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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Spain

스페인 15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제목을 이렇게 뻔하게밖에 짓지 못하겠냐고 물으신다면, 당신도 막상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 답하고 싶네요. 그렇다. 바로 그 유명한 알함브라의 궁전이 바로 이곳이다. 스페인을 방문한 자. 알함브라에 노관심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일정이 안 맞아 못 볼 지언정 말이지. 다들 소싯적에 클래식 기타로 '알함브라의 궁전' 아르페지오 정도는 뜯어보지 않았나요? ㅋㅋㅋ

수척해도 예쁜 사과양

아침일찍 숙소에서 출발하여, 숙소에서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인 알함브라 입구에 도착했다. 마치 마리오에서 벽돌쌓기 한것 같은 느낌의 궁전 벽 

입장 전 일단 비주얼로 압도하는 예쁜 풍경 

알함브라 내 공간은 크게 4개로 구성된다. 처음 지어진 건축물이자 가장 전망 좋은 요새인 알 카사바, 사자의 정원을 품고 있는 알함브라 궁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자 아라베스크 양식의 꽃인 나르스 궁전, 아름다운 정원과 분수의 헤네랄리페, 스페인 르네상스 시기의 건물인 카를로스 5세 궁전과 나머지 산타 마리아 성당과 프란치스코회 수도원이다.

 

 그럼 본격 관람을 시작해 보실까요?

일단 난, 이러한 화려한 세공의 무늬를 생전 처음 보았다. 이것이 이슬람 양식이라는 것도 후에 터키에서, 말레이시아에서 포르투갈에서 이슬라믹 모스크 무늬를 계속 보면서 그 패턴을 인식하게 된 것이고. 알함브라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이런 게 세상 천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인가 ㅋㅋㅋㅋㅋㅋ 비주얼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세세세세세한 조각으로 이렇게 큰 건축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외감. 그게 가장 큰 비중이었던 것 같다.

이곳은 대사의 방 salon de Embajadores 이다.

한마디로 대사관들을 접견하는 방인 셈. 복잡하게 짜여진 동선 따라 여러 정원과 중정이 많이 등장했는데, 유독 푸른 잔디와 중정이 너무 어여뻐서 여기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물이 있는 정원 뿐 아니라, 건물과 하늘이 이뤄내는 조화도 너무 예뻤다. 하루종일 여기 머물러도 지치지 않고 찍을 사진이 충분할 것 같았다.

우리나라의 기와지붕이 생각나는 풍경

이정도 되면 경외감을 넘어서 두려움이 생긴다 ..

무섭 ㄷㄷㄷ 이슬람 양식으로 이렇게 천장에 종유석 식으로 표현한 장식은 ‘모카라베’라고 한다.

마음을 정화시키는 초록 정원에서 좀 쉬다가기로- 여기는 린다하라 정원이라고 한다.

궁전의 복도에 아치형으로 뚫어놓은 사이로 , 건너편 집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롭게 펼쳐져있는게 현실감이 나지 않았다. 아니 뭐 이런곳이 다 있냐 ㅎㅎㅎ

분위기 평화롭고 고요한 공기가 참 좋았다.

까를로스 5세 궁전. 원형 회랑으로 둘러싼 공간
남들은 알함브라에서 헤네랄리페나 사자의 정원을 예쁘다고 꼽는데, 난 오히려 이 곳이 유독 기억에 많이 남았다. (카를로스 5세 궁전은 알함브라에서 건물 하중 분산 무게만 많이 차지하는 말썽취급을 받기도 한다던데)
이슬라믹의 완벽하게 화려한 무늬가 이곳의 특징이기는 하나 내 취향이 그것보단 좀 투박한데 있기 때문이 아닌가도 싶고. 예전에도 파리 로마 첨 갔을때도 귀욤세련된 파리보다 터프한 로마 건축물이 훨씬 더 좋았다랬다.

게다가 이 원형미를 보자니, 정말 완벽하지 않습니까? 최경철 선생님께서 원과 구체는 본질적인 공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더랬죠.

계속 걷다보니 성벽 터도 나왔는데, 이 기분 마치 미로찾기!

드디어 “헤네라리페 Generalife”

알함브라 내 최고로 칭송받는 정원. 예쁜 걸로만 치면, 이것보다 예쁜 게 왜 없을까. 오래전에 누군가가 여기서 무엇을 했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

다시 볼수록 동서양에 잘 보기 힘든 정원 모양이긴 하다. 마치 티벳 사원처럼(신트라도 그런 느낌이더니, 이슬람과 티벳이 뭔가 있나 ㅋㅋㅋ)?

지금부터 2백년쯤 전에 미국 공사관으로서 알함브라에 머물며 책을 써낸 워싱턴 어빙이란 분이 있는데, 아래 내용은 그 책에 나온 것이다. [알함브라 이야기-워싱턴 어빙]
전체 궁전을 다 돌아보고 나니 끄덕여지는 이나라 이도시의 분위기. 역시 그라나다와 알함브라는 기억에 오래도록 남을 고유한 도시가 될 것 같다.

 

# 건축물 전체에 스민 경쾌하고 우아하면서도 관능적인 특징 vs 에스파냐 정복자들이 세운 고딕식 건물들의 장엄하지만 음울할 정도로 엄숙한 특징. 바로 그 두 건축물이 이 반도의 지배권을 놓고 그렇게 오랫동안 싸웠던 두 호전적인 종족의 대립적이고 화해할 수 없는 본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 그라나다의 알함브라에 그들이 지배하던 시절의 힘과 영광을 과시하는 비문이 아직 남아있다 해서 그 자랑이 오만하고 공허한 것이라 조롱할 수 있을까?

# 삶의 예술을 에스파냐의 빈곤층보다 더 잘 이해하는 이들은 없다. 절반은 기후탓이고, 나머지는 기질 탓이다. 에스파냐 사람들에게 빵 몇 덩어리와 기름, 이집트 콩, 낡은 갈색 마토와 기타 하나를, 여름에는 그늘을, 겨울에는 햇빛을 주고 세상은 저 좋을대로 굴러가게 내버려두라. 가난이 왠 말이냐! 가난은 그의 누덕누덕한 망토와 마찬가지로 당당하게 그의 어깨에 덮여있다. 그는 누더기를 입었을 때조차 귀족인 것이다. '알함브라의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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