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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한쪽 눈을 감은 인간 그렇다. 우리는 연설을 자주 한다. 누군가에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 때 머리속에서 충분히 연습한 후 상대를 불러내서 하는 그런 연설 말이다.. 당신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선명하고 한 치의 오차도 없는 훌륭한 연설을 할 것이고, 상대는 당연히 말문이 꽉 막힐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이 쏟아내는 것은 모두 진리이고, 진리는 언제나 승리하는 법이기 때문이다. 절대적 진리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 않은가? 당신이 상대에게 전달하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진실' 상대가 얼마나 편협하게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있는지, 그 진실을 알려주고 싶은 것이다. ... 생각만해도 가슴이 뻥 뚫린다. 상대가 얄미운 시누이든, 사사건건 훼방만 놓는 직장동료이든, 자기 자신밖에 모르는 고집불통 배우자이든간에, 그들의 무례함과 무.. 더보기
자기혁명 # 그가 지상에서 살고 있는 동안에는 네가 무슨 일을 하든 금하지 않겠노라.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 - 파우스트 비록 다른 책 소개이지만, 이 문장 하나만을 접하고 건졌다고 해도 이 책을 읽는 시간은 하나도 아깝지 않다. 파우스트가 가장 인상적인 책이었다는 누군가와의 이야기가 스쳐생각났었다. # 초반에 흥미진진하다. 파우스트로 시선을 동여잡은 서두하며, 원본인가 이미지인가 논의하는 '키치' 논쟁, 당대의 모순을 드러내고 실존의 고민을 표현하는 고급예술의 어법 창의성과 천재성의 구별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응시와, 응시를 낳는 침묵 원래 형이상학적 컨텐츠 동경이 심한 나는, 대번에 훅 빠져들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정확히 1장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지나 2장 '세상과의 대화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빠져.. 더보기
생각하는 미친놈 가볍게. 금방 읽었다. 인문학에 분류되어 있지만 자기계발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계발서'라고 해서 내칠 이유는 전혀 없다. 원하는 것 얻고, 굳이 공들이지 않을 뿐이다. 빅앤트는 전봇대를 한바퀴 두른 반전 포스터로 유명한 디자인마케팅 회사이다. 바로 이 포스터!! # 내가 누구의 아들인지 알게 된 사람들은 나와 빅앤트가 거둔 성공을 폄훼했다.'대단하다'는 '그런집에서 태어났으면 뭔들못해'로, '정말 열심히 했나봐'는 결국 집안 빽이었네'로 바뀌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의 아들의 위치. 그 위치에서 어쨌든 그도 어떤 의미로는 역차별을 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말대로, 그렇다고 해서 그의 말에 귀를 닫고 마음을 닫아버리면 시야가 좁아지는 건 나일 뿐. 손해도 내가 보는 것이다. 섣부른 편견이.. 더보기
결혼, 에로틱한 우정 # 사실 이 책에 대해서는 할말이 그리 많지 않다. 독자로 하여금 생각을 남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저자의 생각을 이해하고 깨닫는 느낌이랄까. 마치 교과서를 읽는 것처럼 최근 드물게 읽은 직설화법이었고 굉장히 뚜렷했다. 책도 길지도 않고, 각 목차당 내용도 열장내외로 자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최대한 명징하게 쓰려 노력했다. # 부제들은 상당히 도전적이랄까. '결혼, 에로틱한 우정'이라는 제목은 오히려 양호하다. 도전적인 이 책의 목차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첫날밤의 대재앙 이혼의 탄생 빗나간 기대 금지된 사랑, 의무적인 사랑 연애결혼의 비극 사랑의 양면성 이성과 감정의 이종교배 프로메테우스적 실패 목차를 보면, 웃음이 풋 하고 나오지만 동시에 거참 사람 땡기게 하는 제목이 아닐 수 없다. # 다시 말하지만.. 더보기
