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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드로잉 원데이클래스 - 아크릴화 그리기 휴직하고 하고 싶었던 취미 중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그림 그리기였다.재작년에는 물감을 사서 수채화를 끄적거려봤고, 작년에는 펜을 사서 어반드로잉을 해봤는데 둘다 그럭저럭 재미는 있었으나 너무나 혼자서 노하우도 없이 고군분투하는 것. 그래서 휴직 후 몇달의 시간이 나면 원데이클래스나 3-4번 초급반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집근처에도 클래스가 여럿 있어서, 가까운 곳에 적당히 예약을 했다. 신청 후 무엇을 준비해야하냐 물었더니 스케치를 미리 해준다고 그릴 그림을 보내달라고 한다. 무슨 그림을 그릴지 생각하지 않았던 나는 그때부터 엄청난 고민에 휩싸였는데, 생각을 계속하다보니 문득 무엇을 그릴지를 고르는 것은 무슨 그림을 구매하느냐 결정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싶었다. 펜과 .. 더보기
사과양과 만남 며칠전 오랜만에 사과양을 만났다. 임신정도의 소식을 알려야 만날수 있는 레어템 그녀. 거침없이 시원시원한 그녀의 언변은 여전했다. 화끈하게 사는 밥도 역시. 세시간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꽤나 많은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었다. 그동안 듣지 못했던 소식도 많이 알게되었고, 이제서야 알게되어 부끄럽고 미안한 일들도 있었다. 이야기를 나누며 혼자 그런 생각에 잠겼다. 지난 달 식빵이가 찾아온 것도, 그리고 이번에 이렇게 사과양을 만난 것도 그동안 친구들이 나에게서 멀어진 게 아니라 내가 그녀들에게서 멀어졌구나 하는 것. 아이를 갖지 않은 집이 아이를 가진 친구와 어떤 주제로 대화를 이어나갈지 시시때때로 어색해지는 것. 그만큼의 포용력을 적극적으로 갖추지 못하는 것. 몇년만에 만나도 편안함을 기반으로 깊은 이야.. 더보기
앵두나무 - 체리블러썸 올해 벚꽃은 많이 못 보았지만, 강화에서 가져온 앵두나무 한줄기가 마음을 달래준다. 초록 식물들의 경쾌함을 사랑하지만 분홍 엷은 꽃잎의 여린 보드라움을 어느 누가 거부할 수 있겠어! 더보기
2020 생활정리 독서생활 1. 사랑이달리다 2. 읽고 쓴다는 것 , 그 거룩함과 통쾌함에 대하여 3. 시민의 교양 ​4. 하루24시간 어떻게 살 것인가 5. 헝거게임1편 6. 상식밖의경제학 7. 생각은 어떻게 글이 되는가 8.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9. 나를 비참하게 만들지 않는 기술 10. 김상욱의 과학공부 11. 팩트풀니스 12. 자기앞의생 13.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14. 죽은자의집청소 15.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16. 지지않는다는 말 17. 시녀이야기 그래픽노블 ​18. 위저드베이커리 19. 언젠가 아마도 20. 쓸만한 인간 21. 필사의 기초 22. 아무튼 발레 23. 책, 이게뭐라고 24. 표백 25. 지쳤거나 좋아하는게 없거나 26. 모든 순간의 물리학 27.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 더보기
봄이 좋다 봄이 좋다. 좋아하는 날씨를 물어도 잘 모르겠던 예전과 달리 고민않고 말할 수 있다. 조금 긴장되면서도 활기찬 기운이 감도는 분위기가 좋다. 늘어지는 더운 공기보다 산뜻한 온도가 좋다. 초록초록 생겨나는 색깔이 좋다. 새롭게 시작하는 풋풋함이 사랑스럽다. 더보기
꽃배달 점심을 먹고 왔더니 책상위에 화려하고 탐스런 꽃이 놓여져있다. 이게 왠 꽃인가. 지나가던 나차장님이 남편이 결혼기념일이라 보냈냐고 묻는다. 아뇨 결혼기념일은 맞는데 남편은 아니에요. 카드가 있어 열어보았다 “축하해요 - 다영” 러시아 여행메이트였던 회사 동기 다영이가 보낸 것이다. 저 멀리 진주에 있는 친구가 여기까지 꽃배달을 보낼줄이야. 회사로의 꽃배달은 시어머니가 결혼 후 첫 생일에 보내주신 것 이후로 처음이다. 평소 꽃배달이 지나치게 상업화되어있어 굳이 이용할 것 없다는 지론이었는데, 서프라이즈로 꽃배달을 받으니 인생 잘 산 것 같은 뿌듯함마저 느껴지는 이중적 태도 무엇? 고맙다는 말을 전하기도 전에 메신저가 먼저 날라왔다. “늘 받은 마음만 많아서 ~ 나도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 내가 업무 말고 .. 더보기
강남 교보문고 예찬 (feat 책 선물하기) 강남으로 회사를 다니며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교보문고였다. 같은 건물에 붙어있는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위엄. 점심에 남는 시간에도, 퇴근 후 여유시간에도, 심지어 시간중에도 답답할때 가끔 내려와 교보의 서가 사이를 걸으며 리프레시를 누리곤 했다. 계단으로 2층만 내려가면 닿는 그곳에서 십오분이면 충분히 책내음으로 완충하여 평온한 기분으로 사무실에 복귀가능하였다. 그런 공간적 사치는 내 생애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다. 한때 교보 븨아피 등급까지 올랐다가 지금은 다시 실버로 전락했지만, 이 기간만큼 책을 자주 보고 자주 산 적도 없었으니 맹모삼천지교가 괜한 말이 아니다. 신간을 줄줄이 꿰게 된 것도 이곳에서 근무한 자만 누릴 수 있는 FLEX. 내가 본래 어느 분야에도 얼리하게 트렌디한 편이 아닌데, 출.. 더보기
겨울철에 린스를 안하면 낭패보는 이유 이사온 후 처음으로 새로운 미용실에 갔다. 때마침 올해 첫 한파경보가 뜨고 전날 폭설에 얼어붙은 도로로 하루종일 제설불만 뉴스가 터지던 그 날 저녁이었다. 예약한 시간보다 퇴근시간이 생각보다 늦어서 평소 안타던 급행까지 서둘러 타고 만원 마을버스에서 내려 얼어붙은 길을 롱패딩 모자를 뒤집어 쓰고 부지런히 걷는 중이었다. 골목길이 미끄럽고 어두워 조심조심 걷는데, 마스크 틈새로 올라온 성에가 눈썹에 달라붙어 시야가 흐려져 계속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하였다. 그리하여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갈 때쯤에는 벌써 몸이 굳어있고 피곤한 기분이었다. 들어오는 나를 힐끗 본 남자 사장님은 눈짓하며 의자를 가리켰다. 분명 혼자였는데 뭔가 하던 일이 있으신가?? 의아한 표정의 내가 못알아듣겠다는 표정으로 자리에 서있으니 ..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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