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Journal & Pic/일기

사십을 맞이하기 때문인가, 산후에 오는 우울감인가 기분이 이상하다. 이게 산후에 오는 특유의 감정인가 생각해보았다. 계획과 다짐과 미래를 그려야 할 때에, 착 가라앉아 마지막을 자주 상상하는 스스로가 그렇다. 몸의 이상신호를 느끼면서 난생처음 몇몇 검사와 진료를 거치면서. 간절함으로 잃어버렸던 맘을 다시 찾는 나를 보면서. 남편의 회사에서의 기회가 갑자기 찾아왔는데 온갖 생떼를 써가며 기어이 가로막는 스스로를 목격하면서. 그 와중에 40을 맞으면서. 한달 사이에 마주친 여러가지 감정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었다. 그간은 그저 지루하고 행복했는데. 지금은 마음이 불안하다. 그간은 나이가 드는 것이 그냥 좀 짜증이 났다면 아이가 생기고 나서는 슬픔과 조바심이 같이 찾아왔다. 갑자기 할일이 늘었고 갈길이 먼데 나는 나이가 많고. 아이가 겪을 미래가 암담한 느낌.. 더보기
시작이 반인 나 같은 사람의 끝 없는 악순환 너무 정성들여 쓰다가 시간을 놓친다. 좋은 글감이 생각나면 키워드 메모장에 적어놓지만 뭉그적대다가 몇달이 (심지어 몇년도) 지나간다. 너무 감명받은 책은 캡쳐해놓은 문장이 너무 많고 그 감동을 더욱 잘 정돈하고자 하는 욕심 때문에 오히려 독후감을 쓰지 못한다. (오히려 별로인 책이 쓸말이 별로 없어 블로그에 대충 쓰고 반납해버리거나 치워버리는 경향이 있다) 간혹가다 맘 먹고 착수해도 더욱 잘 쓰려다보니 문장이 꼬인다. 타이밍을 놓치면 가뜩이나 명분이 사라져 공이라도 더 들여야하니 어지간히 맘에 차지 않으면 또 업로드를 못한다. 그러다보면 쓰고 싶은 이야기는 쓰지 못하고 늘 쌓여있어 부담만 늘어난다. 피터드러커의 '모두가 어제의 일로 바쁘다' 라는 조언을 보고 실소했지만 뜨끔했던 나를 고백한다. 내 공간(.. 더보기
인식이 높은 사람은 특정 분야에 인식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이들을 품어서 그들도 그렇게 되게끔 만들어야 한다. 다른 이들을 높여주면서,그들에게 시간과 여유를 주면서, 그리고 천천히 알려주면서 되게끔 해야한다. 지적질만 하거나 결과로 말만 하는건 누구나 한다. 본인의 뛰어난 인식의 결과물을 으스대거나 남을 비난하는 것에 쓸 시간이라면 차라리 예술의 방식으로 표현해라. 글로 그림으로 음악으로. 더보기
냄새 지하철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에게서 찹쌀 도너츠 냄새가 난다. 사람에게서 뭔가 예기치 않은냄새가 나는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 이것은 놀랍게도 좋다못해 향긋하다. 집에 가는 길에 빵집에 들러서 두세개 집어가야지! 더보기
어지러운 마음 주말내 싱숭생숭한 마음이었으나 시간은 널널하였고, 감당치 못하는 허한 마음을 끝없는 티비로 대체하였다. 시간과 공간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법을 이나이가 되도록 제대로 깨치지 못한다니 참 안타까울 뿐이다. 더보기
홀로 있을 때 홀로 있을 때 자신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였다. 나는 과연 어떤가 1. “죽음이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과 매순간 죽음을 생각하며 행동하는것은 어쩌면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 나는 어떤가. 이렇게 생각해보았다. 누구의 시선에도 자유로운 나. 아니 누구도 봐줄 사람이 없는 나는 과연 어떻게 행동할까. 가끔은 클래식 음악을 듣고 어렵지만 궁금한 책을 보고 회사의 필요에 의한 공부를 하는 것. 이것은 나의 순수한 호기심의 발로에서 시작된 것이 맞는 걸까. 내 가슴에 손을 얹고. 내가 돈이 아주 많고 , 당장 내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다면 그래도 나는 그 음악을 듣고 그 책을 보고 그 공부를 할 것인가. 내가 진정 원하는 분야와 얻고싶은 지식은 뭘까. 2. “어두컴컴한 공중에서 담배연기가 감겼다 풀렸다하.. 더보기
밀리에서 볼만한 책을 찾다가 밀리에서 볼만한 책을 찾다가 조정래의 ‘풀꽃도 꽃이다’를 보았다. 몇년전 시댁에서 빌려와 일년여간 집에두고 결국 보지 않고 반납한 그 책. 상큼한 연두색 표지가 기억이 난다. 어머니 아버지는 조정래 작가님을 참 좋아하셨는데, 그집에 진열된 여러 작품 중 태백산맥 같은 대하소설은 엄두도 안나고, 단행본 두권짜리로 시작해보려다가 초반이 잘 넘어가지 않아 결국 끝맺지 못했던 기억이다. 이 책 제목만 보았는데 시어머니 생각, 그리고 시아버지 생각이 연달아 들었다. 책을 좋아하시던 두분과 뭔가의 교집합을 만들려 시작했지만 , 많이는 노력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내가 생각났다. 우리 멋진 시부모님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는데, 즐겁고 가치있고 아름다운 걸 함께 나누고 , 마음도 더 자주 깊숙히 나누고 싶었는데.. 더보기
거참 소심하고 예민하네 나이가 들면서 예민해지는 건지 소심해지는 건지 , 거침없는 언변에 남몰래 상처받는 나를 자주 본다. 마음이 계속 쓰이고 속상하다면 내가 소인배처럼 너무 집착하는 건지 그녀가 너무 상처주는 말을 한건지. 그걸 꺼내어 말하면 별거 아닌데 거참 예민하네 라고 할지 두렵다. 어떤 이의 말하기에 한구석한구석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생기고 그럼 그걸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지 이 친구와 그만 만나야 하는지 고민이 생긴다. 입을 다물수록 슬프고 속상하다.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이 든 뒤에, 오후 내내 쉽사리 털어내지 못하고 뭔가가 응어리지게 되기 전까지 계속 신경만 쓰고 마음만 졸이는 내가 솔직히 좀 싫었다. 상처받은 마음이 괜찮은 척 하는 것이 남몰래 물밑에서 이렇게나 치열한 과정을 거치는 줄도, 예전엔 몰랐던 나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