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Spain

스페인 19 - 에필로그(사진대방출)

 

 

#사진찍는나

서로가 서로에게 피사체이자 작가가 되어주는 여행이라면 훨씬 더 즐거울 것 같은데, 흥미자체를 강요할 수는 없으니 풍경사진과 셀카만 남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 쓰는 나

# 지도보는 나

# ....??

당 떨어져...

더움의 미학

스페인 여행을 하려면 자신이 더위를 타는지 아닌지 일단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여긴 정말 덥다.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심하게 틀 것 같지만 오히려 약하게 트는데 바깥 과의 기온차가 너무 심해서 냉방병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을 틀어도 덥다) 이런이들에게 씨에스타는 사치가 아니라 필수이다. 햇빛이 뜨거워지는 1시에서 5시 사이에는 어떤 일이든 의욕적으로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억지로라도 뭔가를 한다면 엄청난 비효율을 낳는다. 밖에 나가 무언가를 한다는 건 웬만해선 상상할 수조차 없다

‘모든 일은 마음먹기 나름’ 이란 모호하고 잔인한 말도 없지만 사람의 정신적인 부분이 그만큼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여기서 하루 이틀 지낼수록 새삼 깨닫고 있다. 더운 것도 마찬가지다.
[덥다-> 짜증 -> 몸에 열남(홧병) -> 못참아] 일변도 루트에서 탈출하여 “여름이라 덥지요, 여긴 더운 나라요 “ 하면 땀이 몸에 타고 흐르는 순간도 푹푹찌는 열기도 그냥 그러려니 하게 된다. (믿을 수 없겠지만 난 그랬다) 오히려 그 순간이 나의 일상에서 겪을 수 없어 이국적이며 “내가 여행 중이고, 여기가 바로 그 덥기로 유명하다는 스페인이구나 “ 라며 심지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 함께 

이 먼 나라의 와서 내내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 적응되지 않는 날씨와 해 지는 시간, 더위, 언어, 사람들 그게 대부분의 이유였다. 그라나다에서 조용하고 쾌적한 날씨속 포근한 분위기에 빠져들 때 쯤 마드리드로 옮겨 왔다. 여긴 수도라 그런지 훨씬 더 다양한 사람과 문화가 섞여 있었다. 아니, 정반합이라면 격차가 좀 줄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여기 이틀을 더 있었지만 길찾기도 전형적인 이 나라만의 얼굴도 나라의 분위기도 처음보다 더 모르겠다. 내가 알수 있는 건 고작 낮엔 미치게 덥고 밤엔 관광객이 넘쳐난다는 정도 ? 

바르셀로나는 그 자부심 본인 고장의 자부심과 가우디만 갖고도 존재 어필을 했다. 그라나다는 고요하고 오래된 왕궁이 좋았다. 마드리드는 글쎄 지하철 역이 얕다는 정도 ?? 

아! 프라도 미술관 좋았다!

# 먹자

내 여행메이트가 외국에 와서 평소에 하던 걸 못 하여, 혹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시무룩해지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안타까웠다.

새로운걸 만나고 , 늘 하던 걸 못 하고, 음식이 물이 사람이 식당이 평소와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그런 어색함이나 놀라 하는 시선 혹은 새로운 시스템, 맛이 다른 음식이 신기하고 그걸 경험하고 맛이 이상하면 우웩 뱉고 그리고 함께 웃는 것이 여행의 자세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해외여행이 처음인데다 물갈이 하느라 온몸에 알러지가 돋아 아파진 예민한 친구를 두고, 먹는 것을 많이 배려해주지 못했던 내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의 여행계획에 ‘먹을 것’ 이 중요 요소가 아니라는 걸 이때도 알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럼 그 부분이 중요한 사람 쪽 기준에 맞추어 준비를 하거나 아니면 그녀에게 라도 맡겼을 것이다. 아니 그보다 내가 아무데서나 아무것이나 먹어도 그간 별 탈이 없었던 것이 나의 무식하게 튼튼한 위장 덕분인 줄 그 때 알았더라면 - 그럼 조금 달라졌을까?

모름지기 (여자)친구간의 여행이란 호들갑과 업된 텐션으로 깔깔거리는 웃음을 뿌리고 다니는 재미가 있는 법인데, 내 친구에게 이 첫 해외여행이 불편함과 힘듦으로 기억되지 않았으면 좋겠는 간절한 마음이다.

# 여정 

벤치에 앉아 있는데 왼쪽 너머의 청소부 아줌마 하나와 아저씨 하나가 청소 용구에 기대서서 수다를 떨고 있다 . 마름모꼴 몸매의 중년 아주머니 목소리가 걸걸한 아저씨와 달리 또르르또르르 굴러 간다. 된 소리와 R 발음이 많은 스페인어가 아주 귀여운 순간이다. 다급한 순간에 스페인어는 약간 경박한(?) 느낌이 나기도 하지만 저렇게 친근한 수다에서 스페인어는 억양 강세 가 독특하고 깜찍하다.

