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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케언즈 4 - 불안과 걱정 끝 새벽잠 어차피 오래 타고 있을 비행기, 게이트에서 최대한 늦게 탑승하는 편이다. 이날도 그랬다. 어차피 혼자고 좌석도 정해져 있으니 긴 줄이 거의 줄어들어 손으로 사람을 셀 수 있을 정도가 되었을 때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원에게 여권이랑 탑승권을 내밀자 바코드를 삑 하고 찍었는데 뭔가 에러난 것 같은 소리가 났다. 직원은 모니터를 확인하더니 내 티켓을 다시 출력해주며 말했다. "오버부킹 돼서 네 좌석 업그레이드 해줄께" 홍콩-호주간의 꽤 긴 구간을 업그레이드 받다니 럭키! 비즈니스까진 아니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라고 케세이에서 새로이 도입한 좌석이다. 우등버스 정도 생각하면 적당할 듯. 돌아보면 이것 또한 1인 여행이니까 가능한 일이다. 도착지 기준으로 이렇게나 어두운 새벽에 도착하는 건 처음이다. 보통은 항공편.. 더보기
케언즈 3 -경유지 경유지에 도착했다. 케세이퍼시픽의 경유지는 홍콩, 처음 오는 곳이다. 시간이 8시간이나 떠서 잠시 공항 밖에 나왔는데 관광지로 유명한 옹핑360 케이블카와 공항 근처의 시티게이트쇼핑몰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그냥 적당한 식사나 하기로 했다 (고소공포증에 물욕 없는 타입) 분위기 적당해보여 들어온 음식점에서 간장딤섬과 두부닭고기땅콩소스 냉채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둘 다 부드럽고 쫀득한 외피의 맛이 만족스러웠다. 요새같이 모든 물품이 국가 장벽을 오가는 시대에 공산품은 다 거기서 거기고 결국 나라의 본질을 좌우하는 최후의 품목은 먹거린가 싶기도 하고. 갑자기 습기가 훅 끼치더니 비가 쏟아진다. 빗줄기가 하얗게 보이는 장대비. 공항으로 돌아가는 이층버스 좌석에 앉아서 내다보니 빗물이 창에 너울너울 번지고 아스팔트 .. 더보기
케언즈 2 - 일단 출발 페어웰이 끝나고 혼자가 되었다. 비행기를 혼자 탄게 상당히 오래전인거 같은데 그것에 쓰는 신경도 적지 않았나보다. 어쨌건 이제 출발했으니 뒤는 없고 열심히 잊어보겠다. 공항 탑승동 복도가 시끄러운데 사람들 수근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엑소가 지나간 듯 싶다. 반대편엔 아이유도 있었다네? 무기(만한 카메라)를 든 팬들이 긴박하게 뛰어들어와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무슨 사건사고 뉴스 기자들 몰리는 모양새 같아 좀 놀랐다. 팬들이 이 안엔 어떻게 들어왔나 궁금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표를 끊고 수속하고 사진 찍은뒤 비행기는 안타고 표를 취소한다는 것 같았다. 열정이 대단하네.. 그러고보니 이곳 공항 수속과 세관이 모두가 예외없이 똑같이 통과해야만 하는 공항의 필수 공간이니 만약 유명인이랑 같은 시간에 있다면 최소.. 더보기
케언즈 1 - 여행의 부담 2015년 9월 13일~17일 혼자 떠났던 호주 케언즈 여행. 케언즈에 살고있는 친구 서진이네서 3박4일 숙식을 했던 유일무이한 혼자여행의 기록. — 출발 일주일 전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스스로를 불쌍히 여기는 사람이었나. 나한테 너무 관대하기보다 좀 엄격해져도 된다. 그게 안된다면 적어도 객관성을 잃진 말아야지. 돌아보면 그렇게 크리티컬한 건 없는데도 늘상 늘어놓는 앓는 소리가 아닌가 싶게 매일 아침마다 힘들다고 죽상이다. 외로이 사는 것도 아니고 돌봐야 할 애가 있는것도 아니고 직주근접이 말도 안되게 멀거나 회사일이 엄청난 양인 것도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의 반복된 스트레스가 지겹고 듣기 싫고 하기 싫을 뿐. 사실 지겨움은 어느 종목에서나 있는 직장생활의 부산물이고, 여행도 이런 지겨움에서 탈출하기 .. 더보기
