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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al & P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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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무서워지고 있다 조금씩 무서워지고 있다. 멋모르고 덤벼들 땐 슬슬 알아가는 것 같아, 이제 좀 뭔가 보이는 것 같고 조금만 살을 붙이면 금세 어느정도엔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갈수록. 알수록 더욱 깊은 굴로 들어가고 있는 기분. 자신감도 중요하고 내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동기를 잃지 않고 꾸준함을 지키는 것.
약속장소로 가는 길 인간관계 업뎃을 위해 만나면서 오랜만에 들뜬 기분이 든다. 오늘은 그녀의 다이나믹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 또한 refresh하고 그 아이의 매력을 다시한번 느끼고, 그 훌륭한 발걸음을 많이 칭찬해줘야겠다. 조용히 듣고만 있어도 충분히 의미있고 재미있을 저녁시간을 기대한다. 3.22
조깅 연남동에 산지 올해로 22년째. 집에서 5분거리에 있는 모래내 홍제천변에 처음으로 가봤다. 액정이 나가 틀어본지 오랜 MP3를 충전하고 하루종일 집에서 늘어져 있던 몸을 일으켜 주섬주섬 후드티를 걸치고 주머니엔 핸드폰만, 가벼운 운동화를 신고. 한 이십분 아무생각 하지 않고 하천을 따라 경쾌하게 뛰고 있으니 왠지 무언가 훌훌 털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머리를 짓누르는 상념 같은 것. 별로 많지도 않고 있다해도 구애받지 않는다 생각했는데 기분탓인가 가벼워지는 기분이 들었던건? 조그만 변화이지만 다음엔 쉽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 좋다. 요즘들어 한걸음 떼어 뭔가에 착수하는게 참으로 어려워진다는 느낌이 들었던 차에.
셜록 그 살인자가 다시 거기 오겠어? 멍청하게? 놀랄만큼 머리가 비상한 놈이야, 딱 내 취향이지. 그런자들은 잡히기를 열망하고 있어. 어째서? 인정받고 싶으니까. 박수갈채. 감탄. 스포트라이트. 천재의 약점은 관객을 원한다는 거야. 홈즈, 자넨 비범해. 진정한 천재지. '추리과학'이라고 했던가? 사고는 그렇게 해야하는거야. 사람들은 왜 생각을 안 할까? 화나지 않아? 사람들이 왜 생각을 안 하는지 .. - 셜록 1시즌 , Study in Pink
내가 이렇게나 집중력이 없었던가 내가 이렇게나 집중력이 없었던가 몰입할 때의 효과가 이거밖에 안되나 놓치면 안된다고 생각해서 눈을 반짝 뜨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는 순간이 그렇게 쉽게, 자주 흐트러지나 오랜만에 나에게 정말 실망했다. 그동안 너무 해이한 상태로만 있었나보다. 절박한 상황에 내몰리지 않아서일까 몸과 마음이 너무 늘어진 느낌이다. 영민하진 못할지라도 이해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기반지식이 부족해서인지 따라가기는 커녕 받아적기에도 급급하다. 원래 어려운 거라고 위로하기에는 혼자 하나하나 뜯어서 이해하기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소비된다. 마치 오랜만에 책을 읽으면 몇장 읽어내리는데만도 꽤나 긴 시간이 걸리듯. 절대시간이 부족한데, 절대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 이건 집중력과 효율의 문제이다. 언제나..
카페 마실. masil 상암동으로 출근했다가 갑작스레 안산에 있는 농구장까지 동원된 날, 멀리 나들이 간 김에 산본에 있는 민아를 만났다. 산본까지 납셨다며 홈플레이스에서 턱을 약속한 민아씨, 본인이 일하는 카페에서 빵과 커피로 대접하겠다며 잔뜩 들뜬 마음으로 이곳까지 날 안내했다. 카페 masil - 산본역에서 오분정도 거리에, 건물 이층에 자리잡은 아담한 카페 사장님은 아마 오랜 여행 매니아이신듯 본인이 다녀오신 여행지로 꾸민 책과 사진이 여기저기 그득했다. 가게 안은 조금 어두운 감이 있지만, 왠지 곧 크리스마스 파티라도 열릴 것만 같은 설레는 기운이 감도는 그런 곳이다. 무엇을 드시겠냐는 물음에, 뭐, "사장님이 주시고 싶은 걸루 주세요." 라고 했다가 정작 어떤 놈을 마셨는지 커피명을 기억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신맛이..
경복궁 앞 카페에서 경복궁 앞 카페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앞에 두고 빛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이날 이 시간을 곱씹어 본다. 팔십년대 팝과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높은 나무 의자에 혼자 멍하니 걸터앉아 있는 지금 시간은 마치 정지한 것만 같다. 옆구리에 끼고 온 작은 책 한권과 지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영화속 주인공들이 테이블에 물건 하나를 올려놓고 한참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장면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러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은 시작부터, 그동안 일어난 사건들과, 이미 엎질러진 일, 돌이킬 수 있는 일 내 말에 대한 여파,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결과.. 내가 그러지 못해서, 난 늘 잠잠히 앉아 가장 현명한 방법을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려깊은 사람에 대한 동경이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늘..
천안함주 천안함주라고 들어보셨나 반쯤 채운 맥주잔 안에 소주잔을 띄우고 소주를 찰랑찰랑 따른 뒤에 젓가락을 양쪽 손에 쥐고 맥주잔 중간을 가볍게 치면 안에 든 소주잔이 거품을 내며 맥주잔 안으로 가라앉는 폭탄주 복분자주로 소주잔을 채우면 그 핏빛 색깔이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천안함주 한 나라를 들썩이는 비극적 사건이 이렇게 희화화되어 술판위에 벌어지고 있다니 그리고 나는 그 술판에 둘러앉은 한 사람으로서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박수를 치지도 화를 내지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 이거 나만 이상한 거니, 사람들이 무감각한거니 나는 도대체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