못했다. 그렇지만 그 짧은 가운데에도 관념적인 단어들이 아주 많았고, 잘골라 배열한 단어들이 세심하였다. 정독을 잘 하기 위해서 필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중에 좋은 펜과 종이를 갖추어서 체계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겠다. * ‘지성만이 무기다’의 몇가지 좋았던 점을 꼽아보자면, - 망상으로 시간을 버리지 말아라 (특히 걱정) 그리고.. 더보기
모두 거짓말을 한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오랜만에 본 자기계발서- 요약보다 자료가 훨씬 디테일하고 풍부했으며, 특히 구글 본질의 특성상 음적인 부분(?)에 대한 언급이 많고 흥미로웠으나, 아래 내용은 정말 큰 줄기만 옮겼다. 생각보다 재밌었고, 기억하고 싶어서 정리하고 남겨보았다.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은 건, 빅데이터는 확보만 되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만능해결책이 아니라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려면 결국 질문자의 통찰과 적절한 질문이 중요한 것이고, 그것이 자료와 합쳐질때 궁극의 결과물을 낼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 O 주변사람들이 당황하거나 그 이상의 반응을 보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나 기대 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전형적인 정보원에서는 숨겨졌지만 인터넷 검색어에는 사람들의 악의와 미움이 확연.. 더보기
칠월과 안생 내가 읽은 소설중에 가장 감수성있는 단편이었다고 단연 최고로 꼽을수 있겠다. 짧아서 더욱 강렬하고, 아쉽고도 너무나 슬펐다. 더보기
당산역입니다 당산역을 알리는 방송이 나온다. “이번역은 당산,당산역입니다. 이번역에서 내리실 고객님은 왼쪽으로 하차하여 주십시오. “ 이시간에도 구호선 급행은 사람이 많아 내리려면 사람들을 헤치고 문으로 돌진해야 한다. 고속터미널에서 꾸역꾸역 밀려든 사람때문에 나는 이미 반대편 출입문언저리까지 와있었다. “내릴께요” 사람들을 밀치고 나가는게 싫어 차가 서지도 않았는데 무미건조한 말투로 미리 내뱉었다. 아무도 내 말에 머리털하나 반응하지 않는다. “내릴께요!” 바로 앞에 선 키큰 남자의 등이 움찔한것 같은 기분이다. 아니, 내 눈이 착각한것 같기도 하고 . 서있는 사람들의 어깨가 다같이 왼쪽으로 출렁이는가 싶더니 이윽고 두발에 중력이 고루 느껴진다. 어서 퀘퀘한 냄새나는 칸에서 벗어나야지. 출입문 유리밖으로 줄서있는 .. 더보기
체실비치에서 ​ 이언매큐언의 소설은 처음이다. 속죄 때문에 알게된 작가인데, 워낙 그의 명성이 대단하여, 지난 경의서적길에서 체실비치를 봤을때, 한번 읽어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속죄는 사두기는 했지만, 역시 내용을 알고 있다는게 치명적이다. 언제볼지는 글쎄. 1~5장으로 이뤄진 이 소설은, 누군가에게는 밋밋하다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르겠다. 줄거리 위주의 가벼운 소설을 후딱후딱 읽어내리는데 맛이 들린 상태에서는 묘사가 너무 장황하거나 혹은 표현주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 크게 1,3,5 장에서 사건이 진행되고 2,4 장에서는 과거의 이야기를 들춰내는 액자식 구성을 가지고 있는데, 나 역시 중반부(2장)의 영국가정 특유의 분위기 묘사가 이어질때는 몇문단을 슬쩍 넘겼다. 장황하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흥미.. 더보기
회색인간 회색 인간 을 읽다가 문득 시간을 보려고 핸드폰을 들어 화면을 열었는데 네이버 첫 화면에 제주도에 온 예맨 500여명 난민신청 기사가눈에 띄었다. 갑작스런 못보던 기사에 황당했는데, 내용역시 말레이시아를 통해 건너온 예맨 전쟁난민이 무비자 제주도에 몰려들어 입국신청을 하여 정부에서 고민중이라는 내용. 댓글에는 장난하냐 추방해라, 외국에서 난민수용 분분하더니 우리도 이럴줄 몰랐다, is는 무조건 막아야한다, 받아들여야한다, 제주도 비자 만들어라 난리인데 , 나는 어쩐지 방금 읽던 SF단편집에서 읽던 이야기가 갑자기 내 눈앞에 펼쳐지는거 같아 기이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날 시험하는것 같은 상황. 그 난민들500명에게 지구 어디 영혼의 인간이 있다면 받아들일것인가,그들에게 바이러스가 퍼져있다면 제주도를 폐쇄.. 더보기