오키나와 11 : 비오는 우미카지테라스에서 라멘 한그릇이면 딱 좋은 마무리 성에서 나올때쯤에 비가 한두방울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주차장에서 차를 타고 나올때 되니까 칭문밖으로 갑자기 엄청나게쏟아지는 비- 워낙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이라 그런가 날씨가 어지간히 오락가락 하는 모양이다. 점심먹으러 수산시장에 가려고 했는데, 주차장에서부터 건물들어서는 짧은 사이에 어깨가 흠뻑젖을정도로 비를 쫄딱맞아버렸다. 찾아간 이유마치 수산시장은 작지만 아담하니 깨끗했다.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었고 , 저렴했다. 싸지만 신선한 재료들. 문어와 참치회, 지라시스시, 꼬치3종을 포장해 먹고, 좀 부족한가 싶어 추가로 초밥 한판을 더 먹었는데 문어회가 특히 맛있었다. 생물 문어가 이리 쫄깃한줄은 처음 알았네. 곁들인 참치회도 훌륭했다. 만들어져나온 초밥보다 그냥 회를 사서 밥과 함께 먹는게 신선도 면에서 .. 더보기
오키나와 10 : 류쿠왕국의 슈리성 아침에 일어나 커피가 간절했다. ucc캡슐커피가 있던걸 기억해내고 그걸 먹을 생각에 간신히 일어날수 있었다. 벌써 9시가 다되었는데 움직일 생각을 안하니 역시 전날처럼 일정을 타이트하게 짜 놓아야 아침부터 좀 부지런해지지 나같은 베짱이는 내비두면 뭘 부지런히 하질 못한다. 일어나 얼른 샤워를 먼저 하고, 정비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키나와에 온지 삼일 되었는데, 날씨가 아직까지 적응이 안된다. 실내에서 내다보면 겨울의 시린 쨍함이 느껴지는것만 같은 햇빛인데 밖에 나오면 그만큼 낮지않은 느슨한 기온이 이상하다. 몸의 익숙함이 이런 것인가. 난 겨울에서 왔으니 바깥날씨가 여전히 추울것 같다는 예상. 동남아처럼 야자수 늘어지고 아지랑이 올라오는 풍경이 아니라 현재 한국 날씨와 비슷비슷한 풍경같아서 더 그럴것이다.. 더보기
오키나와 9 - 어디서든 포차는 사랑입니다. (국제거리 포차골목) 생각치도 못한 결혼식 시간 탓에 저녁에 가보려고 했던 국제거리는 밤 9시 반이 다 되어서 도착했다. 몇시에 닫을지 모르겠만 일단 부지런히 둘러보기로. 돌아보다보니 이곳은 꼭 명동과 비슷하게 천편일률덕인 아이템이 가득한 곳. 물론 그것들이 가이드북에 있는 그것들과도 일치한다. 아는 것도 없고, 관심있는 것도 없는 나에게 이런 곳은 뭘 사야할지 고민하게 되는 곳. 다들 관심있다는 드럭스토어도 화장품도 잡동사니도 난 아는게 없고 , 뭐가 사고 싶은게 생겨서 사는 게 아니라 뭘 사야 할지 고민 하고 있는 건 참 웃기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건 시간이 없으니 몇 군데 기념품 가게를 둘러 보면서 간식거리 몇 개 와 자석을 샀다. 결혼식이라고 챙겨 신은 높은 구두때문에 팔 끝이 아파 질무렵 국제 거리 끄트머리에 있는.. 더보기
오키나와 8 : 먼나라 이웃나라 맞네요, 일본의 결혼식 체험 이미 말했다시피 이번 오키나와 여행의 주목적은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결혼식 날짜를 포함하여 금토일 2박3일의 일정이고, 토요일 저녁이 메인 이벤트 결혼식이었다. 결혼식이 6시 반부터인줄 모르고 좀 일찍 도착하여 주변을 서성이며 구경하고 대기하다가 30분전쯤 예식장에 들어왔다. 식전에 신랑의 인사를 기대했는데 예식장 로비에는 하객들만 축의금을 내려고 긴 줄을 서 있다. 다들 엄청 화려해보이는 봉투에 금줄까지 감아서 소중하게 들고 있다. 우리는 너무 털레털레 봉투도 없이 왔는데, 심지어 몇명의 축의금까지 같이 들고 와서 봉투를 나눠 담아야 하는 상황인데 빈 봉투가 보이질 않는다. 아무래도 여긴 그런 분위기가 아닌것 같다. 우물쭈물하다가 접수대의 한국사람(마침 결혼하는 친구의 여동생이었다)에..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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