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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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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기술 ​ 2019 BOOK OF THE YEAR 로 이 책을 꼽은 동료가 내게 책을 소개해주었다. 그러나 정작 추천해준 옆 동료도 본인은 재밌게 보았지만 내게는 별로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는데, 나 역시 이 책이 흔한 심리 안정 에세이로 비슷한 내용을 담고있을거라 생각했던게 사실이다. 책 제목에서부터 풍겨오는 느낌으로 보건대 그냥 나는 이런거 보지 않아도 충분히 심적으로 건강하다는 자신감? 그러나 오만이다. 타겟은 매우 처절한 사람을 대상으로 했을지언정, 말하고자 하는 바는 나와 같은 얕은 강박 공황 증상을 보이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매우 포괄적인 이야기였다. 비슷비슷한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의 관점에서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 달랐다. 신경증은 반드시 나아질 수 있는 과학적 치료방법이라 ..
호밀밭의 반항아 &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반항아 영화는 책과 연관이 많다는 리뷰가 있어서 , 체실비치처럼 책을 먼저 읽어야 하는 게 아닌가 약간의 주저함이 있었다. 이 소설, 제목은 들어봤지만 당연히 보지는 않았었고 홍보포스터에서 보듯 한국인이 사랑하는 영미문학 1위정도의 관심은 더더욱 없었었다. 사실 난 이 제목을 헤르만헤세의 수레바퀴아래서와 헷갈릴 정도의 수준이었고, 영화를 본 이후에도 영화속 작가의 이름이 실제 이름인지 되물을 정도로 비상식적이었다. 영화는 생각보다 꽤 재미있었다. 초반 한시간은 굉장한 몰입도가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영상색감인데다 적당히 속도있으면서도 불필요한 장면이 어렵게 교차편집되지 않은 것이 좋았다. 주인공의 내적 정서를 따라가는 전개가 좋았다. 교수로 분한 케빈스페이시의 연기는 여전히 훌륭했다. 이장면부터..
스타이즈본 * 시원한 가창이 나오는 예고편덕에 볼 생각이 들었다. 미드나잇선 정도의 귀엽고 풋풋한 음악영화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고 묵직한 메세지에 조금 놀랐다. 스타탄생이라는 영화의 제목처럼 여자주인공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일 것이라 예상했는데, 의외로 중반 이후에는 몰락하는 남자주인공에게 감정선이 맞춰져있었다. 브래들리쿠퍼라는 배우가 감독 겸 주연배우였는데, 길이조절이 조금은 서툴어도 감정을 충실히 담은 컷들은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 * 늘 관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보는 뷰에 익숙했던 내게, 무대에서 수많은 관객을 마주하는 뷰를 찍어낸 것 또한 감독의 신선한 연출이었는데, 벅찬 감동을 함께 느끼게 했다. 배우든 가수든 무엇이든 표출하고 싶어하는 자들에게 그래서 예의 그 '무대'라는 ..
[영화] 킬링디어 신화에 근거한 작품성있는 스릴러라니 내가 매혹될만도 하지만, 요새는 어릴적보다 간이 더 콩알만해져서 영화볼때 음향이나 영상에 민감해져있는 터라 무서울까봐 솔직히 걱정도 많이 했다. 홍보영상에서 끊임없이 깔리던 음악은, 딸래미가 합창단에서 부르던 carol of the bells라는 노래인데 아무때나 멜로디가 생각날만큼 내 뇌리에 아주 박혔다. 원곡은 따뜻한 캐롤이고, 이건 합창단버전일 뿐이지만 요상한 장면에 쓰여서 그런지 기괴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영화에선 딱 한장면에만 잠깐 나온것이 의아할정도로, 예고편의 임팩트로만 보기엔 영화 내내 나오는줄 알았다. 어려운 영화인것이 확실했으나,해석을 찾아봐도 이렇다할 명쾌함이 없어서 답답했다. 그냥 그렇게 상징만 난무하고 찜찜함을 남기는게 ..
