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과 고구마>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인삼과 고구마 이야기 재밌다. 촌철살인이라 함은 꼭 심각해야만 하는 건 아니니까. 질투하는 인삼과 그걸 굳이 또 고구마에게 말해야하는 인삼과 그래도 행복한 고구마가 인상깊다.
이 작가분의 한장짜리 유머 구사를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또 다른 종류의 글을 쓰고 싶다. 예를 들면 빨래? 그 글은 내 진지충 컨셉 블로그에는 어떻게 해도 잘 안어울리는 느낌이라 고민했는데 이 책과 비슷하게 써 보면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소개해준 내 동료분 H는, 내게는 재미난 사람이다. 같은팀 직원은 H가 술먹은 다음날 영혼이 탈출하여 일을 안한다고 화를 내곤 하는데, 내가 같은 팀은 아니니 속속들이 알기는 어려워도 생각없이 일하는 것 보다랴야. 변호사의 책임감으로 그리고 고집으로 일하는 사람인데 기본빵은 하겠지. 그리고 담배를 둘이 같이 피지 말라는 둥 술먹은 다음날 정신을 차리고 일해야하지 않겠냐는 둥 하는 이야기는 글쎄 나는 좀 와닿지 않는다. 그렇게 남자들의 술담배에 빡빡하게 굴거면, 여자들도 아침에 두세명씩 커피사러 사라지는 걸 하지 말아야지.
어쨌거나 H는 좀 독보적이고 독특한 케릭터인데 어디까지나 좋은 의미이다. 가진 것에 비하여 겸손하고 말을 아낀다. 그는 책을 좋아하고 술도 좋아한다. 남에게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를 늘어놓지 않지만 어떤 방식으로 괜찮아질수 있는지 고민하고 조용히 산 책을 내미는 (그렇지만 그 책을 건네는 행위가 작위적이지 않을지 걱정하는) 사람이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비슷한 나의 모습, 태도, 성격도 보게 되어 나자신도 깨닫고 그도 그를 깨닫는다. 이렇게 긍정적으로 인터랙션 하는 관계가 많지 않으니, 소중한 인연이다.