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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결혼 7주년 우리 세가족 매년 결혼 기념일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더라. 올해는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집이 아닌 곳에서 1박2일을 시도했다. 전부터 가고 싶었던 네스트 호텔. 호텔은 영종도 깊숙하고 한적한 곳에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것이 컨셉인지 모르겠지만 저수지 앞 들판에 바로 호텔이 서 있는 느낌이었다. 정돈이 안된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였다. 보문호를 갔을 때처럼 호수 앞 숙소의 고요함이 좋았다. 깨룩거리는 새들과 뚝방길을 지나는 차소리 가끔 낮게 나는 비행기 소리만이 정적을 깨트렸다. 아기는 새로운 공간에 어리둥절하였다가 익숙한 장난감들에 용기를 얻어 소파를 구르며 적응을 시도하였다. 저녁을 구할 겸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붉고 큰 지는 해를 보았는데 가히 인생 최고 수준의 사이즈였던 것 같다. 어두운 길.. 더보기
책테크 최근에 책장을 정리하며 삼년전에 산 잡지(보스토크 매거진 7호)를 알라딘에 내놨다. 가격 책정 때문에 기존 온라인중고를 찾아봤는데 두 명의 판매자가 각각 4만원, 5만원에 팔고 있다. 뭐지 이건? 이 책 정가가 16,000원이었는데..? (심지어 그분들 중고책 상태도 최상 아니고 상과 중) 간단히 검색해봤지만 특이점을 찾지 못한 나는 그냥 에라 모르겠다 하고 35,000원으로 올렸는데, 올린지 일주일도 안된 오늘 주문 요청이 들어왔다. 하 요거 신기하네? 창간 초창기 시절이라 신간은 품절, 그래서 중고만 찾을수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같은 잡지 다른 호는 중고가 8천원-1만원 수준인데 이것만 무슨 일이죠?? 30여호 중 현재 품절된 것은 초반 몇 개이고, 다른 품절 호도 일부 2만원 수준 중고로.. 더보기
정형외과 병원기록 2 한달째 정형외과(신경외과)에 출석중이다. 8번의 체외충격파 치료와 2번의 도수치료를 받았다. 일주일에 두번씩 꾸준히 방문했는데 초반 1-3회는 현저하게 좋아지다가 이후 정체상태이다. 진료시간에 선생님께 어깨통증이 만성이 될까 우려하여 물었다. "환자분, 어깨는 나아질 거에요. 근데 만성이라는 건 심리적으로 '나는 으레 어깨가 아프지, 나는 원래 어깨가 아픈 사람이었지' 하고 받아들이면서 생기는 겁니다" 그도 그럴것이 요새 나는 어디가 아프면 곧 괜찮아지겠지하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가 어떻게 된 것이 아닌지 겁부터 더럭 나는 것이다. 어깨통증 엉덩이통증 꼬리뼈 등등 산후에 맞이하는 몸풀기(몸조리)는 100일이 지나면서 갑자기 더 심해졌다. 이어 물리치료를 도와주는 물리치료사가 내 어깨를 풀어주면서 말.. 더보기
정형외과 병원기록 1 어느날 매트에 누워서 스트레칭을 하는데 남편이 보더니 양팔이 너무 차이가 심하다고 한다. 요샌 오만군데가 다 찌뿌둥하니 이게 다 퉁쳐서 출산통인줄로 알고 마냥 나아지겠지 했는데 그러고보니 조리원에서 요가할때부터 오른팔만 유독 이상하긴 했었다. 최근 들어 더 심해진 건 나날이 커가는 아기를 안는 자세와 몇달간 지속된 모유수유 자세 때문이기도 할 듯. 그래서 처음 정형외과에 방문했다. 통증의 느낌은 특정한 자세를 취할 때 찌릿하고 묵직한 통증이 한 삼사초 나타났다 사라지는 식이었다. 그리고 몇 가지 생활 증상이 있었는데 바닥에 누워 양팔을 귀 옆으로 똑바로 올리면 오른팔은 바닥에 안 닿는다거나, 오른쪽으로 누워자면 묵직한 통증이 있고, 팔을 앞으로 뻗어 창문 여닫는 동작. 팔을 대각선 뒤로 뻗거나 접어 물건.. 더보기