[영화] 피나: pina 1. "언어를 춤으로 표현하는게 아니고, 언어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춤으로 표현한다" ​영화를 보고 계속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생각해보면 난 무용수가 춤이란 걸 출때 우리가 말하는 특정 단어와 그 단어가 뜻하는 감정을 춤으로 옮긴다고 어렴풋이 생각해왔던 것 같은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근원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음미체를 주입식 교육으로 배운 결과물인지는 모르겠다. 피나바우쉬라는 무용수를 기리기 위해 그녀의 인생을 필름에 담은 다큐와 같은 이 영화에서 피나 본인 인터뷰에 따르면 그녀는 “언어는 한계가 있어서 나는 춤을 춘다”고 했다. 이건 무용수에게 '이별’에 대해서 표현해봐라 했을때 이별의 감정이 무엇인지 자기식으로 해석하여 갑자기 바닥에 쓰러지거나 가슴을 부여잡는 몸짓으로 옮기..
톰오브핀란드 영화 소개를 보고는 재밌겠다 기회가 되면 봐야지 생각만 했었는데, 근데 영화 내용이 이렇게나 상상이상일줄은 ㅎㅎ ​ 할리우드- 메이저 대작이나 몇몇 한국 대중 영화들을 제외하고 재미있어 보이는 영화를 고르다보면, 이런 요상한 분위기의 영화이 걸려들고 만다. 그러나 콜미가 주었던 만족감 때문인지 작은 영화에 기대감이 부쩍 생긴건 사실이다. ​ 영화는 내 예상보다도 표현이 훨씬 적나라했고, 편집을 굳이 섬세하게 분초로 비중을 나눠서 하지 않아도 충분한 느낌을 뭉텅이로 전달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그런 느낌. 세련된 거장의 은유와 편집이라기보다, 초보이고 거칠지언정 풍푸한 감정과 영상을 캐치하는데 집중하는 신진감독의 패기가 엿보이는 그런 느낌이랄까. 개연성이나 장면별 비중이 타이트하게 짜여져있진 않지만, 보고나..
맘마미아2 맘마미아는 추억이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워낙 노래들도 익숙하고 좋아하는지라, 내게는 운명같은 영화이다. 그건 아마도 아바 때문이겠지. 아주 오래전 가수이긴 하지만, 아바와의 잊지못할 추억이 많이 있다. 어렸을적 엄마가 가끔 전축으로 LP를 틀곤 했을때 몇개의 클래식 음악과(거기 바하의 브란덴부르크협주곡도 ㅎㅎ) 몇개 올드팝송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가장 자주 들리고 좋아했던게 아바의 SUPER TRUPER였다. 마치 돌림노래같은 신기한 노래구성과 신나는 박자와 긍정적인 멜로디가 우리나라의 어떤 음악과도 다른 신비로운 느낌을 많이 주었던 기억이다. 대학시절, 진양과 함께 뮤지컬의 이해 수업을 들을때는 기말평가로 팀원들과 짧막한 뮤지컬을 따라하며 아바의 I DO I DO 를 같이 불렀었는데, 그녀와 가장 친밀하..
더 스퀘어 더스퀘어는 한달전쯤부터인가 영화소개에서 슬슬 나오기 시작했는데,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도 있지만 얼핏 보아도 영상의 색감이나 고급스럽고 차분한 화면들, 예쁜 물건들이 눈길을 잡아끌었다. 미술관의 수석큐레이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다가, 전시물과 더불어 사람들과 얽히고 꼬이는 이야기라니 벌써부터 재미있을 냄새가 솔솔. 출발 비디오여행에서 소개할때에도 앞에 한 1~2분 보고나서는, 이건 나중에 필히 볼것 같다 하고 스포일방지를 위해 채널을 과감히 돌려버린 영화이기도 했다. 문제는 이영화가 블랙코미디라는데, 과연 북유럽의 그 유머를 내가 소비할만큼 문화적 이해가 충분할까. 너무 어려운 영화는 아닐까 그것이 조금 우려스러웠는데, 다행히 예상보다는 이해하기 쉬웠다. 칸느에서 같이 겨뤘던 한국영화 버닝보다 오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