동양기행 동양의 느낌이란게 원래 음울한 느낌인지. 세상의 바닥을 치는 느낌인지. 그저 컨셉을 그리 잡았을 뿐인건지 그것에 대해서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작자가 이렇게 굳이 불편하고 그로테스크한 시선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이유는 대상이 '동양'이기 때문일까 '일본인 특유의 변태적 취향'때문일까. 궁극의 문장이라는게 있다면, 여행서적은 분명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지나치게 무거우면 오히려 흠이 되는게 이 분야의 책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그런 흠에 반응하는 사람들은, 고운 표지에 홀려 선뜻 집어든 이 책을 다만 30초만 훑어보아도 다시 곱게 내려놓을 것이 분명하다. 꽤나 사람 불편하게 하는 사진이 그득하기 때문이다. 불편하긴 하지만, 이 사람의 글은 분명 어떤 부분에서의 고점을 찍고 있다. '성찰'.. 더보기
세상이 가둔 천재, 페렐만 # 천재 이야기 천재들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뭘까? 말도 안되는 통쾌한 결과 내지는 복수. 거기서 오는 대리만족.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열광하는 판타지. 픽션만큼 허구도 아니고 논픽션만큼 현실적이지도 않은, 적당히 짬뽕된 리얼판타지. 그 오래된 전형적인 욕구를 찾아서 책을 집어 들었다면, 이 책은 그걸 만족시켜주진 못했다고 봐야한다. 실제 페렐만을 만난 것도 아니다. (그레고리 페렐만은 1966년생. 그는 현재 멀쩡히 살아있지만 세상과 아무런 인터뷰도 하지 않는다. 이 책은 작가가 페렐만의 가까운 이들을 만나 인터뷰하고 그 이야기를 엮어서 써놓은 일종의 위인전이다. ) 작가의 시선이 페렐만의 족적을 남기는 것에 가까운 이 책은, 사실의 나열. 건조하다면 참으로 건조한 책이다. 어느순.. 더보기
커피우유와 소보로빵 # 내 수준에 적절하다. 손에서 놓을 수 없을만큼 흥미진진하고, 화해로 넘어가는 감동에 엄마미소를 짓고, 남아있는 책장이 아깝다면 그건 나와 싱크로가 맞다는 거 아닌가. 곧 책을 읽을만한 나이의 아이를 안다면 기꺼이 사다가 선물해주고 싶을만큼, 좋은 책이다. # 어려서부터 사실 난 이런 이야기를 좋아했다. 정의롭고, 의연한 주인공들이 나오는 이야기. 그래서 티비는 많이 안 보면서도 그렇게 '청소년드라마'들은 꼭 챙겨본 것 같다. 영웅같은 '멋진' 녀석들은 나에게 싸움을 잘하거나, 멋있게 잘 생겼거나, 운동을 잘 하거나 그런 모습이 아니었다. '희생'적이면서 '어른'스런 녀석이 나에게는 주인공이었다. '선善'을 향한 약간은 비현실적일 수 있는 이상적 전개가 나의 꿈의 스토리였다. # 트라우마와 받아들일 수.. 더보기
뭐라도 되겠지 "얘들아, 당근 같은 건 남겨도 상관없단다" 이 말을 보고 책장을 넘겨 읽기 시작했다. 난 당근 좋아하지만, 당근 싫어하는 사람이 은근히 많더라고. 조금 더 자유롭게 살라는 작가의 잉여마인드가 전반적인 책 속에 녹아있었다. 젊은 청춘에 무얼하든 상관없지만 너무 틀렸는지, 쫄거나 지나치게 움츠러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그런 이야기. 거창하게 이렇게저렇게 살아라 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자기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공감을 하든말든 상관 없어하는 것 같기도 했다. 자칭 한량인 김중혁씨는, 역시 자칭 한량이라 칭하는 나 외 기타 몇몇 내 친구들과도 비슷했다. '뭐라도 되겠지' 라는 제목은 그 마인드의 정점이다. 아놔 나중에 진짜 혹시라도 내가 책을 낼 일이 생겨서 제목을 지었는데, 누군가가 '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