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결혼 기념일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더라. 올해는 아기가 태어나고 처음으로 집이 아닌 곳에서 1박2일을 시도했다. 전부터 가고 싶었던 네스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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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영종도 깊숙하고 한적한 곳에 있었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것이 컨셉인지 모르겠지만 저수지 앞 들판에 바로 호텔이 서 있는 느낌이었다. 정돈이 안된 것 같은 느낌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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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호를 갔을 때처럼 호수 앞 숙소의 고요함이 좋았다. 깨룩거리는 새들과 뚝방길을 지나는 차소리 가끔 낮게 나는 비행기 소리만이 정적을 깨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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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새로운 공간에 어리둥절하였다가 익숙한 장난감들에 용기를 얻어 소파를 구르며 적응을 시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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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구할 겸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엄청나게 붉고 큰 지는 해를 보았는데 가히 인생 최고 수준의 사이즈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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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길을 무사히 달려와 들어갈 밝은 방 숙소가 있다는 것은 안도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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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나 몰래 케익을 준비하였다. 나는 따로 카드를 준비했다. 물질이 대단한 무엇은 아니지만 미리 준비하는 것은 마음씀이 느껴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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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익을 준비하고 샴페인을 따서 축하하며 사진찍는 그 순간이 하이라이트였다. 곁들인 스시도 맛있었고 애증의 프레쩰도 고소하였다. 십여분 만에 바로 텐션 업. 비싸지도 독하지도 않은 술이지만 점점 샴페인의 매력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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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를 기대하고 있었다. 한번의 예행연습밖에 하지 못하여 조금 염려가 되었지만 아기는 잘 해주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세모난 욕조에 세 가족의 살갗이 부드러운 물과 함께 뒤섞이는 느낌은 특별히 친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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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재우고 이야기가 길어진다. 결혼기념일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그것도 역사가 되어간다.
최근 운동 이야기. 아펠을 다니고 얻은 것. 나이드는 몸과 생각의 변화. 아기를 얻고 나니 바뀌게 된 아기들에 대한 시선. 후원. 어려운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움. 우리 아기의 예민한 포인트와 성향. 내 일에 대한 고민과 불필요한 직업. 서로에 대한 고마움. 우리 둘이 나름 해내고 있는 육아에 대한 자평. 용기와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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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사그라들 무렵 한시반쯤 되었나. 방 구석 아기침대에서 자던 아기가 깨어 울었고 달래지지 않는 아기를 안아 침대 가운데 눕히고 우린 그 양쪽에 누워 잠을 청했다. 이런 단란한 가족의 전형적인 정렬이라니. 웃음이 났다. 그렇게 우리 둘은 아기를 향해 마주보고 아기는 천장을 보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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