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엔 출근길에 데미안을 시작했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내뱉는 나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책은 아주 단어를 하나하나 곱씹어 정독을 해볼까 고민중이다. 어제 읽은 ‘지성만이무기다’ 책에 정독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에 감명을 좀 받았다. 정작 그 책이 정독을 요하는 책이 아닌것이 좀 아이러니했지만. 천천히 읽다보니 기껏 읽었는데도 다섯페이지정도밖에 보질 못했다. 그렇지만 그 짧은 가운데에도 관념적인 단어들이 아주 많았고, 잘골라 배열한 단어들이 세심하였다. 정독을 잘 하기 위해서 필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나중에 좋은 펜과 종이를 갖추어서 체계를 마련해보는 것도 좋겠다.
* ‘지성만이 무기다’의 몇가지 좋았던 점을 꼽아보자면,
- 망상으로 시간을 버리지 말아라 (특히 걱정) 그리고 현실로 착각하거나 그게 마음씀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 정독으로 양서 한권을 읽으면 논리와 사상의 기원과 배경, 언어 까지 뻗어나가는 가지가 주체적으로 흡수된다.
- 시간이 없을때 강의를 해야하면 백과사전 셋의 해당페이지를 다 복사하고, 단행본 다섯권을 책등만 보고 사서 목차를 비교한뒤 쓸데없는 내용은 거르고 두세권만 해당부분을 발췌비교한다. 그리고 다시 백과사전을 읽어 내용을 입체적으로 세운뒤 전문단어로 한문단, 일반단어로 한문단으로 요약설명을 할수 있게 쓴다. 이것이 9시간 5000엔으로 끝내는 벼락치기다. (재밌기도 하고 굉장히 디테일하기도 하고 , 너무 진지해서 좀 우스워보이는 거 빼면)
- 집중하여 자신의 시간을 지배하면 시간에 휘둘리지 않게된다.
- 라틴어로 무를 뜻하는 니힐리즘은 어떤 사안들에 대해서 가치를 도출해내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허무주의와 같은 개념.
- 재능있는 사람이 보통사람을 보면 묘하게 망설이는게 많고 주변을 신경쓰며 부화뇌동하는 소심한 사람처럼 보인다. 평판에 너무 신경쓰고 가치관의기초를 자신의 감정이 아니라 세상에 둔다. 경제적인 이유로 뭔가를 시작하고 또 중단한다.
- 책을 읽으며 깨달음을 얻는 것도 통찰이다. 사태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는 힘도 통찰이다. 관찰과 통찰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빼놓을 수 없다. 그런데 현대는 각자가 일일히 통찰하지 않아도 될만한 기기와 시스템으로 둘러싸여 이를 이용하다가 통찰의 힘을 잃었다. 그 결과 모든 일을 노하우로 대처할수 있다고 여기며 거의 모든 사안에 기성의 노하우가 준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거기에는 지루한 수순만 있는게 아닐까.
정리를 해놓고 체득을 안하는 나, 독파 갯수에 연연하여 글자만 읽는 책.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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