앙리픽미스터리 앙리픽미스터리 ​ 비블리아가 생각나는 문학추리물. 비블리아는 그 이름을 이야기할때마다 애잔하다. ​ 다비드 포앙키노스의 책이 고작 두권째일 뿐인데, 전작 샬로테가 생각나는걸보면 작가의 문체가 특징적인 게 분명하다. 본인만의 문체가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일 것이다. 나는 너무 유치하지도 않고 너무 현학적이지도 않은 다소 감성적인 이 작가의 문체가 생각보다 잘 맞는것 같다. ​ 샬로테만큼은 못했지만, 나름 흥미진진한 전개가 시간가는 줄 몰랐다. 소재가 흥미로웠고,문장이 나름 쫀득한 맛이 있지만 찍어놓은 사진이 적은걸 보면 참신하지는 않았다. 미묘한 감정이라도 정확한 단어로 짚어내는 추출과 조합에 재능이 있는 작가가 아닌가 싶다. ​ 이 소설을 쓰면서 작가가 하고싶었던 말은 뭐였을까.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휘.. 더보기
팬텀스레드 팬텀 스레드 1. 한마디로 현대판 미저리와 같은 느낌, 처음에는 그 사랑스럽던 얼굴에서 막판에는 고집스러운 턱이 보이다 못해, 표독스러워보이기까지 했으니 알마는 어지간히 연기도 잘했겠다. 2. 마지막에 독버섯 오믈렛을 먹으며 사랑해라고 둘다 외치는 건 도대체 뭔가. 너무 난해하였다. 난 사실 그들이 결혼하겠다고 고백하는순간에도 감정의 흐름이 어이가 없었는데, 마지막에 오믈렛을 먹는 장면이 최고의 어이없는 장면이었다. 누가 나에게 설명좀 해줄래. 그동안 다른 영화에서 갑작스러운 전개를 안겪여본것은 아니나, 이 둘의 심리상태를 충분히 이해할만큼 이 영화의 상징과 기호가 나에게 해석되지 않았겠지. 3. 영화 내내 귀를 간지럽혔던건 소음이었다. 그리고 불협화음의 피아노 혹은 바이올린 반주. 소음이 이다지도 티나.. 더보기
2017 생활정리 2017 생활정리 ​ 독서생활​ 01.우리삶이 춤이된다면 02.스파이 파울로코엘료 03.THE PATH 마이클 푸엣 04.소곤소곤홍콩 05.직업으로서의 소설가 06.이것이 모든것을 바꾼다 07.소설가의 일 08.화폐대전환기가온다 09.환율의미래 10.먹고 마시고 그릇하다 11.아무것도 하지않으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12.일의미래:무엇이 바뀌고 무엇이 오는가 13.인생 위화 14.제로 빅투아르 도세르 15.약간의 거리를 둔다 16.제8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17.사람의목소리는빛보다멀리간다 위화산문집 18.타인의고통 19.두도시이야기 20.냉정한 이타주의자 21.아이들은즐겁다 22.정재승*진중권 크로스2 23.인간실격 24.언어의온도 25.달콤함이번지는곳 벨기에 27.벨기에디자인여행 28.일상이축제고.. 더보기
영화 : 그것만이 내세상 그것만이 내세상 - 영화 1.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4번 ‘월광’ 3악장 – 진태의 마로니에 공원 공연곡, 영화의 첫곡 워낙 유명한 곡이라 그런지, 여기저기서 음표 찍어 만든 미디음악으로 많이도 들었던, 너무 익숙하고 정직한 곡. 그렇게 익숙한데도 주제멜로디가 나올 때마다 너무나 반가운데, 피아노의 저음부터 고음까지 몰아쳐오르는 변주가 다섯번째쯤 이르러 스타카토의 공격이 나올 때면 어느새 나도 트릴음을 따라 자연스레 손가락을 움직이게 되는 불가항력적인 곡이다. 베토벤의 피아노소나타는 얼렁뚱땅 뭉개지는 부분이 없고 잠시도 쉴틈을 주지 않아, 몰아치는 감정의 응축과 폭발을 청자에게 있는그대로 받아들이라고 외치는 느낌이 든다. 과연 열정과 성실의 음악가답게, 끊임없이 우직하게 이어지는 왼손의 들끓는 반주가 마.. 더보기
17년 가을의 책 ​ 서재를 공유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 1.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이 책 , 제목을 많이 들어봤는데 , 들을 때마다 참 귀여운 제목이라고 생각했다. 단어만 봐도, 작가의 정신(?)이 느껴지지 않나, 낮보다 밤, '걷는다'는 활동적인 움직임, 귀여운 아가씨, 현재를 소중히 - 게다가 저 제목은 귀엽게 반쯤 명령하는 듯한 어조가 더욱 더 좋았다. 이 문장은 실제 주인공의 입을 통해 등장하는데, 그 장면에서 약간 탄성이 나올 정도. ㅎㅎ 내용은 다분히 일본 판타지 같은 느낌이었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모험을 소설로 옮겨놓은 기분. 작가가 주로 교토를 배경으로 소설을 쓴다는데, 교토에 놀러와서 서점에서 일본 만화를 들춰보고 있는 그런 기분. 그리고 제목과 책 표지 디자인을 뛰어넘는, 귀여운 문장이 있.. 더보기
