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나다 호텔에 체크인하면서 오늘 저녁에 볼 플라멩고 공연을 예약했다. 플라멩고는 집시나 안달루시아인 혹은 유대계 스페인인의 민요에서 유래되었는데, 후에 집시들이 직업적으로 춤을 추게 되면서 플라멩코가 집시의 음악과 춤을 일컫게 되는 용어로 굳혀졌다고 한다.
스페인 남부지방에서 전통적으로 꼭 관람해야하는 공연! 포르투갈 파두와 스페인의 플라멩고는 비슷한 듯 다르다는데, 어떨른지!
저녁무렵 호텔에서 다같이 셔틀을 타고 도착한 공연장은 “동굴 타블라오” 이다.
좁은 복도에 빨간색 의자가 다닥다닥 깔려있었다. 엉거주춤 들어간대로 순서대로 앉았다. 이렇게까지 관객친화적인 공연장이라니, 생각도 못했다. 갑자기 좀 두근두근해지는걸?
플라멩고는 기타 음악과 즉흥춤을 수반하는 칸테(노래)로 구성된다. 춤을 출 때 남성들은 마치 탭댄스와 같은 현란한 발놀림으로, 발끝과 뒤꿈치로 탁탁 소리를 낸다. 여성들의 춤은 발놀림보다는 팔놀림(?)과 전신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공연에는 당김음 리듬의 손뼉,손가락 튕기기,추임새가 수반되기도 하며, 종종 캐스터네츠도 등장한다고 !
넋놓고 있다가 깜짝놀랄만큼 큰 소리가 나는 발구름소리에 놀랐다. 손뼉과 허리 엉덩이 발소리 모두를 이용하여 리듬을 만들어가는 관절염이 생길것만 같은 그 탭댄스와 격한 몸짓. 웃으면서 서로의 얼굴을 쓰다듬는 그리고 매혹적인 눈빛. 모두 빠져들만큼 매력적이다.
곧이어 메인 댄서가 등장했다. 누가 봐도 아우라를 뿜어내는 고혹적인 자태!💃(<-이 이모티콘 플라멩고 맞겠지??!!)
플라멩고는 멋진 춤이다.
이렇게 다른 나라의 전통춤을 풀버전으로 정식으로 본 것도 처음인데, 분위기 압도하는 동굴에서, 그것도 바로 앞에서 숨쉬는 무용수들의 땀방울을 맞는 공연이라니. 감동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다.
무엇보다 그 집중한 표정과 그 뜨거운 열기. 그저 화려하고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닌 온몸을 내던져 타오르는 듯한 그 몸짓, 그리고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에 매료되었다.
매일같이 추는 춤일텐데도, 매일 달라지는 관객에게 이정도의 감동을 전파할 수 있다니. 프로의 향기가 느껴진다. 본인의 감정과 춤의 영혼에 빠져들지 않으면 도저히 쉽사리 나올 것 같지 않은 얼굴.
춤의 정수가 있다면 계속 그것에 가까워지려는 자기자신의 자발적 동력이 아니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표정이라고 생각했다.
공연이 절정을 향해 갔다가 어떻게 끝났는지도 모르고 홀린 채 일어나 나오니, 적응이 안될만큼 서늘하고 조용한 알바이신 지구의 공기가 나를 맞이하였다. 다른 세계에 다른 사람으로서 한 인생을 살아보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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