세상의 모든 친절함에 대하여(부제: 본질은 어디 가고 친절함에 매몰된 나를 본다) 정형외과 침대에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본다. 친절하지 못한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일까 ​ 첫 번째, 몸이 힘들다. 피곤한 컨디션으로 인한 것. 그런 날에는 누구에게도 반응이 안 좋을 수밖에 없다. 사람이 (기본 에너지로는 주어진 일만 간신히 할 수 있을 때) 스페어 에너지가 있어야 무엇이든 할 수가 있는 법이다. 뭐 이건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어쩔 수가 없다. ​ 두 번째, 과중하게 많은 매스 고객을 상대 하는 것. 출근하여 초반 대여섯 명을 대할 때는 괜찮지만 열 명 스무 명 백 명을 넘는 사람을 상대하게 되면 아무래도 친절함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일하면서 지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체력소모로 인한 피곤함이 주는 문제이니 어쩔 수 없긴 하다. 해결책으로 이 문제는 한 사람당 대응하는 사람 수를 줄여 .. 더보기
달리기 하여 실행력을 갖춘김에 쓰는 일기 트렌디하게 미니멀리즘까지 들먹일 필요없다. 궁상맞게 쌓아둔 물건들을 버리자. 오늘 만약 주변을 정리한다면, 아니 그게 좀 거창하면 나라를 떠나거나, 회사를 떠난다면, 집을 이사한다면 뭐든 좋다. 어떤식으로든 외부요소에 의하여 정리를 하게 된다면 내가 추릴 물건들이 뭐가 있는지 돌아보자. 시간이 나면 해야지. 그렇지만 하지 못하고 있는 바로 그것들을 지금 하자. 오늘이 바로 그것을 할 날이다. 그렇게 정리하고 나면, 그렇게 깔끔한 기분으로 살수 있다. 정리된 옷장에서 옷을 꺼내 입는 기분이 얼마나 즐거운지. 정리된 화장대를 보는 기분이 얼마나 깔끔한지. 등떠밀려 살았던 직장인 시절에 못했던 일들. 지금은 가능하다. 시간 날 때 기어나가거나 뻔한 티비를 보거나 인터넷을 보지 말고 아래 일들을 해보자. 그러지.. 더보기
오랜만에 교외 마트 쇼핑몰이 금지된 지 두어달만에 나오기도 했고, 갑작스런 건강 염려증이 일단락 된 후로 나오기도 했고 그리하여 마음가짐이 좀 남다른 것 같다. 복작거리는 동네 골목에서만 다니다가 오랜만에 탁트인 아울렛이 (오버 좀 보태) 영미권에 여행온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는 공간의 매장을 둘러보는 것이 여유있는 기분이다. 얼마나 자주 왔던 아울렛인데 새삼스레 이런 기분이라니. 아무리 집에서 음악을 틀고 집안 정리를 하고 한강을 내다보아도 부족한 것은 이런 것이다. 바람과 공간. 주로 쇼핑에서 쾌감을 느끼는 편은 아니지만 맘에 드는 모자를 하나 산 것도 좋았다. 그간 필요하다 노래는 불렀지만 구매 시도는 성인이 된 이후로 거의 처음인 것 같은데. (두산베어스 모자는 빼자) 그간 왜 그렇게 시도조차 해.. 더보기
쉽게 설득 당할지라도 할 말은 하고 살아야지 지인에게 선물을 하려고 덴마크산 꽃병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직구를 하기엔 일정이 촉박하여 3일이면 배송해준다는 국내 공식 판매처를 찾아 회원가입까지 하고 주문했다. 며칠 후 박스로 배달되어 온 걸 뜯어보았는데 이런, 화병 박스가 구겨지고 더럽혀진 것은 물론이고 새것이라 하기엔 택도 없고 지문도 덕지덕지 묻어 좀 중고 같은 느낌? 근데 이것이 그릇을 판매하는, 특히 상품 검수차 여러 번 박스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그런 것들의 특징인지 (브랜드 있는 그릇가게에서 포장해줄 때 상상을 해보면 그렇다) 고민이 됐다. 그렇지만 오프라인에서 여러 사람 손 닿은 상품조차도 정품 스티커는 딱 붙어있는 편인데, 이건 새 상품임을 알 수 있는 유일한 흔적인 1센치가량의 스티커마저 떼었다 붙여낸 흔적이 있는 것이다. 선물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