슈팅스타 - 현대무용 ​ 슈팅스타 2017.11.12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안무 로렁스 야디 & 니꼴라 껑띠용 음악 블랙 스트링 아주 오랜만에 본 현대무용공연 여전히 무용수들은 아름답고 경이롭다. 1막 모두가 슬로우로 합을 맞출때 마치 몸속에 있는 세포들의 움직임처럼 관성적으로 자연스러운, 그리고 본능적인 어떤 것을 보는 느낌을 받았다. 해양다큐를 보는 기분도 들었다. 어둠속에 희미하게 선처럼 천천히 움직이는 몸을 보는 것은 마치 꿈속에 무언가를 보는 기분이었고, 곧이어 역동적으로 온몸을 털어낼때 춤만이 가진 카타르시스가 나에게까지 전달되었다. 나도 하루에 한번씩 저렇게 힘껏 온몸을 움직이면 많은 것들을 비울수 있을 것만 같다. 가까운 친구가 이번 공연의 통역을 맡아서 단원들과 안무가와 공연준비기간 내내 호흡했다니 매우 신기하.. 더보기
에셔전 - 그림의 마술사 ​그림의 마술사 : 에셔 기간 2017.07.17. (월) ~ 2017.10.15. (일) 장소 세종미술관 세종문화회관을 지나갈때마다 늘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 어느날 갑자기 시간이 허락하여, 6시 40분에 컴퓨터 끄고 택시타고 달려간 전시회 7시에 입장 마감인데 7시3분에 겨우 허락받고 간신히 입장. 원래 늦어서 안되는 건데 , 간절한 눈빛으로 들어가게 해달라했더니 알겠다면서 오디오 가이드도 하나 공짜로 얹어주심 완전한 시각을 추구하는 에셔는 3차원을 넘어서, 각 방향에서의 시각을 2차원 한 화면속에 표현하였다. 어떤 그림은 꼭 광각렌즈로 찍은 사진과 비슷하다. ​ 그리고 그 가운데 자신이야말로 그림속 세계에서 흔들리지 않는 중심 을 나타낸다는 구슬 그림들 ​​​​​​​​​​​​​​​​​​​​​​​​​.. 더보기
냉정한 이타주의자 ​ "우리는 남을 도와야할 때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고 무턱대고 행동으로 옮기곤 한다. 숫자와 이성을 들이대면 선행의 본질이 흐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탓에 세상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회도 놓치고 만다. " ​ 결론으로서, 본인이 몸담고 있는 사회적 기업으로의 방향성을 굳이 제시하는 것을 제외하면, 꽤 괜찮은 내용이었다. 이타주의적 행위, 즉 선행 (여기서는 특히 기부)를 할때, 같은 1달러를 내더라도, 수혜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그리고 최고의 효과(가치창출)를 낼 수 있는 방법으로 , 행위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고, 재고해야 한다는 요지의 내용. 정작 별것 아닌것에 지나치게 진지하다고 핀잔을 듣는 나같은 사람한테, 이책은 나름 위안이 되는 책이었다. 어떤 행위의 소.. 더보기
급작여행 1. 강원도 원주, 강릉, 대관령 ​2017. 8.25~27 금요일 마감후 퇴근 한시간쯤전에, 갑자기 문득, 어딘가 가고싶어졌다. 주말에 여행하는것은 부지런해야 하는 것. 일찍 일어날 자신도, 주말 아침에 안 피곤할 자신도 없는 우리는 지금, 금요일밤에 출발하는게 어떤가 생각했고, 떠나기로했다. 방향은 동쪽으로! 어디가됐든!!!! 오예 집에 들르면 늦을테니 그것도, 그냥 퇴근길에 바로 가기로했다. 집에서 영훈이가 차로 출발하면서 회사로 픽업을 왔다. 짐은 그가 센스 있게 알아서 ㅋㅋ 옷도 그가 골라온대로 그냥 여행하기로 가는길에 데일리호텔로 숙소를 검색했다. 가성비좋은 호텔중에 교통좋은곳, 그래서 고른곳은 원주에 특1급호텔, 인터불고원주 ㅋㅋ 동쪽으로 가다보면 고속도로 때문에 늘 춘천과 원주를 고민하게 되는데 요새 확실히 원주쪽이 혁신도..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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