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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화성학 화성학을 배우고 싶다. 꽃청춘 아프리카에서 빅토리아 폭포장면에 흘러나오던 음악을 들으며 문득 어떤 특정한 분위기의 음악이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화성의 구성이 궁금해졌다. 같은 음을 가지고 샵을 몇개 붙이는지, 플랫을 몇개붙이는지에 따라, 아니면 음을 어떻게 쌓는지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는 것이 늘 신기했었다. 성스럽거나 신비한 분위기를 내는 음의 이동이 궁금하고, 아바타나 다른 퐌타지영화에 나오는 홀리하고 원시적인 그 음악을 피아노 건반으로 짚거나 아니면 다른 악기로 켜면서 영화음악 같은 멜로디를 작곡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보기
추석이 끝나고 ​ 추석이 끝난 월요일. 출근 지하철에 꽉 끼여가면서 전광판에 나오는 광고를 보았다. 판촉물 홍보 같은 걸 하는 것 같은데,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저 상품의 경쟁력 같은게 아닌, 그저 가련한 마음이다. 거의 두달여간 지겹게 팔이하던 추석도 끝났으니 대목도 사라졌는데, 각 회사에서 오늘부터는 또 어떤 명분으로 사람들을 갈굴까. 새로이 시작되는 날에 기강을 다잡는답시고 아침부터 어떤 식으로 모양새를 만들 것인가. 유통업계면 다음 타겟은 아마 할로윈과 블랙프라이데이가 될것이다. 여긴 다행히 그러한 상술의 대목 같은건 없지만, 새롭게 시작되는 것의 화이팅은 분명히 있을테지. 적어도 오늘은 안심전환대출 접수시작일이라는 무시무시한 상차림이 있다. 이런 날을 앞두고는 연휴도 휴일이 아니다. 어제 ‘휴식의기술’이라는 E.. 더보기
작가와의 만남 (19.08.19) ​ 작업실이라지만, 빌라 꼭대기에 붙은 익숙한 공간이었다. 오빠가 연남동 빌라에서 작업실을 차렸듯이. 청년쯤 젊어보이는 흰 면티 입은 남자가 골목 어귀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차를 타고 골목에 진입했지만,수월히 차를 댈 곳은 없어 보였다. 차를 어떻게든 대고 나서 연락할까 하던 중이었는데 옆에서 그냥 전화를 걸었다. 역시 그 서성이던 사람이 전화를 받는다. 차는 그냥 빌라 앞 골목에다가 잠시 주차하면 된다고 했다. 어색한 순간이 찾아왔다. 사실 작가가 작품양도를 위해 만날 날을 잡으면서 연락을 해왔을때 함께 저녁을 먹자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건 너무 뻘쭘할듯 하여 완곡히 거절했었다. 상상만으로도 아찔해진다. 그래도 연락처를 주고받고 이야기한던 건 내가 아니라서 , 나는 그저 조용히 있으면 되었다. 차에서 내.. 더보기
뉴스로 만들어지는가 , 뉴스를 만드는가 기자에 의해 쓰여지는 ​뉴스를 읽고나서야 현황과 실상을 알게 되고, 그것을 마치 진리처럼 받아들이고, 그 정보에 맞춰 움직이는게 그동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면 오히려 나 자체가 뉴스를 만드는 자가 되는 것은 어떠한가. 내가 가는 길이 뉴스의 내용을 바꿀수 있다면 그건 어떠한가. 부서장에게 간택받는게 아니라 그사람이 버릴수 없는, 내가 원하면 박차고 나가도 스스로 아쉽지 않은 직원이 되는 것은 어떠한가. ​ 그간 그런것이 가능할것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 나는 그런 인물과 그런 삶을 원하는가? 나의 삶은 스펙타클하기를 바라나, 소소하더라도 안온하게 흘러가기를 원하나? ​ 나는 소시민의 그릇인가? 아니, 소시민의 간뎅이인가? 더보기
아무것 뭔가를 몰래 바꿔놨길래 왜그랬냐고 물으니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것도 아니라면 그럴 필요자체가 없는 것이거늘, 생각하면 이 행동 자체가 곧 아무것도 아닌것이 아니라는 반증인 것이다. 더보기
연수를 앞두고 다른 담당자가 본인에게 주어진 연수시행자로서의 과제에 대하여 기획서처럼 정식으로 작성하여, 사람들에게 나눠준 것을 보고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나는 늘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가시적으로 보이는 형식들을 너무 무시하고 있던 게 아닌가. 나에게 자율성을 부과해주었으면 그것을 감사하며, 마땅히 잘 구성하여 진행해야하거늘 그 느슨함에 매사 무기력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반성이 들었다. 걸핏하면 남의 베이스를 흑백논리로 성급히 판단내리는 못된 버릇을 고쳐야 한다. 그리고 나도 누군가에게 배우고 싶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과 풍부한 경험과 사례로. 더보기
의외의 위로 잘 돌이켜보면 다른사람보다 내가 많이 손해를 보는 형태의 계이동에 있어서 , 내게 민망해는 하면서도 한편으론 지점장의 고유권한을 운운하는, 화자인 지점장의 입을 지켜보면서 나의 상황만을 주장하고 있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의 입장에서 어떤 의도와 불안감과 시너지를 예상하는지 자동으로 예상이 되어 다른 내색 없이 수긍은 하였지만 , 씁쓸한 마음은 감출수 없다. 진짜 오랜만에 소주가 땡겼던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세부 분장을 정한답시고 들어갔는데 내 위치가 E팀이라고 떡하니 들어있는걸 보니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그간 내가 그리 어려워하며 고사하던 업무를 , 그냥 C팀과 E팀을 같이 묶은 것 뿐이라고 하셨지만 결국은 내가 그 팀에 속하여버렸다는 돌이킬수 없는 결론이 그 종이 한장에 한순간 명확히 전.. 더보기
퇴근길 산책 19.06.07 짧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날이 변덕스럽고 풍경이 심상치 않았다. 전날 내린 폭우로하늘이 맑다는 소식을 들었다. 번잡스런 부서 내 말들로 정신이 어지럽게 사무실을 나섰는데 하늘이 정말 너무나도 맑았다.건물을 나와 신논현역까지 불과 10초도 되지 않는 그 짧은 순간이 아쉬웠다. 지하철 역사로 진입하면서 급행을 타고 가리라 생각했다. 지하에 있을수 없는 날이었다. 당산에서 합정을 넘어가는 이호선을 갈아탔는데 순간 확하고 밝아지는 구간에서 창문너머를 힐끗 봤는데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반짝이는 한강과 파란 하늘 여의도의 녹색 나무들 , 평소엔 흉물스러워보이던 파크원건물의 붉은 띠조차 완벽했다. 창가에 붙어있었으면 홀리듯 사진을 찍었을 텐데 사람이 많아 그러질못했다. 합정에 도착하여 잠시..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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