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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일상

위시리스트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새로운 만남 물건 상황은 활력과 새 생각을 만들어 줄 것이다. 더보기
카페에서의 한시간 집에 있는 장난감들의 반복된 소리가 힘들어진다고 느껴지는 건 시간이 필요하다는 신호였다. 나간다고 해결될까 확신이 없어 직전까지 갈팡질팡 했다. 스트레스 쌓이는데 고민하느라 질질 흐르는 시간은, 아무도 잡지 않는데 스스로 갇힌 도르마무 같은 괴로움의 덩어리였다. "나 좀 나갔다올께" 나혼자 제멋대로 쌓아올려 폭주 직전이었고 그간 아무말 않고 앉아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외친 선언에 남편의 의아한 표정과 시선이 뒤통수에 떨어졌다. 도망치듯 현관문을 여는데 엘리베이터가 막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황급히 잡으려 손을 뻗다가 버튼의 점자에 손마디가 살짝 베었다. 갈 곳을 정하고 나온 것이 아니라서 지하일층을 누를지 일층을 누를지 또 결정해야 했다. 이곳 아파트는 층수 출구에 따라 행선지까지 가는 거리가 달라진다. .. 더보기
지갑 지갑을 또 잃어버린 것 같다. 연례행사도 아니고 거의 반기행사 수준이다. 마지막 카드 기록을 찾아 역추적하고 찍은 사진을 동원하여 최대한 기억을 살려본다. 그렇지만 오늘은 지갑의 종적으로부터 벌써 5일이나 지난 날이다. 누군가는 어떻게 지갑이 없는걸 이토록 오래 몰랐냐 답답해하며 물을 수도 있겠는데, 나는 며칠전 속초로 2박3일 여행을 떠날 때 지갑을 챙겨넣었는지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는 수준이다. 하도 자주 잃어버리다보니 이제 소스라치기는 커녕 그런가보다 하는 심정으로 수습을 한다. 예전에는 장지갑에 이거저거 넣고 다니면서 상품권도 기프트카드도 작은사진 같은 것도 곧잘 잃어버리고 속상해하고 했는데, 이제는 곧 또 잃어버릴 것을 예상하는 건지 비싸지 않은 작은 카드지갑에 신분증과 카드 한두개만 넣고 다닌.. 더보기
호구 vs 집요한 민원인 아침에 샌드위치 먹으려고 한강에 새로생긴 서브웨이에 갔는데 일이 처음이신지 알바 한분이 정말이지 심하게 버벅였다. 내앞에 다른 손님 한분(2개 주문) 뿐이었는데 내 주문 받아서 빵굽고 야채넣고 계산하는데 15분이 넘게 걸렸다. 빵/야채/계산으로 분담체계라 총 3명이 함께 일한 결과라 더욱 충격. 위생장갑 한번 바꿔 끼는데 기존 장갑 빼는 것 버리는 것 다시 새거 집어서 비벼서 열고 손가락 알맞게 끼는 데 10초정도 걸리는 것 같았고 바구니에 샌드위치를 옮겨 담는데 빵을 들었다 놨다를 세번정도 하였다. 야채는 어떻게 할지 소스는 뭘로할지 드시고 가는지 심지어 지금 본인이 만든 메뉴가 무엇인지(맨첨 빵담당이 아니라서 몰랐던 듯) 계산은 단품인지 모두 두번씩 물어봤다. 그리고 카드는 세번 취소하고 네번째 다른.. 더보기
미래를 사는 사람 며칠 전 주말 서재 대청소를 하다가 지난 십오년간의 여행 흔적, 일상생활에서 중요하다 생각하여 남긴 소소한 자료와 사진 물건들을 잘못 내놓는 바람에 쓰레기로 분류되어 사라져버렸다. 분명 소중하고 중요한 걸 모아서 둬두긴 했지만 무엇이 얼만큼 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아니 거기 구체적으로 뭐가 있었는지 기억해내버리면 더 괴로워질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안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이런 적이 몇번 있었다. - 가족끼리 남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여행 말미 핸드폰을 도둑 맞아서 여행 사진이 다 날아갔을 때. - 아이폰 메모 백업 문제로 그간의 메모 기록이 사라졌을 때 (이건 나중에 어떻게 복구하긴 했다) - N드라이브 장기 미접속으로 20대부터 정리해온 파일 문서들이 사라졌을 때. 이때 각각 .. 더보기
오랜만에 무서울 것 같은 소설 완전한 행복을 읽고 있다. 그간 정유정 책은 무서워서 못 읽고 있었다가 며칠전에 ‘자기애와 행복의 늪에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라고 인터뷰한 작가의 영상을 보고는 이 신간이 읽고 싶어졌다. 비가 엄청 쏟아붓던 날 책을 빌려와 혼자 소파에 앉아 읽기 시작했는데 방음 잘되는 거실 샷시가 후두둑 흔들거리는 소리와 번쩍거리는 번개 때문에 으슬해져서 첫머리 진도가 쭉쭉 나가지 않았다. 시작부터 기묘하고 의뭉스러운 케릭터가 등장하여 불편했고 9챕터 중 1개의 챕터를 겨우 소화했다. 난 평온함을 추구하는데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독자를 불편하게 구니 괴롭다. 불편함으로부터 비로소 깨달음과 해방이 있어 그런가? 그래서 가끔 소설이 싫을 때가 있다. 극단적인 상황과 인물을 통해 주제를 드러내는 것이 쉽고 편하긴 하나 자극에.. 더보기
요리의 기본 요리도 기술이라면 기본이란 게 있을텐데 가끔 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을 때가 있다. 오늘따라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식자재장에 쓰고 넣어뒀던 칼국수면을 꺼내 재료를 준비했다. 마침 감자, 호박, 당근, 양파가 모두 집에 있어서 그것들도 적당히 썰어 준비했다. 오늘 인터넷으로 찾은 레시피에는 멸치육수의 깔끔한 맛을 위해 감자와 칼국수 면을 물에 헹구도록 설명해놓았더랬다. 썬 감자는 물에 담궈 놓았고, 면은 넣기 전에 채에 받쳐서 물에 가볍게 헹구라길래 미리 준비한답시고 꺼내놓은 면 위에 수돗물을 틀었는데 느낌이 싸했다. 다시 읽어보니 면은 ‘냄비에 넣기 직전에 헹구’라고 되어있다. 난 이미 면을 담궜고.. 물 묻은 면은 들러붙기 시작했다. 냄비 상황은 다시팩이 이제 막 끓고 있는 수준. 육수를 10.. 더보기
집중이 안되는 날들 요새는 하루종일 힘이 없는 것 같다. 충분히 잤는데도, 꾸준히 테니스로 운동을 하고 있는데도, 먹을 걸 충분히 먹는데도 왜 매일 활력이 없는 느낌일까. 오늘 아침에도 레슨 20분 하고 테니스 공줍다가 일어나니 머리가 딩- 하고 잠시 몽롱했다. 기립성 빈혈인가 일사병인가 그 두개의 짬뽕인가 모르겠는데 너무 무리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초등 중학교시절 운동장조회 때 쓰러진 건 우연이 아니었다. 난 온열질환 주의 대상자다. 며칠 전 레슨 끝나고는 너무 허한 기분에 삼계탕이 간절하여 집앞 닭집에서 포장해와 먹었다. 매년 여름 사무실에서 가디건 입고 일하다가 이제서야 여름날에 왜 보양식을 먹는지, 복날을 챙기는지 알게됐다. 그나마 먹고나서 배가 든든하면 좀 힘이 나는 것 같다. (닭한테 미안해서라도 힘이 나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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