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 Pic/일상

앞서 온 사람 아기가 잠을 자지 않아 유모차를 끌고 나왔다. 벌써 저녁 6시가 넘어가는 무렵 골목어귀의 라오삐약을 지나가는데 유모차를 지니고도 바깥에 앉아 제법 먹을만한 좌석 두개가 눈에 들어왔다. 안그래도 며칠전부터 소고기 쌀국수가 땡겼는데 마침 자리도 비어있고 저녁도 해결해야 하니 아기가 잠이들면 여기서 이걸 후딱 먹고 들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잠드는 데 예상보다 오래걸려 골목을 몇번 반복해서 걸어 40분쯤 지났을때라야 식당으로 향할 수 있었다. 반쯤 걸어왔을 때 내 옆을 빠르게 지나쳐 한 여자가 걸어갔다. 여자의 걸음이 조금 특이한 느낌이어서 나도 모르게 뒤에서 쳐다보게 되었던 것 같다. 곧 나와 비슷하게 유모차를 끌고 기다리고 있던 다른 여자와 만나 반갑게 인사하곤 내 조금 앞에서 같은 방향으로 걸었는데 나도 .. 더보기
작은 세상, 제발 작은 것부터 잘해봅시다. 얼마전 선물받은, 노래가 나오는 아기 장난감에 ‘작은세상’ 노래가 실려있었다. 가사집이 있어서 들춰봤는데 나도 모르게 멈칫했다. 함께 느끼는 희망과 공포..?? 슬픔이야 함께 나눌 수 있다고 치지만, 함께 느끼기에 공포는 좀 이상하지 않나? 인터넷 좀 뒤져보니 고통이라고 나온 가사도 간혹 보인다. 고통은 그나마 이해가 될법하다. 슬픔과 고통은 일상적이고 범인류적인 감정이니. 근데 공포는 특정한 대상이 없이는 잘 쓰지 않기도 하고 희노애락을 말하는 가사의 맥락상에도 너무 갑툭튀라. 특정 시대적 배경과 타겟이 있어 쓴 거라면 아주 많이 봐줘서 이해가 될 수도 있지만… 애들 동요책에(원랜 동요로 만들어진 건 아니고 철학적 가사이지만) 갑자기 왠 공포인가요 그게 더 공포스러워… 이게 무한반복되는 사운드장난감이라.. 더보기
글쓰기 근황 아기가 이동성이 장착되면서 집안 곳곳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 대상으로 콘센트 구멍도 예외가 아니었으며 안전마개를 사와서 구멍을 막았더니 테이블에 노트북을 꽂아놓고 쓰는 패턴이 일그러지고 말았다. 노트북의 비루하게 남은 전력만큼이나 아기의 뒤꽁무니를 쫒아다니는 나의 에너지도 거의 닳고 닳아 늘 충전이 필요한 상태가 되다 보니 아기가 자는 시간에 테이블씩에나 앉아 무엇을 끄적이는 행위가 더욱 품이 들게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눈부시게 발달하는 아기의 모습을 지금 잘 기록해주지 못하면 나중엔 도저히 기억해내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늘 가까이 있다. 적다보면 또 이것저것 다 게걸스럽게 기록하다가도 한번 손을 놓으면 몇 일이고 몇 주고 흘러간다. 희한하게도 늘 시간이 부족한 가운데 주옥같은 문장들이 나온다는 .. 더보기
아펠 운동센터 운동 후기 처음 갔을 때부터 범상치 않다고 생각했지만, 10회를 마치고 나니 여전히 만족스러운 것이 뿌듯하여 후기를 남기기로. 1. 인터넷을 뒤지다가 발견했다. 신촌에 1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고 있다는데 후미진 그 쪽 길을 아는 터라 조금 의아했다. 그리고 건물이나 위치나 시설내부나 첫인상은 좀 변변찮았던 것이 사실이다. 가격이 오픈되어 있는 점이 맘에 들고 재활 전문이라 지금 내 상황에 적합하지만 일반인 후기가 거의 없는 것이 조금 망설이게 했는데 구독하는 물리치료사 유투브가 이곳 출신이라고 해서 신뢰도가 +1 되었다. 2.일단 상담을 해보기로 하고 날짜를 예약했다. 인터넷에서 미리 뵈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소장님이 직접 마주 앉아 상담을 해주셨는데, 아주 조용하시고 큰 리액션도 없으셨지만 특유의 뚫어지게 쳐다보.. 더보기
