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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위저드 베이커리 - 구병모

# 청소년 추천문학이라고 하기에 주제가 무겁다. 가정의 해체가 정말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만큼 격하기도 쉽지 않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가르치거나 대할 때, 동화같이 순수성을 지켜줘야 할 지, 잔혹동화같이 현실 세계를 깨닫게 해야 할지,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러워진다.
예전에는 그저 순수함을 오래 지켜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였는데, 데미안이나 판의 미로 같은 이야기를 보면 아이들이 악의적으로 거짓말을 하거나 환상 유혹에 빠지는 것, 나아가 악함을 인식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고, 이제는 어른들도 그것을 없는 것처럼 숨기지 않고 표면으로 노출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도 든다. (마치 성교육 처럼 말이지)

# 몇 문장. 특히 점장의 대사중에 청소년드라마에 나올법한 의미심장한 대사가 몇 있었다. 과자를 먹은 고객들의 에피소드 구성과 더불어 아주 단호하게 외치는 메세지들.

몽마가 나오는 장면 포함, 몇 장면은 ‘사이코지만 괜찮아’ 가 떠오르는 대목도 있고. SF라 그런가?

# 이 책을 읽기 전에 누구에게나 맘 편히 선물할 수 있는 ‘나미야잡화점의 기적’ 과 같은 어른들을 위한 따뜻한 동화를 기대했는데(왜?) 아무래도 무거운 주제 때문에 추천하기 전에 상대방에게 주제가 적절한지 고민을 좀 해봐야하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 그나저나 구병모 작가님을 찾아보니 필체가 자유자재라던데, 그것이 좀 흥미로웠다. 작가로서는 흔치 않게 일부러 만연체를 쓰는 이유에 대해 “가독성의 신화에 저항하는 수단은 이것밖에 없다” 라고 인터뷰 하셨다는데, 열린책들의 좁은 편집이 싫어서 다른 세계문학을 선택하는 나같은 인간의 머리를 망치로 가격하는 기분이 들고 말았다. 매력 터짐

 

[월간중앙:신준봉 전문기자의 ‘젊은 작가 列傳’(11)] 판타지 소설로 성인·청소년 사로잡는 구병모 중..]

 

좋아하는 작가에 조르주 페렉을 보며, 마침표 없이 한 줄로 소설이 끝나는 책*이 생각나 진짜 격하게 공감. 언가독성의 끝판왕 같으니 ㅋㅋㅋㅋ

* 임금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기술과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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