“si?”

어떻게 보면 일본어와 같은 억양 같기도 하고 연극 대사 같기도 하다. 아마 발음나는대로 받침 없이 굴려 읽는 스페인어 특성이 일부 일본어와 비슷한 면이 있어 그렇지 않을까 싶다. 숙소 TV 에서 일본 방송을 하는 걸로 착각한 적도 있었다.

# 거리 풍경

# 사과

절로 찍사 자청하게 만드는 미모의 여행메이트 사과양, 언제 너와의 여행을 다시한번 할수 있을까? ㅎㅎ

마지막 날 했던 ZARA 쇼핑 - 그러고보니 저 파란색 자켓 지난달 이사하면서 10년만에 겨우 버렸네  ㅋㅋㅋㅋㅋㅋ
도마뱀 기념품 받으신 준배님, 용도는 밝히지 않을께요 ㅋㅋㅋ
스페인 여행도 여지없이 기념품 떼샷 !!


* 오랜동안 기억속에 묻어두어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그날들이 손에 잡힐만큼 생생했다. 더불어 이런 귀한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과 관계를 더 소중히 해야겠다는 다짐. 내 찬란한 20대는 이미 떠났고 그 시절 그 모습과 빛남은 어디서 다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니.

** Message in Spain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해외에서 안부를 전하는 길은 그나만 싼 텍스트 문자가 고작이었다. 10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이역만리 타국에서 문자로 생사를 알렸던 것이 새삼스러웠던 여행이네요  

# 엄마, 바르셀로나에 잘 도착했으요. 잘 놀다갈께 아빠한테도 전달해주 싸랑합니다 : )
놀면서 하나님이 너를 향한 목적과 계획도 함께 묵상해라~ - 엄마
# 스페인 좋아요? - 친아 
왜 스페인에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많은지 알것 같아요. 너무 더워서 정신을 잃을 지경 ㅋㅋㅋ
닝글닝글 많아요?
ㅋㅋ 진짜 다들 좀 느끼하게 생기셨음 ㅋ 
# 파밀리아에서 만나  - 밀
# 모자 샀니?? 아 미안해라 오늘 초복인데 한쿡도 쪄죽을 것 같다. - 다찌 
여긴 매일이 복날이다. 상상초월의 더위!! 모자는 안 샀음 거추장스러워서 ㅋ
#스페인은 어때? 재밌게 잘 놀고 있어? - 은영
밀 감기 걸려서 그라나다에서 요양중. 스페인은 너무 더워 끅
더운데 감기 걸렸고 그라나다에서 요양중이라니 뭔가 굉장히 있어보여 ? 
밖이 너무 더워서 건물이랑 들락거리다 냉방병 걸리셨음 
# 즐건 여행중이니? 난 회식 후 세팅이다 ㅠㅠ 좋은 시간 즐기다 와 -신영

유럽오니 언니와의 추억이 새록 ㅋㅋ 여기 더워서 살짝 정신 놓고 다니고 있어.

여기도 열대야님 오셔서 죽을 지경 ;; 존 추억 많이 만들고 더운김에 벗어!!
호텔에 수영장 있길래 삼만원짜리 수영복 사서 씨에스타 시간에 벗고 수영했음 꺅 
아 테러리스트 가을에 미쿡가서 반드시 복수하리라!! 잘하구 있쿤 갔다와서 그 셩복 또 써먹자 
#양의지 홈런 두산 3대1 리드 - 아빠 

스페인에서 듣는 실시간 중계 감동입니다요. 

5대3으로 역전당했다. 
#오늘 간지나게 엘지한테 역전승했다.  - 다찌 
#언니 나 어제 카드값 결제됐는지 걱정되서 허허 한번만 봐줄 수 있어? 
잘빠지고 잔고도 꽤 있군아.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카드체크인거야 쇼핑도 안하는 녀석이 - 신영
뱅기값 백칠십 일시불로 긁었는데 월급이 그보다 안나올까봐 ㅋㅋ 고마워 언니님 
# 계장님 어디임? -광윤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앞 호텔임 으하하 간지나지 
윽 난 스트레스 장난 아닌데? 아침부터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ㅋ 여긴 너무 더우니까 딴데로 ㅋㅋㅋ
아악 ㅠㅠ 빨리 돌아오세요. ㅋㅋ 소 뿔 뽑아서
# 언니 여행 잘하고 있어요? 부럽다! 스페인은 덥지만 진짜 멋진 나라 같아 ㅋ -민아

나중에 그대와도 여행하고 싶구만~ 돌아가서 만나 
#오늘 오후에 마지막 도시 마드리드에 왔음당 내일 하루 보내고 담날 아침에 출발할께요. 사랑해요

오케이 사랑하는 딸 마무리 잘 하고 와 , 야구 LG전 스윕했어 - 아빠 


*** 10년 묵은 스페인 여행기 진짜 끗!!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