벌써 일년 어제 아침에 엄마 아빠에게 연락하여 1박2일 여행 계획을 잡았다. 일전에 매우 좋았던 기억이 있는 춘천 이상원 미술관으로, 꼬맹이와 부모님과 함께 가는 첫 여행이다. 갑자기 생각이 났고 갑자기 진행했지만 다행히 모든 사람과 여건이 잘 맞아 반나절만에 모든 일정과 숙소를 예약했다. 아직은 추운 날씨와 코로나가 압박하지만 벌써 4월이다. 작년 휴직할 때쯤을 생각해 보면 정말 너무 좋은 기억이었다. 따뜻한 날씨와 더할 나위 없는 기분, 편안한 마음 모든 것이 좋게 남았다. 작년을 돌아보는 포스팅을 남기면서 1년 만에 그 시기가 가까워졌음을 깨달았다. 아까워만 하고 있기엔 올해라고 그렇지 못 하는 법이 어딨냐 싶어 갑자기 여행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지금 떠나야겠다. 남은 1년 동안 계속해서 꾸준히 더 많이 .. 더보기
2021 생활정리 독서생활 01. 이기는 몸 02. 지적생활의 즐거움 03.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방법 04.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05. 내머리사용법 06. 미니멀라이프 청소와 정리법 07. 자료 찾기가 어렵습니다 08. 클래식가이드 09. 합정과 망원사이 10. 습관의말들 11. 북킷리스트 12. 당신이 원하는 치유의 시간 , 컬러테라피 13. 올바른 산후조리 14. 똑게육아 15. 베이비위스퍼골드 16. 아무튼, 망원동 17. 버티는 삶에 관하여 18. 당신의 인생을 정리해드립니다 19. 태도에 관하여 20. 어린이라는 세계 21. 휴먼카인드 22.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23. 파이어족이 온다 24. 골든아워 25. 토끼의 아리아 26. 공간의 미래 어쩌다보니 '방법'에 대한 책을 자주 읽었다.. 더보기
늑골 조일 줄 아세요? 출산 후 최근 몇가지 운동을 하면서 관통하는 메세지가 있다. 무너진 코어를 바로잡는 것의 기본은 골반 경사를 바로하고, 늑골(갈비뼈)을 조이는 것이란 거다. 어정쩡하게 서 있거나 희한하게 걷는 걸 본 엄마 친구와 지인이 내게 제대로 된 자세를 잡는 운동을 권했을 때 설마 그렇게 이상한가 했는데 이제 왜 그랬는지 좀 알것 같다. 늘 늑골이 풀어진 채로 살아왔던 나는 처음에 도대체 그걸 어떻게 조이라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 뼈는 뼈잖아. 움직여지지 않는 딱딱한 것? 장기 다치지 말라고 갈비뼈가 그렇게 둥그렇게 공간 품은 모양으로 생겼는데 도대체 어떻게 조인다는 건가. 게다가 펴면 펴고 말면 마는 거지 늑골만 조이라는 것도 의아했다. 거북목에 습관적 롸운드 숄더인 나는 어렸을 적부터 '가슴을 펴라'는 .. 더보기
남편의 본사 부름기 남편의 인사이동을 앞둔 어느 쉬는 날 아침, 평소 남편이 가고 싶어하던 본부부서의 부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부서에 올거냐 묻는 물음에 그는 알겠다고 대답했고, 몇 시간뒤 만난 나에게 이야기했다. "나 본사에 갈거 같아" 대부분의 직원이 교대근무를 하는 남편의 회사는 일부 본사 업무로 일근을 하게 되면 생활 패턴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발령을 앞둔 직원과 미리 조율을 해 두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우리는 처음 겪는 출산과 육아를 앞두고 금번 발령은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확보되는 교대근무를 계속 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미리 말을 해 뒀었다. 그래서 남편은 가고싶은 본부 부서 한군데를 제외하면 나머지 부서의 제안도 어지간히 물리쳐 왔으며, 물론 평소 그 특정 부서 러브콜에 대한 의향은 표시해왔으나 그 부서.. 더보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